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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연, 나눔의 집 기부 그리고 냉정한 이타주의
    일반 정보 2024. 1. 30. 02:01
     
     

    # 안타깝다

    이런 기사를 보니 참 안타깝다.

    "그 돈(기부금)을 쓴 적이 없습니다. 이것은 할머니들한테 쓰는 게 아니고 도대체 어디 쓰는지, 쓴 적이 없습니다."

    .

    "(수요집회에 참석한) 그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습니까. 십시일반으로 돈을 내지 않습니까. 그 돈을 그럼 어디에 씁니까."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익법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사용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정의연도 그렇고 나눔의 집도 그런 말이다.

    이용수 할머니 말씀대로,

    죄는 지은 대로 가고 공은 닦은 대로 갈 것이나,

    어쨌든,

    이번 사건은 가뜩이나 사랑의 열매 때도 그랬지만,

    기부 문화에 참 부정적일 것이다.

    불법적인 부분을 차지하고서라도,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 참 입장이 다르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날 식사 때를 놓쳐) 윤 당선자에게 '때가 늦어 배가 고픈데 맛있는 것 사 달라'고 하자 윤 당선자가 '돈 없다'고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최민희 전 의원이 이런 얘기를 했는데,

    최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모금된 돈으로 누구 개인에게 누가 밥을 먹자 그러면 지출할 수가 없는 구조”라고 했다.

    사실 나는 거창한 대의보다는,

    그냥 할머니들이 맛있는 거 먹을 수 있게 내 기부금이 쓰이길 바랬다.

    차라리 할머니들 등 따시고 배부르게 하는 걸 목적으로 하는 단체가 있으면 거기에 하고 싶다.

    # 냉정한 이타주의

     

    냉정한 이타주의라는 책이 있다.

    난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책인데,

    요사이 한 번 살펴보게 된다.

    저자는 맥어스킬은 기부문화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효율적 이타주의 운동을 했던 사람이다.

    단순히 남을 돕는 것에 그치지 않고,

    효율도 따져야한다는 것이다.

    이타주의가 희생을 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 생각은 다르다. 남을 도우면서 안락한 삶을 누리는 것도 이타주의다. ‘효율’은 주어진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둔다는 의미다. 중요한 건 효율적 이타주의가 ‘그만저만한’ 선행을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힘닿는 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부키 중

    너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나는 딱히 그동안 관심을 두진 않았었다.

    ‘알아서 잘 하겠지 뭐.’ 이런 마음이었다고 할까.

    어떤 선행이 효율적인지 판단하려면 착한 일에도 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남을 돕는 ‘특정’ 방식이 ‘소용없다’고 주장하거나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어떤 방식이 ‘가장’ 좋은지 따져 보고 그것부터 먼저 실천하자는 말이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부키 중

    효율을 굳이 따질 분야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남을 도우려 할 때 돈을 ‘잘’ 쓰는 것과 ‘가장 잘’ 쓰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그러므로 ‘이 사업을 시행하는 게 돈을 잘 쓰는 일일까?’라고 묻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이 사업을 시행하는 게 돈을 가장 잘 쓰는 일일까?’를 물어야 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부키 중

    공은 공이고 과는 과일 것이다.

    # 회계, 오 회계

    회계, 오 회계.

    자선단체를 평가하는 일반적인 방법의 하나는 지출내역을 살펴보는 것이다. 단체의 운영비는 얼마인지, CEO 연봉은 얼마인지, 주요 사업비로 직접 투입되는 기부금 비율은 얼마인지 각각의 비중을 따져보는 것이다

    .

    채러티네비게이터도 이 방법을 활용한다. 자선단체 평가기관 중 가장 역사가 길고 널리 알려진 채러티네비게이터는 15년간 이 접근법을 고수하고 있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부키 중

    향후 기부 문화를 위해서라도 좀 깔끔한 시스템이 필요한 것 같다.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회계 감사를 받아서 투명성을 보장하면 그렇지 않은 것보다는 더 기부자들이 몰릴 것"이라며 "또 운용 리포트를 제대로 만들어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기부자들이 100원을 줬을 때 정말 도우려는 분들 손에 얼마나 가는지 효율성 지표를 많이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전체적인 현황도 공개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단체에 따르면 “기부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재무건정성이야말로 사업의 성과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지표임을 잘 알고 있다. 대다수 사업 분야에서 가장 효율적인 자선단체들은 예산의 75퍼센트 이상을 사업비로 쓰고 모금 경비나 운영비 비중은 25퍼센트도 채 안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부키 중

    힘들게 벌어 기부한 돈이 실제로 좋은 뜻을 이루는 데 쓰이길 바라지,

    헛돈으로 낭비되길 바라는 사람은 없잖아.

    하지만,

    책은 재무 건전성만으로 자선단체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건 잘못된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비용효율성 개념에 대해서 얘기한다.

    제한된 돈으로 단체가 거둔 성과를 추정하려면 ‘효율성’이 아닌 ‘비용효율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A단체와 B단체 모두 구충제 보급 사업을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는 있지만 B단체가 A단체의 절반 비용으로 동일한 성과를 낸다면 B단체에 기부할 때 2배의 효과를 거둔 셈이 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부키 중

    또한 당연히 비용효율성에 대해 증빙을 해야할 것이고.

    비용효율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증명할 증거가 빈약한 단체와 비용효율성은 그보다 떨어져도 그 증거가 명백한 단체가 있다면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부키 중

    # 도덕적 허가

    책에 인상 깊게 본 구절은 도덕적 허가 부분이었다.

    공정무역, 윤리적인 소비가 반드시 좋은 결과만 가져오지 않는다는 내용과 함께,

    도덕적 허가에 대한 개념을 들고나온다.

    그런데 윤리적 소비와 기부의 차이는 이게 다가 아니다. 윤리적 소비 물결이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고 생각할 만한 까닭이 있다. 바로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도덕적 허가moral licensing’ 효과 때문이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부키 중

    도덕적 허가라는 것은,

    착한 일을 한 번 하고 나면 이후에 선행을 덜 실천하는 것으로 보상받으려 하는 경향을 말한다.

    예를 들어,

    거짓말과 보상에 관련된 특정 윤리에 관한 실험을 했는데,

    친환경 상품을 고른 피험자들의 거짓 대답 횟수와 돈을 훔친 건수가 일반 상품을 고른 사람들에 비해 훨씬 많았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부키 중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기회가 생기자 이전에 착한 일을 했다는 이유로 스스로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용납하는 경향이 나왔다고 한다.

    도덕적 허가 효과는 사람들이 실제로 착한 일을 하는 것보다 착해 보이는 것, 착한 행동을 했다고 인식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보여 준다. 에너지절약 전구를 구입하는 행위로 ‘내 몫을 했다’고 생각하면 조금 뒤에 잔돈 몇 푼을 훔쳐도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자기 인식이 흔들리지 않는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부키 중

    여하튼,

    그다지 눈에 안 들어왔던 책이었는데,

    지금도 딱히 관심사가 아니다 보니 아주 재미있게 읽은 건 아니지만,

    요새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서 읽어보니,

    몇몇 구절에 시선이 멈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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