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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고랜드 사태 그리고 헤어질 결심 채권 에세이 #2
    일반 정보 2024. 1. 18.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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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말년식 설명

    천천히 레고랜드 발 채권 시장 에세이를 쓰고 있었는데,

    그 사이 흥국생명 신종채권 사태까지 발생했네?

    흥국생명이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채권 조기 상환을 연기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또다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로 가뜩이나 자금줄이 막힌 상황에서 해외 채권 시장마저 국내 기업들에 등을 돌릴 경우 재무구조가 불안한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제2의 레고랜드’, ‘제2의 흥국생명’이 나올 가능성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자세한 내용들은 그럴싸한 유튜브와 블로그들이 있을 테고,

    나는 그냥 초보들 위해 이말년 그림 그리듯 설명하련다.

    묘하게 닮았는데 매우 간결한.

    금융시장을 이런 느낌으로 그려보는 거지 뭐.

     

    앞서 말했듯,

    채권 시장하면 하면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사람들 모임이라고 간단히 생각해 버리자.

    그리고 채권 발행은 돈 빌리는 것,

    채권 투자는 돈 빌려주는 것!

    보증이라는 것은 돈 빌려주는 사람 걱정 덜어주는 것이다.

    레고랜드 사태 요약하면,

    레고랜드 만들려니 주머니 쌈짓돈이 없어,

    그래서 담당한 중도개발공사가 채권 발행함(돈 빌리려 함),

    돈 빌려주는 사람이 좀 까리해,

    그래서 강원도 형님께서 '마! 내가 보증한다!'라고 했지.

    돈 빌려주는 사람은 '오호! 강원도께서 돈 띵까먹을리 없으니 빌려줘야지'

    그런데,

    갑자기 강원도가 '아 몰라 몰라 알아서, 네가 알아서 해'라고 하니까,

    돈 빌려주는 사람(채권시장)들이 '와씨 이거 레알이냐? 그럼 다른 지방정부 형님들이 백으로 있는 것도 믿을 수 있는 거야?' 하면서 난리가 난 게 지지난 주까지 스토리다.

    그래서 이렇게 되면 무슨 일이 있냐고?

    돈을 안 빌려주고,

    돈을 못 빌리는 거거든.

    당장 너 마이너스 통장을 다 갚아야 한다고 생각해 봐.

    나의 경우만 해도,

    만약 은행이 오늘 당장 마이너스 통장 만기 연장 안 해주면 진짜 골치 아픈 상황이다.

    물론 월급이 나오고 자산을 팔면 갚을 수 있지만,

    당장 갚는 것은 상당히 골치 아프고 곤란한 일이다.

    만약 갚으라고 하면 어떻게 할까?

    나야 또 어디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 대출하는 곳을 찾을 것이다.

    그런데 은행들이 안 해준다?

    제2금융권으로 가겠지,

    저축은행, 카드, 보험 대출 등등.

    거기도 안 해줘?

    그러면 뭐 사채까지 가든가 아니면 자산을 팔아야지.

    아우 완전히 작은 하마 건드리는 상황이 되는 거다.

    # 회사가 돈 빌리는 것

    지금 채권 시장이 그런 상황이야.

    채권 시장은 돈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

    채권 발행은 돈 빌리는 것으로 생각하면,

    채권 시장이 얼어붙었다 경색이다 어쩌고는 결국 다 돈 빌리고 빌려주는 게 안되는 거다.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 “채권 말고 다른 방법은?”

    레고랜드에 흥국생명까지… 채권시장 ‘살얼음’

    채권 발행했는데 실패했다는 뜻은,

    채권을 사줄 사람이 없다는 뜻이고,

    채권을 사다 = 돈을 빌려주다니까 결국 돈 빌려줄 사람이 없다는 거지.

    그러면 누가 돈 빌려줄까?

    다시 말해 이런 위기에 누가 채권을 사줄까?

    한국은행.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채 시장은 살얼음판 그 자체다. 신용등급 최상위에 가까운 우량 기업들이 투자자 모집에 연이어 실패하고 있다. 연기금과 보험사, 공제회 등과 같은 주요 기관들이 지갑을 아예 닫아버린 탓이다. SKT·KT와 함께 통신 시장의 과점 사업자인 LG유플러스조차 '미매각'을 기록할 정도다.

    이에 결국 발권력을 동원한 최종 대부자로서 한국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금융권에서는 이번 지원책에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등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했으나 제외됐다"며 "한국은행의 무제한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 SPV 설립 등이 제외된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이후 단기자금시장 경색 위기가 커지고 있다. 사태 진정을 위해 정부가 지난 23일 50조 원이 넘는 유동성 공급 조치를 내놓았지만 시장은 대책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최종대부자’인 한국은행이 직접 등판하길 원하고 있다.

    그리고 돈 구하는 곳이 꼭 채권시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이라는 곳이 왜 있겠는가.

