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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천재의 성격 - ENTP, 입 털다 휴우...일반 정보 2024. 1. 23. 01:28
7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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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돌아 보면
20대 처음 회사 들어가면서,
동기들과 다르게 조직문화에 저항하고 윗사람들과 마찰이 많다 보니,
고민이 많이 되었다.
고치겠다는 생각은 사실 없었는데,
그래도 왜 이 포인트에서 화가 날까에 대해 굉장히 궁금했다.
사람을 어찌 16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가라고 의심을 하면서도,
그나마 하나의 모형으로서 분석을 할 수 있게 MBTI를 유심히 봤었다.
그러다가 지금은 사람 새끼 되니 딱히 관심은 없었다.
'사람 새끼 되었네'라는 내 첫 팀장 -내가 죽자 살자 반항했던- 매년 연말에 볼 때마다 놀리 때 하는 말이다.
거의 뭐,
'니도 나이 먹고 꼰대 되어가지고 아주 그냥 깍듯하구먼!'이라고 한다.
내가 갈 때 택시 잡는 곳까지 마중 나가는 정도 가지고 이런 말씀하심.
내가 이후 회사에서 매우 매우 적응 잘하는 거 보면 깜짝 놀라며 섭섭해하겠구나 생각도 한다.
첫 팀장 때는 조직의 격렬한 레지스탕스 활동 이후,
그다음 회사 팀장들에게는 거의 게슈타포 수준으로 앞잡이 노릇을 했지.
사실 워낙 수평적인 마인드와 자유를 주셨던 분들이라 내가 먼저 감사한 마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했다.
당연히 조직 내에 아무리 '띠용?'하는 순간이 와도,
그냥 그렇구나 넘어가게 되었다.
20대 때는 바로!
# 사회화?
15. ENTP(발명가형)
프로젝트부터 시스템까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든 뜯어고치려 한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 ‘트러블메이커’로 불린다. 모든 규칙이나 절차에는 예외가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해 버린다. 주요 문제가 해결되면 새로운 자극을 주는 다른 작업을 찾아 떠난다.
ENTP는 모든 결과지에 트러블메이커 얘기는 빠짐없이 나온다.
아마 지금 회사에서 나를 보면 도출하기 힘든 모습이긴 하다.
내가 사회 초년생 때 이래서인지,
신입 트러블 메이커를 봐도 딱히 거슬리거나 그러지 않는 것 같다.
그냥 '흐음, 뭐 그럴 때가 있지. 빨리 균형을 찾아가야지. 암 그렇고말고' 이 정도?
사실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유행이었을 때,
책으로 따로 공부하며 대비해야 하는 일인가 싶기도 했다.
여하튼,
확실히 시간이 지나면 그런 발작성 개김은 줄어드는데,
어떤 이는 사회화되었구나!
삐죽삐죽한 세모가 둥글하게 깎였구나!
라는 표현도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생각에 이르는 메커니즘은 10대 때부터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듯하다.
굳이 이유를 따지자면,
첫째,
먼저 나이나 직급을 먹으면서 내가 개길 상대가 상대적으로 적어지게 된다.
피라미드 바닥에 있을 때는,
'좋았어! 개길 사람이 이렇게나 많구나!, 세상은 넓고 개길 세계는 넓다!'
피라미드 중간을 넘어가니 상대적으로 적다.
그리고 개길 맛도 안 나는 것 같다.
신입사원 때는 무슨 대의명분이 있다는 착각이라도 했었거든.
두 번째는,
나를 옥죄었던 그런 수직적이고 관행적인 요소에서 오는 저항감에 대한 이해의 틀이 달라졌다.
여전히 그런 것에 저항하는데,
프레임워크가 달라졌다.
먼저,
'저 꼰대 같은 사람도 결국 시스템 상 하나의 역할이구나'하는 깨닫게 되었다.
'내가 지랄할 대상이 꼭 저 사람일 필요가 없구나'
모두가 '예스' 할 때 '노!'라고 하는 행위 자체가 해결 수단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났다.
앞에 나가서 '노!'라고 소리칠 바에는,
차라리 묵묵히 성실하게 폭탄 잔뜩 준비해서 시스템적으로 작동하게 하자.
그리고 시스템, 절차, 프로세스는 방해물이기도 하지만,
시스템에 임팩트를 주려면 활용해야 할 지렛대라는 생각이 들면서.
