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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천재의 수다 - 캐치볼, 대나무 숲에서
    일반 정보 2024. 1. 20. 02:44
     
     

    # Loading...92%

    머릿속에 회오리가 친다.

    고대 상징 중 하나인 우로보로스 마냥,

    생각이 생각을 먹으며 생각을 남긴다.

    쉬는 날에 회사 일을 이렇게 까지 단절 못하게 된다.

    절대적인 업무량이 수위가 높다보니,

    정서적 라이프 밸런스 댐을 넘치네.

    차라리 정해져서 해야 할 업무 많으면 '에잇 월요일 하지 뭐!' 하면 된다.

    풀어야 문제가 많은 종류의 '아C 일 많네'다.

    하지만,

    '일이 많은건가'라는 추상적인 상황을 '와C 일 많네'라는 풀 수 있는 문제로 만들어 내는 건 또 다른 일이다.

    풀어야 할 문제를 만들기 위해,

    풀 수 있는 문제로 만드는 업무는 이건 또 다른 종류의 '하... 일 많소!'이다.

    뇌가 계속 활성화 되어야 한다.

    운전할 때도, 티비 볼 때도, 시도 때도 없이.

    테트리스 게임 마냥 계속 이리 저리 업무 블록들을 돌려보고 내려보고 꽂아보는 일을 쉼 없이 해야하네.

    영 유쾌한 기분이 아닐세.

    원래 머릿속에 잡생각으로 소용돌이치는 일이 많지만,

    엄연히 내가 그냥 풀어 놓는 생각들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주제를 가지고 잡상을 하게 된다.

    추상적인 잡념을 잘 모아 정제하면 블로그 글이 된다.

    소용돌이 구심점이 나의 내적인 요소에서 발생한다.

    괜찮다.

    -아니지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즐거운 일이지-

    지금은?

    외적인 요소로 거대한 막대처럼 머릿속을 빙글빙글 저어서 억지로 소용돌이를 만드는다.

    생각을 정제해야 하니 곤혹이다.

    게다가,

    그 소용돌이 수온은 차디 차다.

    내가 글쓰기 관련 격언 중에 좋아하는 게 '차가워지면 읽고, 뜨거워지면 써라'이다.

    외적인 요소로 만들어진 소용돌이는 그냥 차갑고 차갑다.

    물리적 시간도 문제지만 블로그에 쓸 금감이 안 떠오른다.

    뭐라도 읽어야 하는 건가?

    이건 뭐 냉정과 열정 사이도 아니고,

    멘탈적으로,

    오한과 발열 사이 상태다.

    # CEO 간접 체험

    근데 CEO들 도대체 어떻게 사는거냐.

    지난주와 지지난 주만 해도 내가 방향성 정하고 의사결정 정해야 할 일이 10여 개가 되었다.

    한 개 고민하고 있는데 중간에 치고 들어오고 또 치고 들어오고.

    자리에서 정리하다 보면 밤 10시가 훌쩍 지나가있고,

    배에 들이 차는 물이 퍼내는 물보다 많으니 배 가라앉기 전에,

    새벽에 5~6시에 출근한다.

    나야 바쁘다지만 정말 뭐 접촉 인원이 꼴랑 100명 이하이다.

    천 명, 만 명, 몇 십 만 명 회사는 도대체 어떻게 운영하는 거지?

    사람의 인지 한도 상 그 수 많은 정보를 다 소화해서 의사결정을 내리리 수 있는건가?

    여튼 요새 와이프 놀린다.

    자본주의 놀음에 빠졌다고.

    나는 '에잇!' 내가 연봉이라도 CEO 면 억울하지나 않지, '분당 사는 CEO 비서' 연봉보다도 적을 텐데!

    이것 참 가성비 매우 떨어지는 자본주의 놀음이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머릿 속 우로보로스 좀 잠깐 쉬게 하고 싶다.

    '너네 들 꼬리 그만 물어 뜯고 잠깐 쉬자'

    생각을 좀 놓고 싶도다.

    이래서 그런가?

