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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천재의 관찰 - 바람과 불륜, 리스크 대비 쾌락의 가성비를 보자면일반 정보 2024. 1. 19. 09:19
# 버라이어티 해!
다양하게들 산다.
학창 시절이나 대학 졸업 직후 그다지 대단한 차이들이 없었는데,
훌쩍 시간 지난 보니 '별의별' 곳에서 '별의별' 일을 하며 '별의별' 궤적을 그리는 인생들을 살며,
인생의 궤적을 모아보면 이전보다 훨씬 분포가 넓어졌다.
사원 때 내가 ‘옛썰 팀장님’이라고 불렀던 분들은 새벽에 산을 오르내리는 전문 산 사나이 되어있고,
학창 시절 책에 파묻혀있던 범생은 술에 파묻혀 살다 괴랄한 커리어를 쌓고 있고,
중학교 때 기억에도 흐릿했던 친구는 유튜브에 튀어나온다.
표준 모형이라고 할 수 있는 취업, 결혼, 출산 등등을 따르는 사람도 다수가 아니다.
취업도 그렇지만,
결혼으로 2인 3각으로 뛰던 사람들도 하나하나 이혼, 재혼, 불륜으로 발목에 있던 줄을 풀었다 메었다 한다.
가끔 한 번씩,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서 프사를 휘리릭 훑어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그중 친했던 첫 직장 지인의 카톡 프사를 하나 유심히 본다.
20대 때 알게 된 지인인데 당시 특이한 케이스였다.
대기업에 다니다 20대에 속도위반으로 결혼했고,
대기업에 다녔던 지라 시댁에서 그 친구 명의로 대출을 받아서 가게를 운영했었다.
그렇게 살다가 남편이 바람피운 것을 무슨 우연의 우연히 버무려진 영화 마냥 알게 되어 사달이 났다.
이혼, 양육권, 당시에 있던 간통죄, 명의 문제가 얽히면서 드라마틱 삶이 펼쳐졌다.
이 모든 게 20대 말에 이루어졌었다.
가끔 만나 자신이 겪는 지옥 여행기를 단테처럼 나에게 펼쳐 묘사하곤 했다
내가 애매하게 친해서 그랬던 모양이다.
스토리가 29금에 너저분하고 질척거리게 얽혀져있다 보니 본인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한테 속 시원하게 말하지 못한다 했다.
너무 가슴 아파할까 봐.
나는 뭐 어찌 보면 제3자이면서 실없는 드립 미치면서 놀던 사이라.
제대로 공감도 안 해줄 애매하게 친했던 직장 동기인 나를 대나무 숲 삼아서 몇 시간 동안 얘기했던 게 떠오른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갓 입사한 20대가 똑같이 갓 입사한 20대 사이에 오고 갈 주제는 아니었네.
지금은 주변 사람들이 워낙들 버라이어티하게 살아서 '흐음, 그렇구나' 하지만,
당시에는 '사랑과 전쟁'도 먼 얘기 같아서 안 보는 나이에 듣고 있자니,
'아니 이게 다 뭔 일이지' 했던 게 기억난다.
# 바람
당시 사회화 무척 안 된 ENTP인 지라,
그 자리에서 감정적인 격공하기 보다는 이 사태에 이르게 된 메커니즘에 대해서 분석을 처하고 앉았었다.
물론 그 친구도 나에게는 공감이라든지 위로는 진작에 포기했고,
제3자의 객관적인 시각을 원했었다.
어차피 나와 애매하게 친한 사이라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심정으로 털어놓았으니 말이다.
가족이나 지인이 모든 세세한 이야기를 다 알면 너무 마음 아플까 봐 순한 맛으로만 공유했다고 했다나.
당시에 내가 굉장히 의문을 가진 부분이 그 친구 남편의 바람을 위해 쏟는 에너지이었다.
'사람 새끼라면 -도덕적-으로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는 의문은 아니었다.
니 인생 니가 책임지면 알아서 하라라는 주의에다가,
나야 뭐 엄격한 도덕적인 금기를 세울만한 토대가 딱히 없다.
영화, 소설 등을 보다가 불편하게 다가오는 금기랄 게 것도 없었고.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크고,
나의 일도 아닌데 남의 인생에 훈장질할 영역은 아니라 생각한다.
단지 남편이라는 작자 입장에 봤을 때,
바람이라니.
리스크 대비 쾌락이 너무 가성비 떨어지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 친구는 나름 굴지 대기업에 다녔고,
남편이란 작자는 21세기 기둥서방인가 싶은 상태였다.
기둥서방 양반은 이 친구 명의 대출로 가게 하나 차렸는데,
이 친구가 센스가 워낙 좋아서 기획을 잘 한 덕에 매출이 상당했다.
기둥서방 양반은 결혼 한 번 잘해서 인생이 꽤나 잘 풀리고 있는 상황이랄까.
무엇보다도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었고 애까지 있었다.
차라리 남편이 뭔 유흥업소가다 걸린 거면 '성욕이 뇌를 지배했구나' 쉐끼 라고 생각이 들 텐데,
이건 뭔 이상한 여자와 풋풋한 연애가 단계부터 시작해서 바람을 피웠다는 거야.