    채권 막히자 기업대출 급증…이자 급증에 부실 우려 확산

    들어 시중은행 기업대출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고랜드 사태로 최근 회사채 시장이 위축된 데다, 정부도 채권발행 대신 은행 대출을 권장하면서 기업들이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 리스크가 상존한 가운데 대출 증가에 따른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5대 금융지주, 95조원 규모 유동성·자금 지원 나선다(종합)

    유동성 공급 73조·채안·증안펀드 12조·계열사 자금공급 10조 지원

    금융위원장 "시장 상황 더는 악화되지 않아…시장참가자 협조 필요"

    금융시장 안정시까지 금융위원장·5대 금융지주회장 간담회 정례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5대 금융지주는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고 공기업과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 특은채·여전채·회사채·기업어음(CP)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나선다.

    # 헤어질 결심

    레고랜드 발 김진태 지사 발언은 확실히 금융관점에 폭탄 같은 거긴 한데,

    시장이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은 역시 타이밍이다.

    우리 모두 한동안 기나긴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과잉 공급인 것을 알 것이다.

    말이 그럴싸한데,

    이자 싸서 돈 마구마구 빌리고 빌려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부채 과잉,

    부채 폭탄 뇌관 다 그런 의미이다.

    [마틴 코프먼/IMF 한국 담당 수석 : "확실하게 인플레이션을 누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 쪽에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다른 부문도 오르기 때문입니다. 이걸 막는 게 중요합니다."]

    아시아 화폐 가치의 잇단 하락으로 외환위기 우려까지 제기되는데, IMF는 현재 아시아 상황은 괜찮다면서도 빚을 최대 뇌관으로 꼽았습니다.

    우리도 무슨 폭탄이 터질 것 같으면 그 징후에 예민 해지 잖아.

    금융시장도 마찬가지지.

    강원도 레고랜드 빚 꼴랑 2050억 원?

    개인에게 상상도 못하는 금액이지만,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뭐 그냥저냥 한 돈이다.

    금액이 문제가 아니고 신용에 대한 문제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태와 관련 "지금 (금융) 시장은 나뭇잎 하나 땅바닥에 떨어져도 '다리 무너지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굉장히 불안감이 크다"며 "국내외 채권시장이 (자금이) 급격히 말라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이란 게 뭐 대단한 메커니즘이 아니다.

    그 중심 축의 신용이라는 것은 개인도 쉽게 상상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치 연인 간 관계의 신뢰 같은 것이다.

    서로 죽고 못 사는 불꽃튀는 관계에서는 웬만한 일로는 서로 간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남녀 사이의 그 믿음이나 금융 시장의 믿음이나 믿음 신뢰 신용이 동작하는 방식은 비슷할 것이다.

    불꽃 사랑 모드일 때,

    남자/여자친구가 급전이 필요할 때 돈 빌려주는 거야 크게 고민하지 않잖아.

    하지만,

    슬슬 권태기가 오고 있을 때,

    가벼운 싸움에 '우리 헤어져'라고 빈말로 던졌을 때,

    '하하, 농담이야...'

    '너 한 번도 헤어지자고 한 적 없잖아, 정말 헤어지고 싶어?'로 시작되는 믿음에 대한 균열.

    '에이 화가 나서 갑자기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야'라는 말에도,

    헤어질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아, 정말로 화가 나서 실수로 나왔나 봐, 헤헤'가 안될 것이다.

    그리고 어느 한 쪽이 헤어질 결심을 할 수도 있다.

    지금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언젠간 거품이 꺼지든, 부채 뇌관이 터지든 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을 것이다.

    김진태 레고랜드 발 채권 시장 혼란은,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럴 거면 헤어져'를 외친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부터 모든 행동들이 의심이 가게 된 거고.

    '그러고 보니 요새 전화가 뜸해'

    '요새 만나면 어쩐지 지루해 하는 것 같아'

    '나와 헤어지려는 걸까'

    이런 권태기 극복에 평소보다 훨씬 큰 에너지가 소요되듯.

    금융시장도 이런 불안감을 잠재우려면 시장 기대치 이상의 방안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50조를 들고 나왔지.

    그 해법은 당연히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하는 건 숙명이다.

    지사는 이후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이 레고랜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불이행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단기채권시장은 이미 얼어붙은 뒤였다. 급기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경제당국이 50조 원 규모의 단기채권시장 안정화 정책을 내놓기까지 했다.

    증권가 등 금융시장 일각에서 ‘2000억 원 안 갚겠다는 한 마디에 50조 원을 불태웠다’는 과장 섞인 푸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50조 원은 경제당국이 발표한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50조 원+α 규모’ 확대 운영 계획에서 나온 액수다. 증권가에서는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발표된 가장 크고 광범위한 규모의 지원이라고 말한다.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위기를 그만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왜 그러냐고,

    남녀 간 싸운 후 화해 이벤트와 비슷해.

    상대방에 기대를 훨씬 상회하는 이벤트가 당연히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것이다.

    금융 알보칠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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