    왜 양키 영화 악당 경영진이 바쁜 와중에 막 쾌락에 빠지고 마약 하고 그러잖어.

    문득 '아 저 양반들도 그냥 생각의 고리를 끊고 싶어서 쾌락을 이용하는 건가?' 싶더라고.

    영화 황해에서 악역 조성하 사장이 일이 개판으로 돌아가고 극도로 피곤한 상황에,

    얼른 집에 기어들어가 쉬지 않고,

    '분당으루 가' 외친다.

    분당 비서.

    연예인 프로포폴도 그래.

     

    또 프로포폴이다. 유명인의 불법 프로포폴 투약 의혹은 매년 끊이지 않는다. 최근 1년새 경찰이나 검찰이 조사한 사건만 열 건이 넘는다. 올 들어선 배우 하정우 등이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프로포폴 스캔들은 ‘잊을만 하면 터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매년 수면내시경을 꾸준히 받아왔길래,

    프로포폴의 그 3초 세기 전에도 기억 날아가 버리는 시간 점프가 뭔지는 안다.

    근데 뭔가 되게 찝찝한 느낌이었는데.

    요새는 아우 그냥 1..., 2..., 3...초 세기 전에 스위치 오프 하고 싶네.

    유명인의 불법 투약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것은 프로포폴이 주는 ‘행복감’ 때문이다. 프로포폴은 뇌에 수면신호를 보내는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BA)’ 수치를 높인다. 이때 뇌의 도파민 조절 기능이 마비되면서 도파민이 다량 분비된다.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 있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다. 도파민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면 극도의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통상 재벌가 인사나 연예인 등은 극심한 스트레스나 피로감, 불면증 등에 시달릴 때 프로포폴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 이래서 하나?

    혹은,

    좀 더 가면?

     

    고 김주혁 안타깝다. 영화 <독전>이 유작이 될 줄이야...

    # 가성비

    오 좋은 방법인데?

    하지만 윤리적인 측면은 그렇다 치더라도,

    알다시피 이런 게 돈이 많이 들어요.

    나처럼 연봉은 분당 CEO 비서 언저리에 체감 일은 CEO급이면,

    강성비가 중요해진다.

    분당은 내가 살고 싶고,

    수면 내시경은 무서워,

    혹은 조진웅?

    은 개뿔 가을곡식냄새에 취할 순 있겠다.

    여기까지는 드립이고,

    우리는 안다.

    가장 가성비 좋은 해결책을.

    수다지 뭐.

    지인들과의 스몰 토크가 아닐까 싶다.

    뚫린 입으로 수다 좀 떨다 보면 복잡한 것들이 좀 가라앉는다.

    물론 누구랑 하느냐가 중요하겠지.

    직장 상사와 상큼한 직장 스몰 토크 하면 아우 니미 썅일 터.

    훌륭한 대화 상대가 중요한 것은,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에 나오는 대화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쓸 만한 상대방은 공이 글러브 안으로 곧장 들어오도록 던져 여간해서는 놓치지 않게 하고 그가 받는 쪽일 때에는 자기에게로 날아온 모든 공을, 아무리 서툴게 잘못 던진 것일지라도 능숙하게 다 잡아낸다.”

    누구나 상대에 따라 언어 사용 폭, 단어 테마, 19금 수위, 비속어 사용 정도가 다르잖아.

    친척 어른 앞에서 사용하는 언어 테마,

    Fire ball 친구들 때 사용하는 언어 테마.

     

    사람 마다 그 낙차는 차이가 있겠지.

    굉장히 일관적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친척 어른 앞에서 쌍욕하고 친구들 한테도 쌍욕하거나-,

    혹은 낙차가 큰 사람도 있을 것이고,

    -친척 어른 앞에서 쌍욕하고 친구들 한테는 제법 젠틀-.

    나도 꽤나 낙차가 크다는 것을 회식 거하게 된 후 다음 날 알게 된다.

    별로 의도하지는 않는데,

    내가 회사 업무를 할 때 꽤나 '태극권 쓰는 외교관' 이미지가 있었더라구.

    서로 난타전 하는 회의에서 외교관 특유의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Policy).

