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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천재의 광고 - 40초 지나 전성기로
    일반 정보 2024. 1. 18. 02:26

     

     
     

    # 일본의 광고 감독

    야나기사와 쇼우!

    이라는 일본 광고 감독이 있다.

    내가 이 양반 영상을 좋아하는데,

    아래 영상을 보면 아 이게 이 양반 거였어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포카리 스웨트 롱테이크 광고로 인터넷 여기저기 많이 게시되었었다.

     

    광고 감독이야 당연히 가지고 있을 소위 '크뤠~이티브한' 아이디어를 한 발 더 나아간 느낌이고,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시작하여 강렬한 시각적 효과로 마술적 사실주의스러운 분위기의 연출 뛰어나다.

    이건 구현화하는 연출이 뛰어나서 이다.

    요새 CG가 워낙 발달해서 화면으로 구현하는 것은 쉽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CG가 아닌 리얼로 찍어서 사람들이 띠용 하는 것이다.

    '뭐? 이거 CG가 아니라고?'라는 말이 입에 튀어나오게 하는 연출이 리얼 굿이다.

     

    이 양반 광고의 Behind scences를 보면,

    미친놈인가라는 생각과 이게 CG보다 단가가 더 싸서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영상들도 비슷한 맥락이 많은데,

    이 양반 다른 영상들이 궁금하면 아래에 들어가 보면 된다.

     

    난 Shiseido의 Party bus 광고도 참 인상 깊었다.

    # 딸과 아빠의 출근길

    최근 야나기사와 찍은 광고가 하나가 또 나왔다.

    소테츠라는 요코하마 기반 철도회사 광고다.

    최근에 도쿄에서 운영하는 토쿄유카리선과 상호 운행을 시작하며 낸 광고다.

    우리 노선은 인제 도쿄까지 인제 갈 수 있어!를 알려야 하는 광고인데.

    딸과 아빠의 아침길로 잘 표현했다.

    제목 부터 아버지와 딸의 풍경.

    딸천재로서!

    광고를 보니 좀 울컥하더이다.

    철도 소리를 시작으로...

     

    한 공간 다른 시간의 축으로,

    25명의 딸과 25명의 아빠의 시간을 하나의 열차에 일렬로 보여준다.

    아빠 역할에는 오다기리 죠네.

    그리고 역시나 롱테이크로 합을 맞춰서 차차착,

    배경은 CG지만,

    사람들은 25명의 연기자다.

     

    25명 * 2명의 연기를 카메라 동선에 맞춰 정확히 하려면 얼마나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 울컥 포인트

     

    어떤 사람에게는 그냥 광고인데,

    딸천재라서 그런가 울컥 포인트가 좀 있었다.

    기어 다니던 아기가 일어나서 처음으로 말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가 떠올려 1단 울컥,

    앞으로 점점 사춘기가 되면 지금과 같은 관계가 서먹해지겠구나 생각에 2단 울컥,

    마지막으로 나이 먹은 오다기리 조가 언젠가 나의 모습일 거라는 생각에 3단 울컥이 올라온다.

    지금 나와 딸내미는 영상에서 40초 정도 시간대를 지나가고 있다.

    2분 28짜리 관계의 순간에서 벌써 40초가 지나가 버렸다.

    40초 지나면서 슬슬 사춘기가 오면서 서먹서먹한 장면들이 흐르고,

    다시 성인이 되었을 때 모습까지.

    아... 언젠가 다가오는 날 들이구나.

    # 영광의 시대

    슬램덩크를 보다가 울컥하거나 눈물이 났다는 사람들이 있다.

    슬램덩크 주 관객들이라 하면,

    아무래도 곧 혹은 슬슬 중년 문을 박차고 들어가거나,

    문을 지나 그 안에서 중년의 위기 기분에 쌓일 나이대들일 것이다.

    스냅백, 조거팬츠 그리고 에어맥스.

    지금도 에어맥스에 끌리게 했던 그 최초의 감정을 느끼게 했던 시기.

    극장에서 울컥하는 사람들은 슬램덩크를 한참 봤을 때의 나로 앉아있기에 그럴 터.

    각자의 영광의 시대의 모습으로 소리 없는 클라이맥스를 보고들 있다.

    그 영광의 시대에 대한 그리움이겠지.

    아직 영광의 시대를 운운할 나이들은 아니겠지만,

    사람은 여러 개의 영광의 시대들을 가질 것이다.

    인생을 운동으로 비유하고,

    내가 농구, 골프, 게이트볼을 한다고 하면,

    농구의 영광의 시대는 이미 지났고,

    골프의 영광의 시대는 인제 시작하려 하고,

    게이트볼 영광의 시대는 뭐 아직 시작도 안 했다.

    막 결혼 사람은,

    내 연애의 영광의 시대는 진작에 지나 소멸되었지만,

    남편으로서의 영광의 시대일 수 있고,

    아빠로서의 영광의 시대는 인제 시작되려고 할 수 있다.

    강백호가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라고 이미 끝난 걸로 단정하고 과거형으로 묻는다.

    영감님은 영광의 시대가 국가대표로서는 지났을 수 있고,

    대학 감독으로도 지났을 수 있고,

    고교 감독으로도 지났을 수 있지만,

    북산 감독으로서의 영광의 시대는 강백호 처럼 지금입니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강백호는 농구 전성기를 얘기하는 거겠지만 말이다.

    나도,

    여러 영광의 시대가 지나갔을 수도,

    지금이었을 수도,

    앞으로 도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면 가장 아쉬울 영광의 시대는 딸천재로서의 영광의 시대일 것이다.

    딸아이가 태어나 그녀의 작은 우주, 작은 태양계가 시작될 때,

    나는 무한히 열 에너지, 운동에너지를 제공하는 태양으로서 중심에 있었을 터.

    딸천재로서의 영광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아빠라는게 세상 어떠한 직업보다 즐거움과 보상을 주기에,

    딸아이 덕에 직업적으로도 영광의 시대를 누리고 있다.

    키가 커질 수록, 딸아이의 우주는 기하 급수적으로 커지고,

    또 여러 태양과 중심 행성들이 포함되면 나는 점점 외딴별이 있는 구역을 지나 혜성처럼 주기적으로 들리는 존재가 되겠지만,

    딸천재의 영광의 시대가 저물어야 딸아이의 자기 우주의 중심으로 영광의 시대 시작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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