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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초보에게 - 너의 금융전문가 친구는 왜 너한테 개별 주식 추천을 안하는가?일반 정보 2024. 1. 16. 01:30
#계좌 한 번 까실까요
주식 사기꾼, 리딩방이 판치는 시대라고 하지만,
그만큼 여전히 제도권이나 재야에 진실한 금융전문가들도 많아졌다.
아니,
많아졌다기 보다 유튜브나 SNS 같은 채널 덕에 금융권에 인맥이 없어도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라떼는 말이야...누가 A주식을 추천할 때 거의 100% 'KKK 증권에 다니는 내 친구가 추천해 주는 건데 말이지….' 였다면,
지금은 상당수가 인터넷이나 블로그 혹은 리딩방(?) 출처 주식도 많을 걸.
하여튼 과거에 비해 고수들은 많아졌다.
제도권에도 있고 비제도권에도 있고 유튜브에도 있고 SNS에도 있고 단톡에도 있고 말이다.
무림으로 따지면,
제도권이나 재야에 상관없이 진정성을 가진 정파도 있고 민중을 등쳐먹으려는 사파가 난립한다.
그런데 소위 '정파'에 속하는 사람의 유튜브를 열심히 보는데,
이런 사람들 중에 개별 주식을 추천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서 안타까워 할 것이다.
정말 전통파적인 정파 유튜버들일 수록 거의 개별 주식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 위대한 워런 버핏 조차 사람들이 추천 해달라면 지수 추종 ETF사라고 할 정도니 말이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잘 아는 종목에 장기 투자하라. 자신이 없다면 인덱스펀드에 분할 투자하라”
우리가 그 잘 아는 종목이 없어서 묻는건데!
그래서 경제 동향과 전망을 치밀한 분석을 기반으로 경제를 쪽집게 처럼 알려주는 사람도,
개별 주식은 추천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왜 그러지?
이사람들이 말만 뻔지르해서?
'Jort도 실력 없어서 그런거 아님? 님 계좌 인증 좀' 소리가 나올 수 있다.
근데 계좌 인증이라는 게 참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장기투자로 수익을 내는 경향이 크다.
그런데 너네들에게 '20년 동안 연 11%씩 벌었습니다'라고 들으면,
뭔가 기운 빠지 잖어.
확 화끈한게 없고 밍숭맹숭한 느낌.
'1년 2123% 벌었습니다!' 이래야 '믿쑵니다' 소리나오는데,
엥 꼴랑 11%?
근데 전문가들은 와씨 어떻게 20년간 꾸준히 11%씩 벌지? 미친 고수인가?로 생각할 것이다.
하여튼 김빠져.
전문가 입장에서 그러니 '아씨 이거 화끈한 한 방이 없으니 계좌 까봐야 김만 빠지겠어' 생각을 한다.
물론 어떤 전문가는,
1년에 838% 벌었을 수도 있다.
근데 금융 정파 전문가라면 오히려 계좌까기가 민망할 것이다.
이 숫자를 본인의 금융 전문성에 기반한 화려한 성과라고 말하기가 스스로 민망하거든.
왜냐? 이정도까지 가면 전문가들은 '제기랄 운 진짜 좋았다. 와 이거 한 10년 치 운 다 쓴 거 아닌가' 싶거든.
공개적으로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 철학을 완벽하게 받아들인 후 차트 분석의 아버지 엘리엇의 파동이론을 통달했더니만 수익률이 838%에 이르게 되었군, 훗!' 소리가 나오겠어?
두 번째로 계좌 까는 게 애매한 점은.
거시 경제적으로 재태크에 접근하는 전문가는 주식으로만 몰방하지 않거든,
주식, 부동산, 채권, 외환으로 이리저리 굴려서 버는 사람도 많단 말이야.
이걸 계좌로 어떻게 까란 말인가?
