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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천재의 성격 - ENTP, 사회 초년생 때 커리어 쫑 내지 마시길일반 정보 2024. 1. 23. 01:28
6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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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
와이프가 예민하고 섬세하고 스트레스와 압박에 취약하다.
그러다 보니,
딸내미는 좀 스트레스 저항이 좀 강하길 바라는 것 같다.
가끔 그런 부분에서는 나를 닮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나는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성격이다.
하지만 스트레스 처리 캐파가 큰 게 아니라,
스트레스가 들어오는 통로가 비좁거나 꼬불꼬불하고 입구가 이상한 쪽으로 나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외적으로 중요한 일이라도 내가 별로 안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외부 비판이나 평에 그다지 신경 안 쓰는 편이다.
아마 나쁜 쪽으로 발전하면,
죄짓고 뻔뻔하게 내로남불, 자기합리화, 철판 깔고 다닐 스타일 것 같다.
스트레스 안 받는 악당?
그러고 보니,
나 정칙 쪽에 재능이 있을 것 같은데?
빌런 국회의원 왠지 할 수 있을지도.
여하튼,
나도 사실 내 딸이 내 성격 닮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ENTP라.
최소한 이 빡센 세상에 스트레스 내성 이빠이 찍고 살아도 괜찮을 것 같거든.
단지,
사회적 성공이나 성과를 이루는 분명 가성비가 떨어지는 성향이다.
일단 한 가지에 집중을 굉장히 못하고,
조금만 해도 질려서 꾸준히 하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소요된다.
본인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절차나 선례는 개나 줘 버려 수준으로 무시하는데,
사실 그런 선례, 절차,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은 성과를 내기 위한 가장 최적화된 코스일 확률이 높잖아.
그러니 노력 대비 성과 가성비가 떨어진다.
게다가,
스트레스 내성이 강한 성격은 성과를 이루는데 오히려 마이너스다.
중요한 시험이나 프로젝트 발표 같은 거 할 때,
준비가 부족하다.
뭐랄까,
조금만 공부해도 막 100점 맞을 것 같고 안심이 되고 자신만만해진다.
그리고 막상 시험 보면,
당연히 성적은 시간 투자에 비례하는데 천재도 아니고 그게 되겠어.
프로젝트나 회사일 할 때도 굉장한 잔실수들이 많다.
불성실하다기 보다 내 나름대로 오타나 교정교열한다고 했는데,
정말 발견하지 못한다.
여기까지 가면 다행인데,
앞서 말했듯,
사회 초년생 때 굉장히 많은 충돌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ENTP 관련 글 댓글을 보면,
사회 초년생 때 충돌도 많고,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방황하며 이직도 잦다.
게다가 여성 ENTP 면.
난 존경한다.
우리나라 특유의 유교문화에 도대체 어떻게 적응할까?
나는 군대식 조직 문화 하나만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문제를 일으켰는데,
여성 ENTP 면 군대식 + 남성적 중심 문화에 도대체 어떻게 버틸까 싶다.
사회생활 초기만 지나면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긴 한데,
문제는 초기에 너무 폭발적인 저항과 개김 때문에 커리어가 쫑 나거나 이직하게 된다.
ENTP는 기득권층과의 마찰로 적을 많이 만드는 스타일이다. 특히 여자 ENTP는 사회적인 압력까지 가중되어 사회생활이 쉽지 않다
# 그러지 말아라
ENTP 초년 생이면 그냥 뭐 저지르기 전에 한 번 워워 하길 바란다.
말려도 일을 저지를 텐데 도저히 회사에 있을 수 없을 정도의 미친 짓은 안 해야 한다.
나처럼 윗사람이 대인배면 다행이고,
아니면 뭐 그냥 커리어 쫑이다.
이 개김의 근원을 좀 더 보면,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냉정 쪽에서 시작된 개김이다.
