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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뽕 예언가 × 광기의 역사
    일반 정보 2024. 1. 24. 02:47
     

     

    # 문화 전성기

    정말 문화 전성기인가 싶다.

    봉준호도 놀랍지만 BTS는 정말 우와.

    기생충 4관왕

    무려 1, 3위에 한국 가수가...

     

    물론 내가 군대 갔다 와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 정도면 군 면제해 줘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외국계 회사 다니는 입장에서 문화적인 호감도 덕분에 한국 오피스도 저절로 관심의 대상이 된다.

    더불어 뭔가 좀 쿨하고 좀 고급 진 이미지로 봐주는 경향이 있다.

    어떠할 때 느끼냐고?

    연봉 협상 관련할 때.

    뭐 올려주진 않지만 한국 인건비가 싸진 않아라는 인식이 깔리고 있는 듯하다.

    '여기가 BTS의 나라입니까?'

    또 유리한 점은 외국 인력을 데려와서 프로젝트를 할 때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보니,

    '한국 프로젝트 할 사람 여기 붙어라'하면 인력 수급도 원활하다.

    고마워 BTS.

    재미있는 것은 BTS를 좋아하는 나이대의 부모들 정도면 회사에서 직급이 꽤 있잖아.

    그러다 보니,

    '오 우리 딸이 좋아해' 이러면서 아이스브레이킹 하기도 참 좋다.

    정말 십 년, 이십 년 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왜냐하면 그때 가장 유명했던 한국 사람은 김정일이라든지 뭐 그랬거든.

    그래서,

    상상을 해봤어.

    만약 내가 타임머신 타고 2000년 대로 가.

    그리고 광화문 한복판에서 '나는 미래에서 왔다!!!'

    예언을 하나 하지.

    2020년에,

    한국 감독이 오스카상 4관왕을 할 것이고,

    한국 가수가 한국어 노래로 빌보드 1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한국 축구선수가 영국 프리미엄 리그에서 골 득점 1, 2위를 다투고 있을 것이다.

    라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소설이나 웹툰으로 그려도,

    개연성도 없는 스토리나 만드는 재능 없는 작위적인 작가라는 소리를 들었겠지.

    문득,

    길에 있는 '광인?'을 보면서 그런 상상을 해본다.

    진짜 미래를 보는 사람이고 진실을 말하는 거 아니야? 하고 말이다.

    봉준호, BTS 얘기를 20년 전에 광화문 한복판에서 하고 있으면 그냥 광인 취급했을 거 아니야.

    새삼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라는 책에 대해 떠오르게 된다.

    # 광기의 역사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책이 내용이 광기에 대한 역사적 인식 변화에 관한 내용이다.

    요약하면,

    옛날 옛적에는 광기라는 것 그니까 길에서 미친 소리 하는 이상한 사람들은 일상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그냥 사회 구성원 중 하나?

    오히려 이런 사람은 신에 다가간 사람이라든지 그런 사람으로 취급했다.

    예를 들어, 봉준호, BTS 얘기 같은 예언을 고대에 했다면 그냥 '오호, 신과 좀 친한 사이인가' 정도 인식.

    오히려 지식인들은 광인과 접촉으로 새로운 영감을 받는다는 인식도 있었다.

    뭐 미친 소리에서 깨달음을 얻는 거지 뭐.

    그러다가,

    이성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광인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미친놈이 비로소 진짜 미친놈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지.

    김춘수 시인의 꽃으로 비유하자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미친놈으로'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광인이 되었다'

    같은 것이다.

    이성의 시대가 열리며,

    이성의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과 그 밖에 있는 사람으로 분리되기 시작하고,

    그 밖에 있는 사람,

    소위 광인은 감금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광기의 역사 책의 스토리를 아주 작게나마 나도 겪었는데,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동네에 좀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형이 있었는데,

    당시에 그냥 같이 어울려 놀았던 거 같고 그다지 경계의 대상이 아니었다.

    무슨 이상한 소리를 계속했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예언자일 수도 있었겠다.

    여하튼 그냥 동네 바보 형 정도 느낌이었지 위협의 존재는 아니었다.

    그런데,

    요새는 지하철에서 벽보고 혼자 중얼중얼 이상한 말하고 그러면 와 좀 겁난다.

    초등학생 때는 이보다 더한 소리를 했던 동네 바보 형한테 친근한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 덩치도 더 크로 나이 먹었는데 저런 사람 보면 무섭다.

    그리고 피하게 된다.

    근데 반전이 있더라.

    '아놔 이 양반 블루투스 끼고 면벽하며 통화하는 거더라고'

    아니 누가 그렇게 벽을 보며 그렇게 가까이 붙어있어.

    혼자 웃고 얘기하고 무섭게.

    블레어 위치 마지막 장면처럼 서서 낄낄 거리며 통화하면 진짜 무섭단 말이야.

    이야기가 왜 이렇게 흘렀는지 모르겠으나,

    어쩌다 얘기가 여기까지 흘렀지?

    이얏호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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