단순 주식만 있으면 계좌 똬악 까면 되는데,
부동산이나 외환 뭐 이런 걸 계좌를 까기도 이상하고,
이런 걸로 돈 벌었다고 하면,
개인투자자들은 그다지 리스펙트 안 하거든.
남자는 개별주식!
개별주식 일기토!
뭐 이런저런 이유로 전문가들이 계좌 까기가 참 애매해.
물론 입으로만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너는 글렀다, 리스크 관리 능력이 없어
비제도권 혹은 재야 사람들이 드라마틱한 임펙트 있는 수익률을 가지고 계좌 까기를 해놔서,
진짜배기 전통파 투자자들은 사람들 기대치를 알기에 굳이 계좌 까기를 꺼려하는 것 같다.
계좌로 자랑해봐야 그다지 실익이 없겠다.
어째든 계좌 까는 건 뭐 계좌 까는 거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내공있는 전통파 금융전문가들은 개별 주식 추천을 안할까.
우선 가장 큰 이유로는,
주식을 추천해줄 순 있지만 매수하는 사람들이 리스크 관리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통 주식 추천이라는 것은 매수 추천이다.
그런데 언제 팔아야하나?
그 언제 팔아야하는 시나리오가 리스크 관리이다.
고수가 A주식을 추천했다고 하자.
고수는 충분한 이유와 근거를 뒷받침해서 A주식을 추천했을 것이다.
고수의 머리 속에는 이런 느낌으로 추천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수는 각종 지표와 분석 결과를 토대로 A주식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래 그러면 그냥 가르쳐주면 되지.
아니다.
A주식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은 확률에 입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늘 리스크가 상존한다.
고수가 추천할 때 걱정하는 부분은,
저렇게 아래로 빠질 수 있는 '우려스러운 부분'을 어떻게 다룰지,
소위 리스크라고 하는 부분을 이떻게 추천 받은 사람이 해결할지가 걱정이다.
왜냐하면 고수들도 알어 경험들이 있거든,
재테크 초보에게 추천 하면 반드시 오른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을.
물론 초보는 호탕하게 웃거나 발끈 하며 '내가 바보냐, 모름지기 투자 책임은 자신이 지는거지, 내가 그것도 모르고 투자를 할 것 같으신가'라고 말하며 그렇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알았어 내가 A주식 추천해 줄건데 너는 어느 순간, 어떤 리스크일 때 팔거야? 주가가 어디 정도 건드리면 팔거야?'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답을 못한다.
리스크 상황에 대해 딱히 기준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가의 눈으로 보자.
#전문가의 눈, 초심자의 눈
지금은 개별주식을 추천하지 않는 내공있는 전문가들도 처음에는 개별 주식 추천을 했던 시기가 있을 것이다.
나의 어설픈 시기를 떠올려보면,
금융공학을 열심히 할 때는 내가 주식 시장의 호흡과 맥박을 발견했을 것 같은 대단한 착각을 했다.
진짜 뭣도 모르면서 설쳤던 내가 다 부끄럽다.
왜 이런 착각을 했던 걸까?
타이밍이다.
보통 우리 모두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너도나도 추천을 할 시기를 떠올려보자.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이 많을 시기다.
관심이 많은 이유는 주식이 활황세이기 대문이다.
솔직히 이런 대세상승시기에는 아무거나 사도 오르거든.
차트 공부를 해서 찍어도 올라,
재무제표 보고 분석해서 사도 올라,
혼자 미래를 전망해서 사도 올라,
그냥 '이놈이닷!'하고 아무 개잡주도 오르는 시기라는 거에요.
이렇게 뭘 해도 오르니,
혼자 차가운 도시남 코스프레 하면서,
한 손엔 영자 신문 한 손에는 아메리카노 한 잔 하며 '크으, 뻑예! 어쩜 난 대단한 놈일지도 몰라'라는 착각과 함께,
미래를 상상하는거야,
요트에서 미녀들에 둘러쌓인 광란의 수영복 파티 가운데에서,
'모두 노모벳을 외쳐! 소리질러'하며 현금 다발을 공중에 뿌리는 그런 상상 말이다.