외적으로는 뇌관이 제멋대로인 폭탄 같은 모습은 없어진다.
# 윗사람
하지만 난 상사복이 정말 좋았던 케이스다.
내 스스로 대단히 큰 깨달음과 발전이 있었다기 보다,
첫 직장 후에 만난 상사들이 너무 궁합이 잘 맞아서,
방황하는 ENTP 답지 않게 한 회사에 꽤나 오래 다녔다.
20대 모든 에피소드를 양성하며 가장 충돌이 심했던 첫 직장 상사도 서로 화끈하게 당시 얘기하며 아직도 매년 만난다.
매년 나 볼 때마다 '사람 새끼 되었다고 놀리고',
나도 장난친다고 90도로 인사하고, 절 받으시라고 하고, 갈 때 택시 잡아드리고, 술집에서 '우리 옛 팀장님을 위하여' 하면서 찬양하는 오버하며 아부맨 코스프레하며 잼나게 놀고 있다.
그 양반한테는 내가 정말 깍듯하게 하는 걸 가장 재미있어 한다.
'야, 노모벳 개수작하지 말고 옛날처럼 한 번 빨리 개겨봐, 인제 나이도 먹었는데 그냥 이름 불러봐, 야자 까봐! 야 너 잘하잖아'
그럼 나는 뭐 유재석 앞 데프콘 마냥,
'크아... 저 같은 충신이 그런 시절이 있었나요? 당최 기억이 안 납니다. 형님 깍듯이 모시겠습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하고 소리치며 다 늙은 사람들끼리 이러고 논다.
어쨌든,
이직 후 상사 분도 나와 최고의 궁합들이라 회사에 오래 붙어있었다.
좋은 이직 기회나 제의가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보다 더 나와 잘 맞는 팀장은 만나긴 힘들 것 같아서 그냥 깨끗하게 포기!
연봉 조건도 좋아도 가서 안 맞는 조직문화로 윗사람과 마찰을 일으키는 내가 불안하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게 어딨어!
조건 좋은데 왜 안가.
그만큼 ENTP는 사회생활 초기의 최대 리스크는 독단적이고 관료적인 상사나 조직을 만나는 것이다.
만나는 거 자체가 리스크는 아니다.
사람 관계 자체 스트레스는 뭐 그다지 크지 않으니.
그런 사람을 만난 후 나의 격렬한 화학반응의 결과들이 문제지.
사람 때문에 힘든 것보다 그 사람 때문에 내가 하는 행동들 때문에 힘들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전도 유망한 20대 ENTP 강조하지만,
정말 '조직 내에 윗사람들을 향해 핵 단추를 누르기 전에, 그 강도를 의도적으로 낮춰서 저지르기 바란다.
내가 너네 무조건 저지르는 거 알기 때문에 '저지르지 마!' 이런 말도 안 나온다.
그때는 또 참으면 병나거든.
단지 그 강도를 최대한 낮추고 쓸데 없이 비장한 각오는 버려라.
'회사가서 돌이킬 수 없는 개김은 하지 말고, 대신 돌이킬 수 있는 개김만 하시길'은 정리하겠다.
지금까지 ENTP 성향에서 오는 리스크 중,
한국 사회에서 유교문화부터 군대 문화까지 관료주의,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문제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다음은 '혓바닥' 리스크다.
# 그 혓바닥이 참 길지?
그다음 ENTP로 살면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너네도 아는 거.
혓바닥.
'입 잘못 털다 엿 되는 거'
필터링 없는 직설적으로 말하다가,
드립 욕심에 선 넘나들다가 '끄응...',
그냥 진짜 궁금해서 '왜?'라고 하다가 상대가 시비 턴다는 오해받고.
ENTP라면,
10대, 20대 때 어랏 상대가 왜 열받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의 신경을 건드리기도 하는데 가령 예를 들어 미팅 시 상사의 제안에 대놓고 의구심을 표한다든지, 혹 가족이나 친구가 하는 말에 조목조목 따지는 등과 같은 경우입니다. 이들의 굽힐 줄 모르는 솔직함이 한 목 더 거들기도 하는데, 이들 성향 자체가 말을 예쁘게 순화시켜 하지도 않거니와, 타인에게 세심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비추어지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아 하기 때문입니다.
분명 상대를 공격하려고 한 말은 아니다 보니,
상황 파악이 안되는 일도 발생한다.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안전지대가 상대방의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
아마 MBTI가 상당히 도움이 되는 부분일 터.
