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한편 - 민음사의 흥미로운 인문학 잡지, 밀레니얼, 페미니즘 세대
    일반 정보 2024. 1. 27. 01:50
     

     

    # 인문학 잡지

    잡지는 역시 미용실에서 기다릴 때지.

    물론 '여자친구'는 기다렸지만(Had pp, 과거 완료형),

    '와이프'는 여기 미용실에 있지 말고 가서 애 데리고 산책하거나 집안 청소라도 하라고 하지.

    그래서 그런 잡지를 실컷 볼 기회가 없으니,

    이제는 잡지를 보려면 내돈내산 해야 한다.

    최근에 좀 흥미롭게 보고 있는 인문학 잡지 하나가 있다.

    민음사의 <한편>.

    콘셉트도 딱 편하다.

    "책보다 짧고 논문 보다 쉬운 한편의 인문학"

    1년에 3번 정도 나온다.

    현재는 <세대> 그리고 <인플루언서>가 발매되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학자들이 조리돌림 하듯 글을 쓴다.

    콘셉트처럼 '학문의 최전선에서 나온 다양한 관점과 깊은 통찰을 한편의 글로!'

    내가 좀 흥미롭게 본 편이 <페미니즘 세대 선언>, <밀레니얼은 다 똑같아?>였다.

    # 페미니즘 세대 선언

     

    일단 워워,

    페미니즘 얘기만 나오면 아드레날린 폭발하여 격분하는 사람들은 워워.

    그런 첨예한 남녀 싸움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20~30대에서 옹호하든 반대하든 '페미니즘' 뜨거운 동력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과거 386세대에게 '민주화'라는 게 뜨거운 동력이었듯,

    지금은 페미니즘이 다른 이슈보다 주장하든 반대하든 가장 불을 댕길 수 있는 동력이라는 의미지.

    근대 사회는 마치 증기기관을 단 기관차처럼 끊임없이 무질서와 불균형을 생산하며, 그래서 사회적 투쟁을 동력으로 역사의 진보를 향해 나아가는 '뜨거운' 사회다.

    그런 측면에서 페미니즘을 둘러싼 뜨거운 공방 때문에 '페미니즘 세대'라는 관점을 접근을 한다.

    왜냐하면,

    근대사회에서 세대란,

    근대사회에서 세대란 일정한 연령층이 가족과 친족의 범위를 넘어서 학교와 군대, 대학과 회사 등의 사회적 제도를 통한 공통의 경험을 기반으로 공통의 의식이나 마음을 형성하는 '사회적 세대'를 말한다.

    이런 공통 의식은 아마 인터넷의 발달로 어마어마하게 빠르고 넓게 동기화를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청년 세대의 여러 사회적인 의제 중 '페미니즘'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얘기하려는 것 같다.

    물론 페미니즘 세대라고 해서 페미니스트라는 것이 아니다.

    이 말은 오늘날의 청년세대 모두가 페미니스트라는 것이 아니라, 청년세대가 페미니즘과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관계 설정 없이는 자신의 정치적 주체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관점이다.

    앞서 말했듯 이 잡지에서 나온 내용들은 뭔 하나의 만물 법칙을 만들어 사회를 설명하겠다는 게 아니라,

    다양한 관점들을 좌르륵 소개하는 잡지다.

    나는 페미니즘을 둘러싼 갈등을 이런 관점으로 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386세대가 청년 세대였을 때 뭐랄까.

    '아버지에 반항하는 아들' 성격이 강했다.

    독재에 반항하는 어쩌고저쩌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아버지처럼 살기 싫어요!' 하면서 개기고 뭐 그런 장면도 나오고 말이다.

    지금은?

    아우 누가 그딴 소리 해.

    반항은 개뿔,

    '헤헤, 아바마마! 미천한 저에게 집 한 채 보태주신 것에 만세, 만세, 만만세!'

    안타깝게도 나부터 아버지 세대보다 더 잘 살 자신이 크다고 못하겠다.

    더 이상 청년성이 진보와 발전의 척도가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아버지에 반항하는 아들'이라는 근대의 특권적 서사가 무너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여성 운동 시각에서의 페미니즘 세대라는 글은 봤어도,

    세대 운동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한 글은 처음 접해서 신선했다.

    페미니즘을 옹호하고 반대를 모두 아우르는,

    -반 페미니즘 신념형 사람들도 결국은 페미니즘이라는 매개가 있는 것이기에-

    페미니즘을 매개로 하는 세대라는 정의 말이다.

    페미니즘 세대에 속하는 여성들은 각각의 페미니즘 분파를 통해서 다양한 세대 단위들을 형성하며 이는 페미니즘에 반발하는 남성 집단들에서도 만찬가지다.

    .

    청년세대의 생각과 행동이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에 의해 매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것이 페미니즘 세대라는 명명이 의미 있는 이유다.

    # 밀레니얼 세대

    밀레니얼은 다 똑같아라는 주제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자 책에 나온 밀레니얼의 특징.

    자극에 즉각 반응한다.

    .

    네트워크로 연결된 소비자이며, 한 브랜드에 충성하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를 동시에 소비한다.

    .

    개성이 강한 나만의 아이템을 즐긴다.

    .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다.

    .

    환경문제도 큰 고려 사항이다.

    .

    교육 수준이 높다.

    .

    욜로 소비가 일상화되어 있다.

    .

    회사에 고용되어 성장하는 것보다 작아도 내 스스로 경영하는 것이 더 좋다.

    뭐 우리가 그냥 그러려니 하는 당연한 소리들이다.

    근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이것은 '베트남 밀레니얼세대'를 다룬 베트남 언론에서 나온 기사다.

    이 글에서 흥미롭게 다루는 부분은,

    밀레니얼세대는 전 세계가 거의 특징이 유사할 정도로 서로 동기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호오?

    그렇다면 뭐 X세대는?

    X세대는 모든 나라에서 출몰하는데,

    X세대는 각 나라의 정치 사회에 따라 특징이 제각각이었다고 한다.

    단지 이전 세대와 다르다는 의미에서 X세대만이 공통점이다.

    베이비붐 시대는 또 어떠한가.

    중국의 베이붐, 미국의 베이붐, 한국의 베이붐 세대는 서로 개별적인 그룹으로 인지하고 있지 않나.

    반면 밀레니얼 세대의 모습은 각 나라 간의 공통점이 많다.

    그래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특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밀레니얼세대가 사장의 규모가 작을지 몰라도,

    이들을 통해 전 세계 시장을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K-pop이라든지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가 과거에 비해 쉽게 통하는 것은 이런 맥락일 수도 있겠다.

    김수현 서예지가 주연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14회가 방영된 지난 3일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7개국에서 넷플릭스 시청 1위를 차지했다. 이 드라마의 인기는 아시아를 넘어섰다. 페루에서는 4위, 호주에선 5위, 뉴질랜드 7위, 러시아 8위를 기록하는 등 27개국에서 10위권에 들었다. 190개국에서 서비스하는 넷플릭스의 글로벌 종합 순위에선 6위까지 올랐다. 한국 드라마로는 역대 최고 순위다.

    물론 밀레니얼 세대만 보는 건 아니겠지만,

    이런 감성들이 통한다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