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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진 미래, 대세상승장이 온다’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들
    일반 정보 2024. 1. 22. 11:33
     
     

    # 나는 누구인가

    요새 입문자 문턱을 넘겨주는 책들을 좀 살펴보고 있다.

    아무래도 나도 언젠가 책을 낼 텐데,

    나의 미래 잠재적 독자는 입문자 문턱 앞에 있는 독자들일 것이다.

    금융권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 금융 세계에 젖어있어서 그 문턱을 얼마나 낮춰야 하는지 감이 떨어진다.

    나도 자본시장 프로젝트 리드하면서 순수 IT분들과 얘기하다 보면,

    아 생각보다 내 기준의 금융 문턱이란 게 정말 높은 거였구나 생각이 참 많이 든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서점에 가면 문턱 넘기는 책들을 좀 살펴보고 있다.

    ‘정해진 미래, 대세상승장이 온다’라는 책을 잠깐 보며,

    투자자들을 흥미롭게 배치한 매트릭스를 접했다.

    투자 전략별, 버틈업 탑다운이냐로 매트릭스를 만들어 전설적인 투자자들 배치하였다.

    저 전설들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었으나,

    서로 간 상대적인 좌표로 구성해서 생각해 본 적은 딱히 없었다.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금융 공부라는 범위 끝이 없다.

    그리고 저 방식들을 모두 잘할 수도 없고 말이다.

    저 한 사람의 투자 철학 하나도 평생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최대한 빨리 자기 자신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고 빨리 갈 길 정해야 하는데 이것 또한 쉽지 않다.

    비유하면,

    우리 모두 매운 게 너무 땡기는데,

    어떤 사람은 낙지볶음으로 얻은 매운맛이 입에 맞고,

    어떤 사람은 마라탕으로 얻은 매운맛이 입에 맞고,

    어떤 사람은 매운 갈비찜으로 얻은 매운맛이 입에 맞을 것이다.

    우리 모두 돈을 벌고 싶다는 것은 당연한데,

    더불어 어떤 투자 스타일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도 한 편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투자에 성공하고 싶냐고 물으면,

    조지 소로스, 제시 리버모어 스타일이다.

     

    소로스도 자신의 몸이 시장 시스템 안에 있다고 느낀다. 그는 서프보드 나아가 파도의 움직임과 일체가 되는 서퍼처럼 시장 데이터를 자신의 지각과 긴밀하게 연결된 의식의 흐름으로 경험한다.

    .

    그는 동료와 직원들에게 목, 허리, 머리, 위장 등 어느 부위의 반응을 참고할 때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지 물으며, 자신은 요통을 느끼거나 잠을 설쳤을 때 중요한 투자 결정을 내린다고 했다.

    .

    그의 회사에서 일하는 또 다른 투자자는 호흡기 감염을 과도한 레버리지를 썼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귀중한 소프트 데이터로 삼기도 한다. 그래서 그가 회의에서 기침하면 소로스는 즉각 “위험을 줄일 때가 된 건가?”라고 묻는다.

    주식 투자만 국한해서 보면,

    어떤 사람은 가치 있는 주식을 발굴하는 데 기쁨을 느낄 것이고,

    그래서 회계 지식과 금융 지식을 이용하여 기업 공부, 종목 공부로 숨겨진 가치 주식을 찾는 데 희열을 느낄 것이다.

    가치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랑은 좀 안 맞더라.

    주식의 숨겨진 가치를 발굴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재미를 못 주었다.

    투자를 돈 버는 게 장 땡이긴 한데,

    어차피 돈도 크게 못 버는데 그 과정이라도 좀 즐길 수 있잖아?

     

    하한가 맞을 때맞더라도 내 스타일로 좀 투자 정도는 괜찮잖아?

    주식 그 자체를 분석하는 방식 투자가 있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온 갖 경제와 금융 소용돌이가 표출되는 주식 시장을 잘 아는 방법도 있다.

    즉,

    주식을 공부하는 사람,

    주식 시장을 공부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나의 경우 주식 시장의 흐름을 읽어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많다.

    기술전략과 탑다운 방식으로 1년 미만 보유하진 않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개별 주식 가치를 찾는 작업보다는,

    전체 시장에 변곡점을 줄 만한 요소들에 대해 더 집중하게 된다.

    뉴스도 대부분 탑다운으로 볼 수 있는 글로벌 경제를 가장 유심하게 본다.