권위에 개기로 마음먹을 때,
화가 나서 충동적으로 개기는 것보다,
이미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개겨야지 냉정하게 분석하고,
개겨서 엿 되었을 때 모든 것을 다 각오까지 하는데,
제발 그런 비장한 각오하지 좀 마.
각오의 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개기는 수준이 사회적인 통념을 넘어서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소에 다른 일에는 특별히 화가 없다 보니,
윗사람은 엄청난 발작성 급발진으로 밖에 안 보인다.
# 슬슬 선을 넘으며
ENTP는 영감을 주지 않는 판에 박힌 것을 싫어하고 기능적이지 못한 권위 체계와 관료조직에 저항한다.
날 것 그대로 상태인 ENTP 초년생은 일단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에 들어가면,
막 미칠 것 같아하다가 슬슬 선을 툭툭 건들며 권위적인 문화에 도전을 한다.
예를 들어,
출근 9시까지인데 임의로 8시 20분까지 착석이라고 지시를 했다면,
납득이 안되면 일부러 애매한 8시 23분, 8시 25분에 착석하여 살살 선을 자꾸 견디는 짓 같은 것을 한다.
별 실익도 없다.
그냥 나는 너 말 안 들어를 스스로 증명하고 싶은 이상한 고집 같은 게 발동한다.
내가 생각해도 20대 때 왜 그런 이상한 짓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리고 또 점점 더 개기기 시작한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문화가 너무나 꼴 보기 싫었던 나는 자꾸 뭔가 풍파를 일으키고 싶어 안달이 났었나 보다.
나 때 신입 사원들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일종의 보고서를 제출하는 게 있었다.
취지는 신입사원들의 신선한 관점이나 조직의 쇄신 같은 그럴싸한 목적이었다.
그런데,
누가 거기다가 막 이상한 소리 하겠어.
그냥 얌전히 좋았다, 많은 걸 배웠다, 건의 사항도 얌전하게 쓰고 그랬지.
근데 나는 이런 군대스러운 문화와 당연히 기어야 하는 게 너무 꼴 보기 싫어서,
회사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신입사원 보고서 시스템에,
'내가 야근을 하게 되는 이유에 대한 고찰' 같은 보고서를 올려버렸다.
내 딴에는 뭐 나름대로 비효율적인 시스템과 보고 체제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올렸다고 착각했지.
당시 내가 뭘 알았겠어.
그냥 좁은 식견으로 눈에 보이는 대로 생각하고 질러댔지.
무슨 강성 노조위원장이 쓸 만한 얘기들이었던 거 같다.
보고서 올라간 후에,
임원, 부장, 팀장이 지나갈 때마다 한 마디씩 하더라고.
'어이쿠! 창의적인 인재' - 비꼬는 말.
'와우! 역시 X세대는 달라' - 지금 기준으로 '90년 대생이 온다'
'이 팀장, 관리 잘 해야겠네. 사고 칠 관상이야'
'쟤, 빠다 냄새 좀 빼라' - 보수적인 곳이라 옷이나 머리 단정 같은 걸로 걸고넘어져서 자꾸 반항하듯 핑크 넥타이 매고 다녀서
'무언가 바꾸려고 하면 그냥 저지르지 말고, 먼저 왜 이렇게 해왔나 제대로 파악을 하세요' - 자꾸 관행을 무시하면서 일하니까 차장이 했던 말
이 정도였으면 약간 튀는 정도?
좋게 좋게 잘 흘러갔으면 진짜 창의적인 인재 취급받았을 수도 있겠지.
그런데,
지금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나는 저러고 다닐 정도의 실력과 내공이 없었다.
일 겁나 잘하고 저 난리 치면 누가 뭐래.
권위 체계와 관료조직에 반항심은 저 위에 있는데,
내공은 시궁창이었지.
그러면서,
건강하지 못한, 성숙하지 못한 ENTP의 모습이 극대화되기 시작하는 거야.
# 건강하지 못한 ENTP
미칠듯한 관료조직과 꼰대 문화,
(내 기준에) 무의미해 보이는 업무 연속,
'까라면 까' '하라면 해' 분위기,
그 와중에 팀장은 '모두 나에게 무릎을 꿇어라, 짐이 곧 왕이다!' 상황이라 반항심이 꽃피우고.