MBTI로 나를 보는 게 아니고 다른 15개의 유형을 보는 것 말이다.
ENTP는 그냥 놔두면 워낙 자기애 강하고 자기중심적이라,
다른 유형은 별 관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한 번 정도씩 봐둘만하고,
아마 굉장히 놀랄 것이다.
# 바운더리
ENTP는 일단 타인의 '선'에 대한 이해가 정말로 필요하다.
이는 변론가형 사람에게 어려운 일로 자기 생각과 감정을 잠시 뒤로한 채 타인의 다른 관점을 헤아릴 때면, 비록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따지기 좋아하는 이들의 성격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에 금이 갔다는 생각에 속상해하기도 합니다.
'의도하지 않았다' 부분이 중요한 포인트다.
필터링 없이 직설적으로 얘기할 때 상대를 공격하려고 하는 의도는 분명 없다.
내 관점에서는 허용이 가능한 선이라고 판단했기에 말했겠지.
상대방 기분과 감정을 무시해서라기 보다,
'보통 이 정도는 그냥 누구나 허용할 만한 수준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그 범위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문제는,
ENTP가 이 소위 선의 영역, 바운더리가 확실히 넓은 편이다.
애초에 계속 관행, 절차, 관습 같은 것에 충돌이 나는 게 고민인 사람인데,
충돌하는 이유 중 상당 부분이 도무지 이해 안 가는 바운더리 들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말하면,
그냥 신념이나 가치관의 범위가 촘촘하지 않은 와중에,
금방 금방 새로운 것을 추구하다 보니 명확하게 딱 잘라 있는 '선'들이 없다.
내 멋대로 타인에게도 같이 적용하게 되는데,
타인에 대해 별다른 편견 없이 바라보는 편이다.
오히려 이게 문제가 될 때도 있다.
상대도 모든 것에 패시브로 오픈 되어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ENTP 영상이나 경험담 보면 계속 나오는 얘기다.
# 욕이야 칭찬이야?
똘아이, 꼴통, 미친Norm, 쓰레기.
딱히 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물론 진짜 나쁜 짓 하고 아주 심각한 범죄 상황에 대해 얘기할 때는 욕이지만,
내 나름 굉장히 남다르고 특이한 것에 대한 극찬으로 여겼다.
대학 때,
정확히 기억 안 나는 데 친한 형이 어떤 문제를 도박적인 승부수를 던져서 해결한 상황이었다.
나는 나름 리스펙트 한다고,
'와, Bro. 알고 보니 완전 똘아이였구나, 완전 미친 짓 한 번 지르셨네요! 이번 달 Jor la 멋진 쓰뤠기!'
내 나름대로 진심 리스펙트.
와 근데 갑자기 진짜 정색을 하더라고.
'음. 모벳아 너가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그건 아닌 것 같다. 그 말 취소해라'
솔직히 당시에 어떤 포인트에 이 양반이 기분이 언짢아졌는지 전혀 파악을 못했었다.
아놔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욕 먹으면 극찬인데.
이 정도 나오면 극찬!
여하튼 이건 뭐 게임을 할 때이고,
현실은 또 다르니.
누가 나한테 '미친 또라이 새끼'라고 하면 극찬으로 받아들일 것 같은데.
'너는 기존에 있는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접근법으로 남들이 생각하는 틀을 깨고 무엇인가 한 사람이구나'로 다가왔거든.
전형적인,
내 기준의 바운더리를 상대에게 그냥 적용한 꼴이다.
보통 20대 때 많은 참교육을 통해서 타인의 바운더리를 깨닫게 된다.
쉽게 고쳐지진 않아.
단지 팁을 주자면,
대부분의 타인은 ENTP가 생각하는 허용의 기준의 바운더리 보다 작을 확률이 높다.
ENTP가 성격이 좋거나 그릇이 좋아서?
절대 아니다.
단지 ENTP는 훨씬 무신경하고 사회적인 바운더리를 무시하기에 일부러 더 보란 듯이 공격적으로 오픈 마인드를 가진다.
원래도 딱히 평등 패시브로 강하게 깔려있고 판단보다는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데,
'어 그거 사회에서 금기하는 거야? 난 더 할 거야. 난 더 받아들일 거야!!!'라는 개김까지 가세한다.
여기에 천부적인 개그 욕심까지 생기면,
무리한 드립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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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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