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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 하락장을 보며, 떠오르는 잡상
    일반 정보 2024. 1. 18. 02:35
     
     

    # 하락장이 펼쳐졌다

    주식 시장 박살 나기 시작하니,

    재테크의 '재'자도 듣기 싫겠지만,

    원래 진정한 내공은 하락장에서 쌓이는 법이다.

    왜냐하면 상승장에서는 눈 감고 다트에 주식 종목 써넣고 던져서 맞춘 것을 사도 돈을 번다.

    상승장에서는 앵무새가 찍어줘도 돈을 번다.

    자, 한국전력 찍어주셨으니 사면 된다.

    삼성전자라고?

    2009년에 정말 있었던 대앵무새님의 주식 찍어주기 실사례다.

    2009년 국내의 한 증권 포털사이트는 6월 말부터 6주 동안 앵무새와 개인 투자자 간의 주식투자 대회를 열었다. 이 기간 앵무새는 13.7%의 수익을 거뒀지만 개인들은 평균 원금의 -4.6%를 까먹었다. 투자 경력이 5년이 넘는 6명을 포함해 8명의 성과가 앵무새에 뒤졌다.

     

    하락장에도 꾸준히 재테크하고 주식시장에 기웃거린다면 일단 '중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에 초심자의 운이라는 게 있다.

    그냥 나온 말이 아니고 정말 시장 상황이 그렇게 만든다.

    당신이 주식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인데 주식을 시작했다고 하자.

    왜 하필 그때 시작했을까?

    주변에 너도 나도 돈을 벌었으니 시작했을 것이다.

    지금 같은 하락장에는 시작 안 하잖아.

    여하튼 그래서 초심자들이 시작할 때는 대세 상승기일 확률이 매우 높단 말이야.

    그리고,

    우리네 초심자들은 이런저런 책을 열심히 볼 것이다.

    가치 투자, 차트 매매 등등.

    그리고 공부한 대로 하니까 다 수익이나.

    '우와 나 천재인가?'

    이상하게 사는 족족 오른단 말이야.

    뭐 한 두 개 틀려도 다른 종목에서 수익 나고 말이다.

    점점 더 공부에 재미를 들인단 말이야.

    공부하는 대로 성과가 쫙쫙 나오니까.

    그리고 금액도 점점 커져.

    처음엔 손 벌벌 떨면서 50만 원 하던 게,

    어느덧 천 만원치 쉽게 쉽게 매매한다.

    한마디로 주식 포지션이 점점 늘어난다.

    그러다 하락장이 갑자기 오니,

    빠악!

    손실이 크게 난다.

    손실이 큰 이유는 그만큼 주식 포지션이 크기 때문이다.

    다들 주식 시장에서 피 흘리고 있어.

    유혈 낭자한 주식 시장.

    # 피 흘릴 때 사라

    딱 떠오르는 증시 격언이 하나 있잖아.

    '시장에 피가 낭자할 때 사라'

    그래 맞는 말이다.

    이 말은 내가 현금 비중이 높은 사람한테나 어울리는 말인데,

    우리네는 보통 시장이 유혈 낭자할 때,

    그 바닥에서 같이 피 흘리는 사람이라서 문제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어.

    지금까지 주식 판에 있고,

    이 격언도 아는 사람이면 거의 주식 풀 포지션이잖아?

    아니야?

     

    # 이미 풀 포지션

    미국 주식을 보자,

    투자 좀 하는 사람은 사실 다들 물려있을 확률이 높다.

    물려있다는 게 부정적인 의미로 얘기하는 게 아니다.

    정말 뛰어난 투자들은 이미 진작에 미국 주식 포지션이 컸을 것이다.

    금융 쪽 아는 사람 치고 얼마 전까지 미국 주식에 투자를 안 했을 수가 없다.

    그것도 매우 적극적으로 매수를 했을 것이다.

    또한 시차와 제약상 미국 주식 단타치고 잡주 몰빵하지 않는다.

    투자자들 대부분 어느 정도 충분한 분석과 지식을 기반으로 가치 투자나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했을 것이다.

    그리고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넷플릭스 등 누구나 알만한 단단한 성장주 위주로 말이다.

    그렇기에,

    강한 하락이 와도 저가 추가 매수를 했을지언정 손절은 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때문에 지금 이례적인 폭락세를 온몸으로 다 맞았을 확률이 높다.

    미국 주식 시장이 더 떨어져 정말 바닥이라고 생각되는 시기가 왔을 때,

    과연 살 여력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설사 추가로 들어갈 여력이 있을지라도,

    미국 주식이 이 정도 폭락장이면 원 달러 환율도 상당하다.

    즉 고환율로 달러로 환전해서 투자해도 상당한 부담이다.

    다들 여력이 많지가 않다.

    오히려 아이러니하게 여력이 지금 많은 사람은 미국 증시 불마켓을 안 탔던 사람이다.

    # 안전이 너무 좋아!

    그렇다면 피가 낭자할 때 주식 살 수 있는 사람은 누구냐고?

    너네가 술자리에서 재테크에 대해, 주식에 대해 일장연설을 했던 친구들이겠지.

    'XX야, 예금? 하아...아니...진짜...근데... 예금으로 언제 팔자 고치려고. 하아... 답답하네'

    이런 일장 연설들 좀 하셨을 거 아니야.

    그거 듣던 친구들,

    '주식 무서워! 예금 좋아!'하면서 묵묵히 예금만 했던 친구들.

    이 친구들이 현금 보유량이 가장 짱짱할 거야.

    그리고 지금 유혈 낭자할 때 사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금 보유 빵빵한 친구들은 지금 또 안 사!

    유혈 낭자한 주식을 보면서,

    통장 꾸욱 손에 쥐며 다시금 결심한다.

    '역시! 부모님이 맞았어, 주식은 사람 새끼가 하는 게 아니여! 검은 털 난 짐승들이나 하는 그런 곳은 얼씬도 하지 말아야지'

    그리고 안 사.

    그래서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우린 돈을 못 벌어.

    돈 번 사람은 환상 속의 동물 유니콘 마냥,

    환상의 나라 유튜버에들 있나보다.

    다행히 세계적인 헤지펀드 투자자 레이 달리오 센세가 한 가지 좋은 소식과 한 가지 나쁜 소식을 하나씩 얘기했다.

    현금이 쓰레기래.

    아싸 나에겐 쓰레기가 없어.

    달리오는 이날 CNBC인터뷰에서 현금이 여전히 “쓰레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물론 현금은 여전히 쓰레기”라며 “현금의 구매력이 얼마나 빠르게 줄어드는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더 쓰레기에 대한 말씀도 하셨더랬지.

    그는 이어 “주식은(현금 보다) 더 쓰레기”라며 인플레이션이 실질 수익률을 압박할 때 투자자들은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너무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몰려든 것이 문제라며 지난 수 개월간 주식시장은 가차없는 매도세에 몰렸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제거해야 할 거품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 것.

    하...젠장.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 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건만.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나는 울고, 돈은 내 계좌를 스치울 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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