미안하다 20대 말, 30대 초에는 그런 상상을 하게 디더라.
여튼 대세상승기에는,
작두 타다 발목 접질린 무당이 찍어도 오르고,
펀드매니저와 세기의 대결을 하던 앵무새가 찍어도 오르고,
집앞 개울가에서 잠자리채로 잡아온 물방개가 찍어도 오르고,
심지어 북두칠성 옆에 보이는 작은 별이 찍어줘도 올라.
그러다보니 비금융권 친구들과 술자리에 가면,
허세가 작렬하기 시작해.
'크으! 이 형이 하나 알려줄까? 여러분! 알고 싶습니까! 다함께 외쳐! 노오오오오오! 모오오오오오오! 베베베베베베벳!!!'
그리고 몇 개 스윽 찍어줘.
'아... 뭐 이건 장담하긴 힘든데 뭐... 내가 좀 보니까 AAA, BBB, ZZZ가 좀 감이 와.'
10년 후 이불킥할 예언들을 남발해.
물론 다 틀리진 않어.
어쩌다 맞고 어쩌다 틀리지.
왜냐하면 대세상승기니까!
지금 주식 시장 분위기였다면 아이코야 찍는 족족 다 패배!
#초심자의 눈
술자리에서 추천 주식을 받은 초심자 입장에서 보자.
'주식은 개인이 책임져야지 암 그렇고 말고'라고 생각하지만,
술자리에 혹하는 얘기가 나오면 생각이 달라지지.
아무리 가방 안에 빨간색, 파란색, 검은색 동그라미와 줄이 쫙쫙 쳐진 가치투자에 대한 책이 가방 안에 있고,
존경하는 사람도 장기 가치투자의 대가 워린버핏이요,
단타 주식쟁이는 상종 못할 능지 박살났거나 사기꾼이라고 생각하지만,
술자리 내 앞에 금융권에서 일하는 이 놈은 뭔가 그럴싸한 업계 비밀을 알고 있을 것 같거든.
그리고 나 또한 10년 짜리 장기적으로 투자할 가치주는 내가 알아서 할테니,
이놈한테는 내가 잘 모를 당장 몇 개월 안에 승부를 볼 주식얘기가 듣고 싶단 말이야.
애초에 술자리에서 주식 정보 듣고 싶은 양반이 뭔 장기적인 안목이여.
그리고 금융권 특히 증권 쪽 다니면 추천할 만한 주식이 딱 나와.
맨날 그럴싸한 전도유망한 주식 이야기를 듣지.
그래서 금융권 다니는 친구놈이 옛다 하면서 썰을 좀 풀어놔!
가치투자자로서 나는 관심없는 척 하며 들어.
그렇지만,
다음 날 시장이 열리자마자 차트 펼쳐보고,
재무제표를 뒤져봐,
뉴스도 뒤져보겠지,
어떻게든 이 주식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내,
찾을 수 없으면 만들든 스스로 주식 매매 창을 통해 가스라이팅을 해!
'오 이건 오를 수 밖에 없어!'
전문자 녀석은 나름 확률적인 범위로 생각하고 기대값을 근거로 주식을 추천했을텐데,
초심자 친구는 주식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숙명을 찾아내고,
그 주식에 프로포즈를 하는 거야 '내 포트폴리오에 같이 오르시죠, 그것도 VIP석으로'
여튼 이 전문가 친구는 머릿속에서 이런 그림을 그리고 추천을 했기에,
손실이 났을 때에 대해서 어느정도 산정을 한단 말이야.
탈출 계획 같은거.
오예, 손절, 제엔자앙
그런데,
우리 초심자 양반은 주식으로 쓴 맛을 보기 전까지 전문가가 점지해준 주식은 반드시 오를거라고 믿는단 말이야.
물론 주식은 본인책임이라는 말을 알지만,
머리로는 알고 몸으로는 아직 모르거든.