    한국 시장을 공부할 때 역시 여기를 많이 보는데,

    미국에 자본이 얼마나 해외 쪽으로 나올지에 대한 감을 잡아보고 싶어서다.

     

    당연히 정답은 아니다.

    그렇다고 오답도 아니다.

    금융업에 종사했었는데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

    회사일을 떠나서 개인투자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해봤지만,

    그나마 상대적으로 시장 변곡점에 민감하고 모멘텀 투자가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슬픈 부분은 그나마라는 점이다.

    초기에는 워런 버핏이나 필립 피셔 흉내 내보겠다고 회계 공부도 해보고 재무 공부도 당연히 해봤지.

    지식은 잘 쌓이긴 하는데,

    정작 지식이 실천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가치 투자 쪽으로는 내가 감각이 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투자 쪽도 재능 영역이라 똑같은 재무제표를 봐도 보는 게 다른 것 같다.

    # 트레이더 보너스가 높은 이유

    트레이딩 분야는 금융 쪽에서도 많은 이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영역일 것이다.

    아무래도 젊은 나이에 많은 보너스를 바라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일 것이다.

    금융업에 들어오기 전에는 금융이 돈 넣고 돈 넣기인데 이렇게 많은 보너스를 줘야 하는 건가? 생각도 했었다.

    근데 금융업에 오래 있다 보니,

    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왜냐하면,

    그 보너스는 단지 실력 값 외에 운(Luck) 값을 사는 것이기도 하다.

    알다시피 워낙 트레이딩이나 자본시장 분야는 인기가 있는 터라,

    들어오고 싶은 소위 똑똑하다는 친구들이 넘치고 넘친다.

    학벌, 스펙 관점으로 다들 만렙에 가깝게 찍은 애들이 수두룩하다.

    매년 이렇게 많은 우수한 자원들이 들어오는데,

    어느 한 회사가 압도적으로 트레이딩으로 시장을 정복한다는 곳을 찍기 힘들고,

    설사 있다고 해도 그게 계속 유지되지도 않는다.

    만약 정말 금융지식과 똑똑함으로만 승부하는 바닥이라면,

    이렇게 수익이 예측불허하진 않을 터.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본시장, 자금시장은 진짜 내 마음대로 안되는 곳인듯하다.

    똑똑하다고 반드시 확정적으로 돈을 잘 버는 것은 아닌 듯하다.

    뭐 과거 금융으로 노벨상 탄 사람들조차 망했으니 말이다.

    운이라는 게 정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만약 운이라는 것을 수치화할 수 있다면,

    금융회사들은 운이 매우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경쟁적인 스카우트를 할 것이다.

    여하튼,

    그런 생각이 들다 보니,

    ‘아. 많은 보너스에는 ‘운’에 대한 가치도 있겠구나’ 생각이 참 많이 든다.

    생각해 봐라,

    작년 정도에 처음 주식 시장에 진입한 신입사원은 그냥 뭘 해도 돈을 벌었을 것이다.

    타이밍이 어쨌든 신입사원인데 트레이딩 잘해라는 타이틀이 붙을 것이다.

    그리고 수익이 잘 나면,

    과감한 트레이딩도 할 수 있거든,

    초조하지 않기에 리스크 관리도 꼼꼼히 하면서 시장 뷰에 과감할 수 있고 말이다.

    이런 걸 보면,

    재테크도 어떤 시기에 시작하냐도 참으로 중요하다.

    운 좋게 재테크를 작년 말부터 시작했던 사람들은 그냥 주식에 아름다운 기억밖에 없을 것 같다.

    특히 해외 주식을 해볼까? 했는데 막 쭉쭉 올라가니 말이다.

    또 한편 굉장히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트레이딩 경력이 좀 있던 분들은 의외로 이번 대세상승장에 크게 못 먹는 경우도 많았다.

    워낙 버블이 일어나고 꺼지는 것에 대한 경험이 많다 보니,

    굉장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조금씩 조금씩 먹고 빠지기를 하는듯하다.

    언제 폭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장이라는 생각이 들거든.

    엄청난 금융지식들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것이지.

    지금 같은 시장은 그냥 에이 몰라 묻고 떠블가 한 사람이 최고의 승자거든.

    여하튼,

    주말에 금융 바닥 출신이 아닌 분이 쓴 투자에 대한 글을 보다 보니,

    오히려 다른 시각에서 생각도 떠오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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