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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젝트 진행 × EU 백신 정책
    일반 정보 2024. 1. 21. 05:25
     
     

    # 회피해서는 안 되는 위험

    유럽의 백신 정책 실패 관련 기사를 하나 접했다..

    “관료주의, 보신주의, 타산주의, 정치적 책임 부재…. 이 모든 요소들이 한데 엉켜 유럽의 백신 정책 대실패를 만들어냈다.”

    .

    혈전 부작용 우려를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던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유럽의약품청(EMA) 발표 후 뒤늦게 접종을 재개하자 유럽의 잇따른 판단 착오로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결국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 그리고 뒤늦은 접종 재개 문제 관련 얘기다.

    아스트라제네카 얘기는 아니고,

    기사에서 나온 정책이 산으로 가는 얘기를 보며,

    과거에 IT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는 과정들과 오버랩이 돼서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봤다.

    어디나 똑같구먼!

    최초에 IT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현재 보다 더 나은 내일이다.

    지금 있는 것들로 하나하나 개선하는 것으로 한계가 왔을 때 판 업고 가는 것 말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최초의 의지는 점점 옅어져가고,

    과거 회귀에 대한 욕망이 강렬하게 일어난다.

    '아 놔, 그냥 옛날 대로 해줘'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도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유럽의 백신 실패는 몇몇 나쁜 지도자가 내린 나쁜 결정 때문이 아니라, 유로존 위기 때부터 반복돼 온 EU의 관료주의와 경직성 등 근본적 결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많은 회원국의 의견을 하나하나 조율해야 하는 EU의 관료들은 위험 회피주의가 매우 강한데, 회피해선 안되는 위험까지 회피하려 해서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됐다”고 비판했다.

    대부분 원인은 구성원 하나하나 의견을 반영하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듯하다.

    한마디로 호불호 없는 모두가 '호'하는 상황을 만들려다 보니,

    회피해서는 안 되는 위험이 따르는 결정도 회피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마치,

    분식집에서 혹시 돈가스 찾는 손님을 위해,

    돌솥비빔밥 찾는 손님을 위해,

    카레 찾는 손님을 위해,

    이 세상 모든 메뉴를 넣다가 애매해지는 경우도 많다.

    # 프로젝트 비용 문제

    프로젝트 예산이나 견적을 주고받는 과정도 떠오른다.

    유럽 각 국가들은 대량 구매 이점을 누리기 위해 백신 계약을 EU에 일임했다. EU는 회원국들로부터 비싸게 샀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가격을 깎으려고 백신 제조사들과 힘겨루기를 했다. 그 결과 영국이나 미국보다 계약 체결이 뒤처지면서, 연쇄적으로 EMA의 아스트라제네카 사용 승인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

    EMA가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얻어야 하다보니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결정을 내릴 때마다 50개 주 하나하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내가 속한 외국계 회사는 프로젝트의 업무 범위를 어느 정도 명확히 산정하고,

    그에 따라 프로젝트 비용을 산정하는 로직이 있다.

    그래서 나름 정확한 원가를 산정하고 적정 마진을 붙여서 견적 금액을 만든다.

    본사가 한국 비즈니스를 해본 경험이 적다 보니,

    관행적으로 가격을 할인하는 문화에 대해서 무지했다.

    나도 열심히 한국의 관행을 설명해 줘서 어느 정도 할인율이 나올 수 있게 견적서에는 넉넉하게 써놓으라고 했건만.

    끄응.

    굉장히 정확하게 금액을 제시하는 바람에,

    이 계약 과정에서 상당히 애를 먹었다.

    사실 프로젝트 발주 담당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충분히 검토해야 하고 비싸게 발주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에 말이다.

    단지 이 과정이 길어져서 소위 나이스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 입장에서는 사전에 우수한 자원을 확보했지만,

    프로젝트 협상 과정이 길어지면서 다른 데로 보낼 수밖에 없었거나.

    최적의 자원 분배 계획을 세웠는데,

    예상치 않은 협상 기한 지연으로 계획을 이리저리 변경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고 말이다.

    여러 다른 곳에서 비슷한 맥락으로 흐르는 것을 보면,

    세상사를 관통하는 세상의 물리라는 있는 것 같기도 하며,

    왜 꼰대 되면 '인문학을 읽어야 하오!!!' 하는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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