추천 받은 주식이 막 박살날 수도 있거든,
그러면 아 이거 빨리 손절해야지 생각보다 추천 받았으니 조금만 기다려보자라는 심정으로 붙잡고 있을 때가 많아.
그러다 손실이 계속 되고 강제로 갑자기 장기투자자가 되어버려서 짜증이 나기 시작해
다시 술자리에서 추천해준 놈을 만났네,
당연히 너가 추천한 주식은 어떻게 되었니 모르는 척 물어봤더니,
웬걸 '어, 나 이미 팔았는데'
추천받은 놈은,
'와씨, 이 새끼 지만 빠져나가네' 하면서 빈정상하는 거지.
혼자 빈정상하고 말면 모르겠는데 괜히 툴툴 거리며 따지는 사람이 꼭 있거든.
#다시 추천한 사람의 눈
금융전문가 양반은 생각하기 시작해,
'아, 이거 추천해줘봐야 잘못 하면 욕 먹는구나'
그렇다고 내 팔때 바로 바로 얘기해주는 것도 애매하거든.
내가 산 가격과 추천 받은 애가 산 가격이 다르잖어.
예를들어 나는 추천한 사람이니 이미 진작에 가지고 있는 주식이지.
10,000에 샀다고 하자,
주가가 50,000까지 올랐다가 30,000으로 떨어져도 타격이 없어.
근데 추천 받은 애는 35,000에 샀다고 하자.
팔라고 말하기도 애매해요.
그리고 팔게 했는데 또 오르면?
전문가들도 초반에는 으스대고 싶어서 이리저리 지인에게 추천을 남발하다가,
이런 저런 부작용이 있는 것을 보고 슬슬 아무말 안하기 시작한다.
원론적인 얘기를 한다.
가령 지수 추종 ETF가 좋다.
주식 투자할 때가 아니다.
펀드에 가입해라 등등.
그렇지만,
이 전문가들도 다른 전문가들.
즉,
리스크를 감당할 친구들한테는 가볍게 가볍게 추천은 해.
소문에 사야할 것들도 한 번 씩 정보 교환을 해주지.
상대를 알거든.
리스크 상황에서 알아서 손절하거 매도할 녀석이고,
설사 손실을 봐도 본인 판단이라고 할 얘들 말이다.
이렇듯,
추천이라는 게 상당한 전문성과 각오가 동반되는 일이다.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이 개인 투자자에게 욕을 먹을지라도 나름 전통성이 있는 업종이다.
비록 이런 일을 당할지라도,
에코프로 매도 보고서 냈다가 출근길 습격 당한 증권사 연구원
기본적으로 공식적인 주식을 매수 추천하는 것은 상당한 내부 검열을 필요로하는 직업이다.
여튼 금융전문가들은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개별 주식 추천을 잘 안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는?
나는 국내 개별 주식은 그냥 숙명론자가 된듯 하다.
며칠 치밀하게 분석한 주식은 그냥 꼴랑 10% 오를까 말까 하고,
그냥 분석없이 무릎이 아프니 이런 주식이나 사볼까 같은 비합리적인 이유로 산 주식은 배로 뛰는 경험을 해보니,
걍 개별 주식은 강운이 들어오면 사고 삼재가 끼면 피하고 그런 무당식 투자를 하게 된다.
나도 그렇지만,
작년 남녀 연령대별 주식 투자 수익률을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대부분 여성들은 단타나 희귀한 나만 아는 주식 투자 보다는,
알려진 주식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
작년 만 보면 머리 엄청 나게 굴린 사람 보다,
진득하게 투자한 사람이 이겼다고 해야하나.
내가 작년에 금융공학 안다고 그렇거 설쳤는데,
수익, 손실, 수익, 손실 뭐 이 난리치니 그냥 저냥한데,
오히려 별 고민없이 예금, 펀드 한 와이프가 더 수익률이 좋더라.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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