    그리고 태극권 -상대의 공격을 흘리는 초식들이 많음.

    그러다가 술 먹으면 '팔극권 권사'가 되는 모양임.

    # 대나무 숲에서 마구

    상대에게 언어의 사용 폭과 또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또 다른 일이다.

    이건 또 콘텐츠의 받아들이는 영역이지.

    예를 들어,

    'Hey Nigga, Jort Bab아, 우리 클럽이나 가자, B영신아!' vs,

    '음. 나의 친구여, 우리 단둘이 감미로운 성시경 콘서트 보러 갈래, 표도 내가 사고 저녁도 내가 살게'

    후자는 '리버 펀치' 때려도 무죄.

    예전에 성시경 콘서트는 사랑의 리트머스 종이 같은 역할이었지,

    남친이 성시경 콘서트를 너무나 밝은 리액션으로 가고 가서 신나게 즐긴다.

    '나도 성시경 좋아해, 노래 좋네, 성시경! 성시경!' 한다고?

    찐사랑 인정.

    여튼,

    대화를 캐치볼로 비유하면 이런 말 할 수 없는 비밀은 뭐 마구라고 해야 하나?

    이런 캐치볼을 주고받다 보면,

    마구를 보여주고 싶어질 때가 있다.

    아직 세상에 한 번도 선보이지 않은 마구.

    다른 사람에게는 던질 수 없는 마구.

    이런 마구를 던지기 위해서는 사람 없는 대나무 숲에 간다.

    이거 얼마나 놀라운 마구인지 알아,

    자 받아라 슈슈슈슉.슈슉.슈슉.

    이런 마구를 우린 말할 수 없는 비밀 같은 것일 수도 있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대나무 숲에서 외친 모자 장수처럼.

    모자 장수의 비극은 대나무 숲에 들어줄 이 하나 없다는 것이다.

    대나무 숲에 외쳐봐야 카타르시스를 못 얻잖아?

    카타르시스는 마음속 깊이 숨겨둔 이야기를 터트리는 과정을 통해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는,

    카타르시스는 고통스러운 감정과 연민이라는 감정에 기인한 일종의 쾌감인데.

    압력 밥솥처럼 엄청난 압력으로 눌러놓은 감정은 엄청난 폭발이 생길 수 있는 것을,

    김 빼듯 스무스하고 안전하게 빠지도록 도덕적 기능 또한 부여된다.

    카타르시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발설함으로써 얻는 카타르시스는 그렇다 치는데,

    사실 대나무 숲도 그 비밀의 서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스키마'가 쌓여야 한다.

    맨날 소설 읽기 뭐 이런 거 할 때 나오는 스키마 있잖아.

    다양한 경험과 사고를 통해 쌓이다 보면,

    소설이 쓰여있는 대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뜻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 말이야.

    등장하는 인물의 성격, 주제, 배경에 기본적 스키마가 형성되어 있으면,

    작은 퍼즐 조각 같은 이야기들이 통합적으로 연결되며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그냥 생판 남을 붙잡고 이야기해봐야 재미가 없다.

    셰익스피어가 말했든 인생을 연극으로 비유할 때,

    연극 무대 뒤 비밀은,

    연극 무대 앞에 있는 등장인물을 알아야 재미있는 법.

    비밀을 발설함으로써 얻는 카타르시스는,

    비밀이 건너편에 있는 상대 귀로 들어갔을 때의 폭발력에 비례할 터.

    그래서 하는 말이데,

    지금부터가 중요하니 집중해야 한다.

    분명 누군가는 로또 번호의 확률에 관한 비밀을 알고 있을 것 같다.

    혹은 '따상' 예정인 종목도 알고 있을 터.

    당신이 천상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그 비밀을 정말로 나에게 폭발력 강한 공감 폭풍을 일으킬 수 있는 게 나다.

    그런 비밀을 간직하고 살면 병나고,

    공유하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언제나 여기 있다.

    '하...형들...제발...요새 회사 너무 바빠. 비댓으로라도.'

    그나저나,

    뜨거워지면 쓸 게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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