내 기준에서는 한 명 사귀는 것도 정말 힘든 일인데 어떻게 두 명한테 에너지를 쏟을 수 있지?
에너지 관점에서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이 친구가 또 회사에서도 엄청나게 꼼꼼하게 파고들며 일하는 스타일인데,
그대로 이혼을 위한 치밀한 조사를 하니 남편의 그간 행적 와르르 나온다.
도덕적인 관점을 거두어내면 리스펙트 할 지경이었다.
지독한 아침형 인간에 모든 시간 충실하게 낭비 없이 쓰더라.
일정만 보면 무슨 CEO도 주말 휴일도 없고 그렇다고 가정을 내팽개친 것도 아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24시간은 정말 빈틈없게 쓰는 정성과 에너지를 쏟는 것에 나도 모르게 리스펙트 하게 되었다.
# 리스크 대비
바람을 피진 않을 사람이 훨씬 많다.
단지 안 피는 주요 이유는 제각각일 것 같다.
난 개인적으로 먼저 드는 생각이 ‘안 귀찮냐?’이다.
그다음은 리스크 대비 쾌락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는 거 아닌가?
불륜하다 걸리면 하방 리스크가 어마어마하다.
미혼에 자식 없는 20대 때야 바람피우다 걸리면 따귀 한 대 맞고 쓰레기 소리 들으면 유야무야 넘어가겠지만,
가정에 애까지 있으면 거의 사회적으로 거의 단두대 행이다.
광장에서 한가운데 끌려가는 리스크가 어마어마하다.
내 생각엔 이런 단두대행 리스크를 고려하면,
말레나 때 모니카 벨루치 정도와 피다 걸려야 대차대조표가 맞는 거 아닌가.
20대 때 그 친구가 불륜으로 인한 가정 파탄을 얘기할 때는 '이야 이런 일도 있네' 했지만,
이제 이 나이 되니 그냥 한 다리 건너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 더더욱 더 경제적인 관점에서 한편으로 리스펙트 한다.
걸려서 대환장 파티 펼치는 꽤나 본다.
일단,
주변 관찰을 토대로 보면 불륜에 걸리는 세 가지 리스크가 있는 듯하다.
1. 나를 아는 누군가에게 걸리는 리스크
2. 나 자신이 실수를 해서 걸리는 리스크
3. 불륜 상대방에 의해 걸리는 리스크
이런 어마어마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진행하는 게 한편 대단하다.
게다가 꼬리가 갈면 밝힌다는 속담처럼,
리스크는 시간에 따라 기하급 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가진다.
1번, 2번, 3번 다 관계가 지속됨에 따라 관리해야 하는 포인트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 과정
이런 모든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쾌락의 수익이라고 산정을 한다면,
내 기준에서는 최단거리로 직행하는 게 최소 리스크의 최대 수익을 달성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으로 보면,
코로나 리스크까지 있는 것을 감안하면서 유흥업소에 가는 것은 손익 관점에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부분은 제치고 말이다.
경찰, 추석 연휴 ‘몰래 영업’ 유흥업소 8곳 54명 적발
그래서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람을 피우는 사람은,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최단기간 핵심부에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와 초단기 계약으로 진행하는 게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이는데,
이런 형태의 바람보다 내가 신기하게 보는 것은 아마추어끼리의 바람이랄까.
관계를 나선형으로 표현한다면,
상대적으로 기나긴 관계의 나선을 따라 도달해야 하며,
그 도달 점에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궤적을 그리며 머물러야 한다.
나는 이런 형태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리스크 대비 수익이 계산기로 산출이 안된다.
그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쾌락(수익)을 뽑아내 거 있던 것이더라.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리스크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1. 나 혹은 상대를 아는 누군가에게 걸리는 리스크(동반 해외 출장지에서 타인에게 걸리거나)
2. 나 자신이 실수를 해서 걸리는 리스크(카톡이나 SNS에 남은 흔적)
3. 불륜 상대방에 의해 걸리는 리스크(관계의 끝에 다다랐을 때, 혹은 상대방이 타인에게 영웅담처럼 늘어놓는 것)
그래서인지 상대도 잃을 게 많은 사람을 고르는 건가 싶기도 하다.
서로 상호 가정 있는 상황.
뭐랄까 서로 핵발사 단추가 있어서 3번 리스크에 대한 억제력?
여하튼 경제학적으로 이해가 안 되면 인문학적으로 이해하면 되긴 하겠다.
그 기나긴 여정을 하나의 여행이라고 간주하면,
이 글과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의 문구를 인용하면.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하면, 여행지에서 우리는 목적지를 향해 빨리 갈 생각만 하는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서두를까요? 그러려면 왜 여행을 갈까요? 과정 자체를 즐겨야 하는데 목적지를 가는 데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과정의 즐거움을 놓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다시, 책은 도끼다> 중에서
과정 자체를 즐기는 건가.
그 어마어마한 리스크를 감안하고.
그나저나 잘 살고들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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