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허브, 잠깐 꿈꾼 적이 있었지일반 정보 2024. 1. 30. 02:01
# 홍콩 대체할 도시
중국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가 홍콩보안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하면서,
싱가포르 정도는 '어이쿠, 우리의 금융허브의 입지는 강해지겠구나'하면서 씨익 웃을 수도 있다.
아...
금융허브, 오 마이 금융허브.
나도 한때 아주 잠깐 국뽕에 취해 우리나라도 금융허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꿈을 꾼 적이 있지.
지금도 꿈이다.
단지...
달콤한 꿈일세.
잠을 자던 제자가 잠에서 깨어 울고 있었다.
그걸 의아하게 여긴 스승이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니요'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니요,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
.
.
그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달콤한 인생 중
그러하다 달콤한 꿈.
홍콩을 둘러싼 미·중 갈등으로 뉴욕·런던과 함께 세계 3대 금융 중심지인 홍콩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면서, 누가 홍콩의 빈자리를 차지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싱가포르·상하이·도쿄 등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서울은 후보군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17년간 '동북아 금융 허브'를 외쳐온 한국의 씁쓸한 현주소다.
그래도 한때 달콤한 꿈을 꾼 적은 있었지.
글로벌 금융센터지수에서 서울은 2008년 53위에서 2015년 6위까지 순위가 상승해 이런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순위가 다시 곤두박질치며 지난해는 36위, 올해는 33위에 그쳤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도쿄·상하이·싱가포르·홍콩은 물론 베이징·선전·광저우·시드니·멜버른·웰링턴 등에도 경쟁력이 밀리는 것으로 평가됐다.
# 진로에 관한 구절을 보며
그런데 일하면서 외국 애들도 좀 만나보고,
외국계 출신, 외국에서 일했던 사람 등등 온갖 사람을 만나보니 알겠더라.
우리는 안 될 듯.
우리가 못한다는 느낌보다는 상대가 너무 잘한다라는 느낌이다.
일단 인적 자원 배분 측면에서 이길 수 없어.
예를 들어,
미국 중심으로 쓴 책이 하나 있는데,
여기에 진로에 관한 내용이 있어.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와 좀 인식이 달라.
의사가 특히나 미국에서 (금융 부문에는 못 미쳐도) 수입이 높다. 법조계는 생각보다 연봉이 높지 않다. 하버드 등 명문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는 이상 컨설팅이나 금융 부문만큼 높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 로스쿨을 다니는 동안에는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고 막대한 빚을 떠안은 채 졸업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 윌리엄 맥어스킬, 전미영 저
뭐 케이스마다 다르겠지만,
한국과 상황이 많이 차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최상위 우수인력은 대부분 의료와 법조 쪽으로 쫙 빨려 들어간다고 보면 되는데,
미국은 금융 쪽에서 쭉 빨아간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사시 수석하고 의대 수석 할 애들이 금융권에 가서,
성과급은 뭐 장난 없이 주니 영혼 갈아서 일하는 애들은 어찌 이길 수 있단 말인가.
한국도 보너스 장난 없이 줄 순 있긴 하지.
한국투자증권의 한 직원이 올해 상반기에 22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이는 이 회사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보다 9억원 더 많이 받은 것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김연추 차장은 지난 1∼6월 보수로 총 22억3천만원을 받았다.
급여로 1억1천100만원을 지급받고 상여로 21억1천900만원을 받았다.
현재 37살로 투자공학부 팀장을 맡고 있는 김 차장은 자신이 총괄한 금융투자상품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이 올해 상반기 큰 인기를 끌면서 상여금을 두둑이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김 차장 같은 사람이 증권사마다 한 50명씩 나온다며 또 모르지.
분명히 적성에는 안 맞지만 성적 좋아서 의대 간 친구들도 많을 것 아냐.
지인들을 봐도,
어떤 친구는 정말 딱 의사가 천직일 것 같기도 한데,
또 어떤 친구는 비즈니스맨 하면 정말 잘 했을 텐데 성적 때문에 의사 되었구나 하는 친구도 있고 말이다.
토스 이승건 대표도 치과의사 출신이고 말이다.
# 가상화폐 허브라도
어쨌든,
금융 허브는 글렀다면 가상화폐 허브라도 되길 바랐지만,
이 역시 망했지 뭐.
2017년 정도 비트코인 투기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런 기사가 뜬다.
세계 비트코인 거래에서 한국의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육박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의 1.9%가량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아마 얼마나 광적인 상태인지 보여주려는 기사였을 터.
하지만 난 오히려 놀라웠다.
금융종사자 입장에서는,
잘 활용하면 우리도 글로벌한 시장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15위, 1.7%.
외환 거래 시장에서 원화의 거래 비중이다.
이런 나라에서 원화 연동 비트코인이 전 세계 20%였다는 것은 정말 다이내믹 코리아다.
만약 비트코인이 금융상품이라고 본다면,
한국에 글로벌하게 20%를 차지하는 금융시장이 있는 것이다.
금융 허브라도 안되면 비트코인 허브라도...
시장을 만든다는 것은 아트 영역이다.
우리나라 똑똑한 친구 다 갖다 놓으면,
엄청난 파생상품은 만들 수 있지만 유통할 수 있는 활발한 시장은 만들기 어렵다.
아무리 이 친구들이 천재성을 발휘해도 시장 자체를 활성화하기는 정말 어렵다.
파생상품은 금융공학으로 만들 수 있지만,
시장을 만들려면 제도, 사회, 문화, 인문 등 복합적인 요소 필요한 아트 영역이기 때문이다.
국내 한정된 작은 시장,
장내 외환 FX 옵션 시장,
돈육선물 시장,
탄소배출권 시장 등 그렇게 활성화하려고 발버둥을 쳐도 힘들다.
국내 한정된 아주 작은 시장인데도 말이다.
비트코인 시장 글로벌 셰어 20%는 정말,
다이내믹 코리아의 투기성과 무조건 가즈아~! 정신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정말로 얻어걸린 것이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 등판과 함께,
그리고 100분 토론의 몇 장면과 함께 심연 속으로.
개인적으로 무척 아쉬웠던 것은,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에 대한 추가적인 이야기가 차단되게 된 듯하다.
금융사들도 이때 어이쿠야 눈치 보며,
블록체인에 대한 활용이나 리서치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버렸지 뭐.
여하튼,
금융 허브라...
달콤한 꿈이었다.
'일반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융사와 IT기업 합작은 왜 파경으로 끝나나 기사를 보며 #1 (0) 2024.01.30 금융사와 IT기업 합작은 왜 파경으로 끝나나 기사를 보며 #2 (0) 2024.01.30 정의연, 나눔의 집 기부 그리고 냉정한 이타주의 (1) 2024.01.30 델타항공을 둘러 싼 대현자 버핏과 양키 동학개미운동 (0) 2024.01.30 임계장 이야기, 비정규직 노인 경비원 (0) 2024.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