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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스트라이즈 2020, 벤처 자금.hwp vs 벤처 자금.docx #2
    일반 정보 2024. 1. 31. 03:20
     
     

    1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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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 워드 파일을 열 줄 알아야 해

    가끔 벤처나 스타트업 관계자분 들과 얘기를 할 기회가 있다.

    주로 금융이나 핀테크 관련 분들이 전통 금융 관점에서 본인들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떤지 가볍게 잡담을 나누곤 한다.

    나야 벤처투자 전문가가 아니니 투자 관련 얘기는 할 게 없지만,

    가끔 들어보면 기술 전문가분들이라서 그런지 자금 관점에 대한 시각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의미냐면,

    한국 벤처 생태계에 흐르는 자본 공급처에 대한 시각 말이다.

    어떤 분들은 벤처 세상을 실리콘 밸리로 인식해서 헐렁하게 입은 숨은 쩐주들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보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좀 다르다.

    2019년 기준 스타트업 등 혁신기업에 대한 벤처 투자 규모는 4조 원을 넘는다.

    GDP 대비 세계 4위 정도 규모로 상당히 큰 생태계이다.

    가별 벤처투자 비교지표인 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도 0.22%로 상승해 미국(0.4%), 이스라엘(0.38%), 중국(0.27%)에 이어 4위에 올랐다는 것이 중기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늘 상 지적하는 부분이 정부 주도의 유동성 공급이라는 점이다.

    전체 벤처 투자 중 정부 자금과 민간 자금이 매칭 방식으로 투자되는 모태펀드가 60%대다.

    반대로 모태펀드 투자 없이 순수 민간 펀드 투자 비중이 2019년 기준 34.5%라고 한다.

    작년 벤처투자 4조2777억원 중 순수 민간펀드로부터 투자된 금액(1조476억원)이 35%를 차지하며 그 추세도 증가하고 있다.

    좀 비유적으로 얘기하면,

    .hwp과 얽힌 자금이 순수 .docx에서 나오는 자금보다 많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문서는 한글 워드프로세스로 만든 .hwp파일이고 민간은 주로 MS워드로 작성한 .docx파일이 많다-

    그 말인즉,

    벤처 투자 자금은 정부에서 시작되는 유동성 공급이 많기에 여기서 나오는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 답답해하는 마음

    IT 쪽 소규모로 사업하는 지인이 하나 있다.

    지인은 주로 공공부문에서 나오는 작은 프로젝트 수주를 공략한다.

    나름 니치 마켓이라고 한다.

    공공부문 대형 프로젝트는 뛰어난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지만,

    공공부문 소규모 프로젝트는 무주공산이라고 한다.

    아니 왜? 라고 하니 하는 말이,

    공공부문 입찰을 들어가려면 hwp 열고,

    공무원들이 필요로하는 매우 지루한 서류 작업들을 해야하는데,

    의외로 소규모 사업자들이 이것을 경시 한다고 한다.

    빼먹든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대충 휘갈기든지,

    맥락을 못 잡거나 그런다고 한다.

    지인은 예전에 공공기관과 일한 경력이 많아서 이런 부문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따.

    공공기관이 보는 포인트와 좋아하는 포인트를 꼼꼼히 정리하여 깔끔하게 문서로 만들어낸다.

    나도 가끔 스타트업 종사하시는 분들의 하소연을 듣는다.

    은행 혹은 공공기관 미팅 갔다와서 무척 답답하네요.

    이해는 간다.

    서로 DNA가 다르니 어쩔 수 없다.

    스타트업 종사하는 분들 중에 유난히 자유로운 영혼에 센스있는 펀.쿨.섹한 분들도 있으니 말이다.

     

    펀쿨섹좌, 뭔가 입에 촥 감기는 표현이네

    뭔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서 내놓은 한글 워드에 바탕체 12포인트로 숨 막히게 써놓은 공고를 보면 답답한 마음은 이해한다.

    뭐 저런 통일된 고루한 양식에는 나름 이유가 있긴 하다.

    양식 자체가 매우 익숙해서 오히려 문서 내용과 정보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공기관은 문서 위주의 업무들이 많은데,

    모든 문서들이 화려하게 개성 있는 맛이 나는 문서면 오히려 노이즈다.

    업무 환경상 매일매일 문서를 소화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차라리 슴슴한 맛의 문서가 효율적이다.

    여하튼,

    그래도 투자금의 비중을 생각하면 민간 주도의 스타일시한 곳만 쫓는 것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특히,

    이런 관점에서 상반기 열리는 넥스트라이즈는 상당히 좋은 기회다.

    산업은행, 무역협회 주관으로 50개 정도 대기업이 연결되는 행사다.

    굳이 이렇게 써본 이유는,

    가끔 스타트업 쪽에 튀는 아이디어 있고 테크에 뛰어나신 분들 중에는,

    공공기관이나 은행 쪽 투자를 받으면 되게 답답해질 것이라 생각하시는지,

    해외에 좀 스타일리시한 이미지의 투자처 쪽만 고민하시는 분들도 봤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순수 벤처 관련 민간 자본은 전체 30%대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기회들도 잘 준비했으면 한다.

    특히 타이밍 자체가 어떠한 자본보다도 경쟁력 있는 자본이다.

    이시국!

    기존 자리 잡은 기업과 서비스들이 흔들리는 판에서 미끄러져 내려고,

    새로운 자리들이 많이 생겼으니 말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업성 없던 아이디어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가 될 수 있고 말이다.

    나 역시도 뭐 아이디어 있으면 참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다.

    코로나로 집에 갇히면서 여러 가지 수입원이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회사가 잘해도 이런 시국에서는 다들 크게 한 방 맞더라.

    이렇게까지 한 방에 기업들이 휘청일 줄 누가 알았으랴.

    항공사 파일럿이면 나름 안정적인 직업인데도 연봉 삭감되는 상황이고 말이다.

    여하튼 형은 글렀으니 너 네라도 투자 잘 받아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저커버그들 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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