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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걸스, 마치 중소형 가치주를 보는 듯이 왜 안 떴었지?일반 정보 2024. 1. 22. 11:26
# 엔터주 분석
와이프가 말하길,
‘아니 뭔 걸그룹 영상과 노래를 그리 하루 종일 들어?’
이럴 때 참 직업적인 외로움을 느낀다.
와이프가 금융권이 아니다 보니,
엔터주를 진지하게 분석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장 핫한 트랜드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나를!
뭘로 보는 것인가!
라고 했더니,
‘브레이브 걸스! 롤린! 엔터주!’
‘엔터주? 그 회사 주식이 뭔데’
‘주식 없어!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는 주식이 없다고!’
‘그럼 엔터주 분석한다며?’
‘어...그게...이게 군인들 덕에 떴잖어...어...그...그...아! 방산주와의 숨은 연관성에 대해....뭐 그런게 있어!’
‘금융은 무척 복잡하고 섬세한 분야라! 당신이 모르는게 있어! 엣헴’
EXID 위, 아래 이후 오랫만에 보는 역주행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더 극적이기도 하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전에 대한 분석 기사가 나오기 시작한다.
# 진짜 터프한 인더스터리, 걸그룹
역주행하는 브레이브 걸스를 보며 ‘이야 진짜 걸그룹 비즈니스 너무 빡세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대충 한 번보면 누가 누군지 구별이 될 정도로 나름 개성있는 멤버에,
가창력도 특색있고,
무엇보다 노래들이 꽤 괜찮던데.
특히 내 스타일 노래가 한 곡 있네.
롤린(Rollin’) 말고.
‘운전만해’.
나이 먹으니 요새 다시 신스팝계열 아니 시티팝이라고 해야하나 이쪽을 많이 듣게 된다.
유빈의 ‘숙녀’라든지,
윤종신의 ‘써머 맨’이라든지,
뮤지의 ‘아가씨2’
나미의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 전용운 리믹스라든지 등등.
브레이브 걸스 ‘운전만해’,
이거 꽤나 잘 뽑아낸 뉴트로 시티팝이다.
내 최근 노동요는 ‘운전만해’이다.
브레이브 걸스 영상은 그다지 안 보는데 음악은 주구장천듣고 있네.
한편으로 이런 장르를 요새 다시 들으면 씁쓸하다.
트렌드가 한 바퀴 도는 것을 직접 경험하니 나이가 먹어간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과거에 시티팝스러운 음악은 세련된 최신 음악장르로 들었는데,
지금은 추억의 레트로를 세련되게 뉴트로로 다시 돌아온 유행같은 장르가 되었으니 말이다.
여튼,
갑자기 역주행하면 궁금하잖아.
# 무슨 가치주인가
역주행 스토리가 흥미진진했다.
[파고들기]4년 묵은 '롤린'으로 쓴 브레이브걸스 역전극
.
군부대 행사에서 특히 더 인기 끈 '숨은 명곡'
무대+댓글 모음 영상과 댓글 놀이로 화제된 후 각종 음원 차트 1위 석권
'롤린' 역주행, 오랫동안 빛 보지 못했던 그룹 자체의 생명력까지 좌우
코로나19로 대면 행사 불가한 상황…열광적 응원 장면 더 주목받아
"음악뿐 아니라 문화산업 전반에 '서사'가 미치는 영향력 커진 듯"
"새로운 기회 열어준 셈…좋은 곡과 무대 재조명하는 문화 생겼으면"
"극적 사례이지만 허약한 걸그룹 시장 반영하기도"
역주행 에너지는 군부대에서 계속 쌓여있던 것 같은데,
유튜브 알고리즘이 불꽃을 붙여서 크게 빵하고 터진 모양이다.
군대 안 간 사람은 아마 군인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이 단지 걸그룹이 섹시하면 다 통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노래도 어떤 형태든 좋아야 꾸준히 인수인계 받으며 내려간다.
특히 군대 내무반 생활하면서 고되게 해야할 일들이 많기에 노동요가 매우 중요하다.
쉬는 시간에야 섹시 걸그룹 눈으로 보는 노래가 좋겠지만,
일상에서는 노동요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부대내에 생명력을 가지고 꾸준히 인기 있는 노래들은 나름 저력이 있다.
여튼,
이런 또 재미있는 이슈는 찾아보는지라 브레이브걸스 역주행 과정을 보니,
꼭 주가가 오랜 기간 바닥을 기었던 가치주가 재평가 받아서 그 가격을 찾아가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좀 억지로 브레이브걸스 역주행과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주식을 대입해 보자면.
브레이브 걸스는 ESG 주식 최근에 각광 받는 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 중소형 가치주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딴 약자로,
기업을 평가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예전에는 그냥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했는데,
요새는 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비재무적 요소인 ESG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요새 빌런 같은 기업은 한방에 매출에 타격을 줄 정도로 SNS가 발달한 세상 아닌가.
특히 MZ세대는 이에 따라 혼쭐 혹은 돈쭐을 내기 때문에 기업들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브레이브 걸스는 어떻게 보면 사회(Soical) 쪽 재평가로 뜬거지 뭐.
그 시작은 사회가 군인 사회?
위문 공연 횟수도 많고 그와 더불어 각종 미담도 많이 나오며,
최근 학폭 논란 연에계 쪽과 사뭇 다른 분위기에 힘을 받는 모양이다.
노래 쪽은 원래 인정 받았고 말이다.
꼭 국내 중소형 가치주 같다.
우리나라에서 중소형 가치주 투자가 참 어렵다.
충분한 실적을 내고 있어도 실적 모멘템을 이어갈 투자수요가 모자르다.
‘너네 회사 참 좋은데 너네 왜 주가가 왜 아직도 이러냐?’이런 형태다.
브레이브 걸스가 딱 중소형 가치주였는데 ESG 쪽 평가가 쭉 올라간데다,
역주행 스토리도 좋다.
서사!
성장주 얘기긴 하지만,
요새 주가 적정성을 도무지 설명하기 힘들기에 PDR(Price to dream ratio),
‘당신의 꿈은 얼마입니까’라는 농담까지 나온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내리티브며 스토리 아닌가.
나도 좀 사이다 같은 일이 없는 세상,
브레이브 걸스 달빛요정급 역전홈런하는 걸 보는 것 같긴하다.
여튼 20대 군인과 예비역이 원기옥을 모아서,
중소형 ESG 가치주가 제 가격을 찾아가게 해주어 성장 모멘텀까지 화끈하게 탔다.
한가지 걱정인건,
브레이브 걸스를 주식으로 비유하고,
20대, 30대 남자들의 선택을 투자라고 비유하고 나니,
갑자기 뭔가 불안한데...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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