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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 여성이란 단어가 불필요한 댄서들일반 정보 2024. 1. 19. 09:17
# 바쁘다니... 내가 바쁘다니
에드워드 호퍼의 고독한 햇살 마냥 느긋함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바쁘다는 것은 다 정신에서 기인하고 바쁜 속에 여유를 찾는 것이 멋이라 생각했거늘,
요새 나도 모르게 '바쁘다 바쁘다' 소리와 함께,
마지막에 업로드한 블로그 글 날짜를 보니,
흐음 10월 18일이군.
굴욕적인 패배감에 휩싸인다.
내가 현대 사회의 고전적인 유행인 '바쁘다'에 휩싸여 굴복했구나.
이 블로그는 나의 일과 삶의 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 같은 것이었거늘.
육체적으로 소모되어도,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있다면야 하루에 글 한 토막쯤이야인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일 외에는 전혀 시간을 못내...야 정상이지만,
개인적인 투자자로서 또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관심 있게 봐야 하기에,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스우파-를 분석하게 된다.
침대 누워 아이패드로 치밀하게 분석해야지 않겠나.
# 에이 또 뻔할 줄 알았는데
내가 스우파를 보면서 여러 가지 편견을 가지고 있었구나 깨달았다.
'백'댄서라는 포지션은 아이돌 하려다가 안되거나,
혹은 아래 모니카가 얘기한 부분에서다.
모니카는 "나는 항상 소외감을 느끼면서 살아왔다. 춤을 취미로 시작했다가 직업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진지하지 않게 시작했다는 편견이 있었다.
무용이라는 분야를 과소평가하지는 않는다.
이사도라 던컨의 삶을 다룬 책을 보면서 리스펙트 하기도 하고,
병든 닭 마냥 졸면서 아크람 칸 공연도 보려고도 했다.
단지,
댄스와 무용은 또 완전히 다른 영역이고,
댄서가 아닌 앞에 '백'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며 바라보았다.
스우파를 통해 오롯이 댄서라는 생각이 자리 잡은 기회였다.
상당히 다르다.
백댄서라 함은 내 머릿속에는 어떤 안무가 주어지면 이것을 기술적으로 매우 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었지,
창작을 분야로 크게 다가오진 않았다.
그래서 유튜브로 음악도 많이 듣기에 알고리즘 신이 초반에 스우파로 이끌어줬지만 보진 않았었다.
왜 이리 추천에 계속 올라오지 하면서 보기 시작했는데,
새로운 분야에 대해 깊숙이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그것뿐은 아니겠지.
남자 놈들이 와서 춤추고 있었으면 안 봤을 것 같긴 하네.
먼저,
쎈언니 화장에 댄서라고 하니,
전반적으로 격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진행하는 예능인가 싶었다.
하지만 내 생각보다 춤이라는 분야가 오롯이 감각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더라.
특히 단체 군무라든지 메가 크루 미션 같은 것을 보면,
댄서와 안무가를 오가며 큰 그림을 보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팀을 이끌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회사에서 정말 나름 특정 기준을 가지고 균질하게 뽑으려고 한 사람들도 이끌기 참 힘든데,
개성의 발산 방향이 사방으로 튀는 댄서들을 이끌고 가는 각기 다른 리더십이 흥미로웠다.
보통 과거 여성 서바이벌 예능 쪽은,
서로 감정적이고 예민한 부분을 부각하면서 갈등을 재미요소 잡는 경우가 많았는데,
갈등이 없진 않았지만,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분야 안에서 생기는 갈등인지라,
리더에 따라 풀어가는 과정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 기싸움
스우파가 흥미진진했던 이유는,
여성 서바이벌 스테레오타입에서 확실히 벗어나서 좋다.
나는 좀 특이하게 기나긴 직장 생활에 거의 모두 부사수가 여성이거나,
가장 페어로 일하는 사람이 여성이거나,
오히려 직속으로 남자 부하직원을 가져본 적이 없다.
좀 특이한 케이스이긴 한데.
그러다 보니 소위 여성 직원들의 특징으로 자꾸 거론되는,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
여성 특유의 꼼꼼함,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분위기,
이 도대체 어디서 나온건가 싶을 때가 많다.
그냥 아재들이 머릿속에 상상력으로 나온 얘기지 않아?
10년도 넘게 거의 부사수나 직속을 여성과 일했을 때 그냥 케이스 바이 케이스 같다.
어떤 여성은 엄청 선 굵고 터프하게 일하기도 하고,
어떤 여성은 훨씬 냉정하게 감정 배제하고 칼같이 일하기도 하고,
어떤 여성들 사이에서는 기싸움이 더 살벌하기도 하고.
어떤 고유의 특성이란 게 개인차이지 성별 차가 이렇게까지 생기나 싶다.
솔직히 내가 남자 직원을 완전히 직속으로 데리고 있어보질 않아서 또 모르겠다.
확실한 장점 하나는 거래처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대할 수 있는 것 같다.
남자들은 거래처와 친해지고 호형호제하고 그러면 마음 약해져서 냉정하게 손절하거나 선을 못 긋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확실히 깔끔들 하시다.
여하튼 스우파가 재미있던 이유는,
쓸데없이 여성 특유 어쩌고를 보여주기보다는,
자기 분야의 프로페셔널한 모습,
그리고 당당하게 배틀하고 서로 리스펙트하고 인정하고,
카리스마, 의리, 리더십을 가지고,
자신의 분야에서 대한 자신감으로 공정하게 경쟁하는 모습이겠지.
확실히 보고 나니,
여성 백댄서 경쟁 예능이라는 인식에서,
여성과 백을 뺀 댄서 경쟁으로 기억된다.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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