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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태크 초보 - 주식 추천에 대한 부담감에 관하여
    일반 정보 2024. 1. 27. 01:52
     
     

    # 주식 추천의 추억

    주식을 추천해 달래.

    금융공학 쪽 공부하고 자본시장 쪽에 일하면 주변에서 자주 물어봐.

    늘 아는 게 아니다.

    나도 주식을 매일 보진 않지.

    아드레날린이 팡팡 터져 나오는 일이라 하루 종일 하고 싶어.

    단지 물리적인 시간이 없다.

    내가 꼭 안 해도 내가 든 펀드나 연금 쪽에서 알아서 할 노릇이다.

    내 펀드가 마이너스 일지라도.

    에휴.

    여하튼,

    주식에 관록 좀 생기면 나름 아름다운 종목을 주변에 추천하고자 하는 욕구가 마구 솟아오른다.

    내가 너희에게 가슴 웅장해질만한 소스를 하나 가져왔느니라.

    주식을 추천하는 사람의 리스크는 뭘까.

    추천했는데 안 오르는 것?

    물론 그것도 있지만 정말 큰 문제는 파는 시기, 손절 시기를 알려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살 때는 얘기해 줄 수 있으나,

    팔 때는 얘기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만약 팔 때도 얘기해줄 수 없다면 추천하는 일은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당신이 적중률이 높을수록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업력이 많은 금융 전문가가 회사를 대표해서 종목을 추천해도,

    개인적으로 종목을 안 찍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개인의 나쁜 기억에 기인하기도 할 것이다.

    # 신뢰가 쌓일수록

     

    당신의 주식 찍는 적중률이 높고 그로 인해 이익을 본 사람들은 점점 당신에 대해 신뢰를 한다.

    신뢰만 하면 문제가 아닌데,

    점점 베팅 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

    A 주식이 좋다고?

    그래 처음에는 100만 원만 해볼까.

    엇 A 주식 정말 올랐네? 다른 것도 추천해 줘봐.

    B 주식? 이번엔 한 500만 원 넣어볼까.

    이야! 너 짱이다. 탱큐 덕분에 돈 벌었어.

    뭐 C 주식도? 아 물론 투자는 개인 책임이지.

    이번엔 한 번 대출받아서 몰빵 1억 넣어보자.

    어 근데 이번에 왜 이러지.

    근데 매번 적중될 리가 없고,

    코로나 같은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면 슬픈 예감이 다가온다.

    그리고.

    슬픈 예감은...

    매수 종목과 시점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으나,

    매도 시점과 매도 조건에 대해서는?

    매도 시점까지 애프터서비스를 해줄 수 없기에 상당히 리스키 하다.

    당신이 적중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문제다.

    투자가 거듭될수록 들어가는 베팅금액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점점 적중률이 높아지고 신뢰가 높아질수록 몰빵 욕구가 커진다.

    물론 투자는 철저히 개인 책임이다.

    추천들은 상대도 너무 잘 알지.

    이 바닥 국룰이잖아.

    상대도 다 알고 그럴싸한 생각은 있다.

    문제는 시장에 처맞기 전까지다.

     

    사람이 대규모 손실 구간에 들어가면 매우 복잡한 캐릭터가 된다.

    복잡해진 캐릭터는 왜 이런 상태까지 되었는지 고민에 고민을 하게 된단 말이야.

    문득 이 모든 것은 당신의 정성 어린 추천이라는 생각에 다다른 등장인물이 생길 수도 있지.

    주식에 능한 당신도 추천한 종목을 투자했겠지만,

    익절, 손절 타이밍 잘 잡아서 알아서 쌈짓돈 들고 탈출했을 때가 문제다.

    덩그러니 남겨진 사람들.

    이런 이유로 업계 사람 중에 개인적으로 블로그나 SNS에 절대 종목 추천하지 않은 분들이 많다.

    오히려 주식 추천해달라고 물어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종목을 찍어달라고 하면서 너라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나갈거냐,

    혹은 익절, 손절 정도도 한 번 물어보든다.

    타이타닉에 올라타도 최소한 구명 보트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알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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