그리고 내 실력과 내공 부족을 내 스스로 조직문제만으로 자꾸 합리화하다 보니,
체제에 반항하고 전복하자!라는 망상에 빠짐.
아마 20대 후반이 가장 건강하지 못한 ENTP의 전형이었다.
6.ENTP가 자신의 장점을 펼 수 있는 '장소'를 찾지 못하면
1) 경솔하다, 무례하다, 남들과 마찰을 일으킨다
2) 비효율적이고 무능한 사람들을 비판한다
3) 반항하고, 투쟁적이다
4) 중심 없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다.
출처: https://warrenpak.com/185 [WARRENPAK]
거기에,
ENTP 장점인 요소들은 오히려 양날의 칼이 되어 사태를 악화시킨다.
특히,
사회적으로 '강강 약약'하는 성향이 겹치면서 주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유관부서의 파워맨, 권력 왕, 미친개들과 한 번씩 문제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내가 유관부서 네임드 파워맨의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요구에 대해 반항,
반항 수준이 거의 개기는 수준,
-지금 기준으로 생각하면 나 혼자 착각하고 급발진-
네임드 파워맨이 빡쳐서 우리 팀장한테 난리,
우리 팀장 한숨 쉬면서 설명해 줌.
그리고 반성문 쓰고 파워맨한테 사과하라 함.
나는 100 중에 40은 절대 잘못 인정 못하고 시말서면 몰라도 반성문은 학생들이나 쓰는 거니 안 쓰겠음,
대신 100 중에 60은 내가 잘못한 게 맞으니 파워맨한테 60에 대해서만 사과하겠음.
파워맨한테 전화해서 주저리주저리 100이 있었는데 나는 딱 60에 대해서만 사과.
대인배 파워맨은 껄껄 웃으며 '호기롭게 그럴 수 있지' 와서 차나 한잔하자.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기가 막히게 대인배들한테만 개겼나 보다.
어쩌면 내가 저항했던 권위들은 대인배들에게 나오는 아우라였을 수도 있다.
뭐 나는 내가 기차게 운 좋다고 생각은 한다.
그 이후에도,
팀장의 길들이기성 야근 지시에 불응하여 드라마에 나오는 사무실에 서류 날아다니는 거 한 번 당하고.
팀장이 진짜 화가 이빠이나서 서류를 얼굴에 던짐.
그리고 이불킥 각인데 쿨찐병 걸려서 그냥 쿨하게 서류 주어서 인사하고 자리로 돌아가고.
이런 일이 계속되니,
정의감이 넘치는 시스템을 수호하는 전통파 남자 대리가 밤에 나에게 좋게 얘기하다가 정말 화가 나서 보디블로 한 대 갈기더라고.
솔직히 맞을만했다.
그 양반은 진정 애사심 보디 블로였다.
나도 솔직히 이 정도 왔을 때는 정말로 정당한 것에 개기는 게 아니고,
그냥 사표 쓰고 다 포기하고 체제 저항 모드였으니 말이다.
또 이렇게 폭주했던 이유는,
아마 동기들이 열렬한 응원이었던 거 같다.
사고 치고 오면 다들 '씨바 졸라 통쾌하다. 미친쉐끼 진짜 질러버리네? 참교육 Jort같은 쉐끼들' 이러며 응원을 해주니,
뭔 전태일 열사라고 된 줄 알고 질러버렸던 거 같다.
당시 회사 차원에서 변화가 많다 보니,
위에서 쪼아서 사원 대리들이 전체적으로 힘겹고 불만이 많은 상황들이었다.
# MBTI의 문제점
나는 MBTI의 ENTP 결과를 보면 흠짓흠짓 놀란다.
보통 내가 어떤 사람이야라고 굵직하게는 누구와 얘기하겠지만,
위와 같은 고행의 길을 통해서 힘들게 하나씩 알게 된 나의 문제점이라든지 디테일한 특성들이 나열되어 있는 걸 보면 허탈한 기분마저 든다.
어떤 느낌이냐면,
나라는 사람의 내면 속 심해 깊게 탐험하여 20년 만에 혹은 30년 만에 괴생명체(나도 몰랐던 나의 특성들)를 발견한 거야,
'이야! 내가 최초로 발견! 내 이름을 따서 학명을 지어야지!'이러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생선 장수가 어랏 이건 'Centrophryne spinulosa' 이군요. ENTP 심해 탐험하고 왔나 보네요'라고 하는 꼴이다.
허탈하면서도,
정말 이게 ENTP 공통적인 특성이라고 계속 의심이 간다.
사실 여전히 간다.
나랑 똑같은 포인트에서 이런 고민을 한다고?
여하튼,
ENTP에게 MBTI의 문제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게,
일찍이 자기합리화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는 내가 반항하고 개길 때 많은 고뇌를 했다.
도대체 왜 이런 포인트에서 나는 못 견디고 개기는 것을 실천까지 할까 하고 말이다.
왜냐하면,
난 화가 많은 성격도 아니고,
얍삽한 사람, 예의 없는 사람, 말 바꾸는 사람 뭐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열받지 않고,
정확히는 대부분에 대해 좀 무신경한 편이다.
식당이나 어디나 그다지 따지지도 않고 기본적으로 시끌시끌 분쟁도 싫어해서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윗사람과 마찰이 심했다.
오히려 조직에서 무능하고 찍힌 찐따 같은 윗사람은,
요상 망칙한 업무지시를 하면 진귀한 생물 관찰하듯 관찰하며 게임 미션처럼 해주지 뭐 이러고 말았다.
이런 부분도 황당한 게.
ENTP가 자기와 의견이 다른데 '그래, 맞아~' 하면서 넘겼다면 정말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토론할 가치를 못 느껴서일 가능성이 높다. 간혹 호감이 있거나 좋은 관계를 위해 그냥 적당히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ENTP 특성이라는 항목에 나와있다는 게 어이가 없다.
나는 시간이 지난 후 뒤돌아 보니 내가 그랬구나 하면서 깨달은 점이었거든.
내가 누구한테 반항할까 과거를 떠올리며 데이터를 취합했을 때,
'내가 무능한 찐다 윗사람들 지시는 그래 그냥 해주야지' 했었다.
뭔가 모두 다 무시하니 나라도 좀 대접해 줘야지 같은 심정이었거든.
예를 들어,
위에 에피소드에 나오는 회사에서 완전 왕따 당했던 V차장 같은 사람 말이다.
여하튼,
ENTP는 MBTI 볼 때 장점은 볼 필요도 없다.
그런 장점들은 몇몇 치명적인 단점에서 오는 마찰들,
-특히 한국 조직 문화나 사회에서 오는-,
발휘하기도 전에 기회조차 날아갈 가능성이 높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계속 얘기하는 사회 초년생 때 개김성이다.
사회 초년생 때 핵 단추 눌러버려서 장점을 제대로 꽃피울 자리를 영원히 못 찾을 수 있다.
분명 그런 자리가 있다.
나의 경우,
다음 직장이 딱 그런 곳이었다.
운이 너무 좋아서 맞는 장소.
직속상관이 자유를 수호하는 유연한 밸런스가 엄청나게 좋으신 타입.
나의 초기 단계 지르는 추진력에 힘을 주고,
그 과정에서 부족한 디테일에 대해서 용인해 주는.
분명 맞는 장소가 나오기 마련기에,
제발 사회 초년생 때 그런 장소로 가지도 못할 정도로,
-소위 업계에 찍히는 수준-
실수를 하지 말기를 바란다.
시간이 좀 만 지나면 시야가 달라지면서,
이런 개김성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사용된다.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저항이 아닌 대안을,
개김이 아닌 기존 절차와 시스템을 유연하게 활용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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