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천재의 운동 -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거리두기 2.5 단계일반 정보 2024. 1. 27. 01:47
# 한 달 정도 전이라
나름 운동이 꽤나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날들이 있었는데,
어깨 쪽 근육을 다치면서 어느 순간 운동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 핑계로 뒹굴뒹굴하다 보니 너무 편해서 그냥 에라이 막살자 생각으로 지냈지 뭐.
미 증시 나스닥 최고가 갱신하듯 체중도 지속적으로 신고가를 갱신하니 좀 불안하긴 했다.
그러다가,
신의 계시라고 해야 하나,
우연한 기회에 지인 덕에 충동적인 실천 스위치 온이 되면서!
그래! 결심했어!
실내 클라이밍을 한 거야.
바로 그다음 날 알아보고 일사천리 등록했다!
그래 다시 운동하는 거야.
그리고 대망의 실내 클라이밍 수업 첫날!
음...
빠지고 술자리에 가서 지인한테 '덕분에 내가 큰 결심했어, 그런데 오늘이 수업 첫날이야'라며 술잔을 짠하고 앉아있었다.
등록할 때는 그렇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신발까지 사며 호기롭게 했건만,
-퇴근 시간까지 고려하여 이런저런 시간표 귀찮게 물어가면서 했거든-
'회원님, 오늘 첫날인데 오실 수 있나요?'라는 강사님의 전화에 답하기 민망하긴 하더군.
# 호오 이거 재미있네
개인적으로 난 정말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게 참 힘들다.
정적인 운동을 하는 게 무척 힘겹다.
골프가 내 나이에 필수 배워하는 운동 중 하나인데,
몇 번 도전하다가 포기하게 되는 게 너무 정적인 느낌이라 속 터진다고 해야 하나.
하기사 난 야구도 잘 못 본다.
그냥 하루 종일 쉼 없이 정신없게 뛰는 스포츠가 좋다.
정확히 말하면 뭐랄까.
시속 80킬로로 운전하면 경치도 보고 말하면서 갈 수 있는데,
만약 시속 250킬로로 고속도로를 운전하면,
주변 경치는커녕 주변 말소리도 방해되며 운전 그 자체에 온전히 몰입하게 될 것이다.
아마 이런 몰입은 바둑 같은 멘탈 스포츠와는 또 다른 몰입일 터.
사실 이런 몰입을 줄 수 있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몸을 쉼 없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계속 판단과 인식을 끊임없이 넘나들어야 하는 멘탈 스포츠 같은 느낌말이다.
그런데 왜 실내 클라이밍이냐고?
몰입의 즐거움 책이 있다.
몰입의 즐거움,
책이 사람 인생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겠냐마는,
나비 효과 측면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일 것이다.
인문 교양서라고 해야 하나.
여하튼 뭐 이 책이 나한테 큰 영향을 줬다기 보다,
아마 내가 명확한 형태도 없이 유령처럼 머릿속에 떠돌고 있던 어떤 생각들이,
이 책을 통해 머릿속에서 형태를 얻었다고 해야 한다.
이 책 얘기를 하면 또 하염없이 길어질 텐데,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 이 '몰입'이라는 상태를 경험한 사례 중 하나가 암벽등반가 얘기였다.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정의하는 그 몰입을 경험한 암벽 등반가 얘기가 인상 깊었다.
그래서 꼭 한 번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더랬지.
이 책을 한 2000년도에 읽었는데 이제야 하게 되는구나.
안 그래도,
세계적인 클라이밍 선수인 김자인 선수의 인터뷰에 몰입의 즐거움이란 단어를 쓴 것은 매우 놀랍다.
김자인은 스포츠 클라이밍의 매력에 대해 "몰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점"이라고 정의했다. 인공암벽 곳곳에 박혀있는 홀더를 잡고 등정하려면 한 순간의 방심도 허락하면 안 된다.
.
클라이밍은 멘탈의 비중이 매우 높다. 또한,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임기응변도 필요하다.
.
"클라이밍 자체가 정신 치료에 도움을 많이 주는 것 같아요.(웃음) 멘탈적인 부분이 중요하지만 따로 심리 치료 같은 것은 받지 않습니다. 운동 자체가 정신력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이죠."
또한,
이런 인터뷰도 있었는데,
몰입의 즐거움 책에 나오는 암벽 등반가의 몰입 경험과 일맥상통한다.
김자인은 "집중하고 몰입하는 느낌을 굉장히 좋아한다. 모든 잡념을 잊고 암벽을 타는 기분을 나만의 리듬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몰입감을 통해 얻는 즐거움을 무기로 암벽 등반에 나섰음을 전했다.
호기롭게 시작한 실내 클라이밍,
뭐 얼마 해보지도 못하고 거리두기 2.5 맞아버렸다.
하아...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이런 말이 있잖아.
나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약하리라가 되는 것이다.
이거 창대하게 시작해도 끝이 미약할 수 있는데,
이렇게 시작부터 거리두기 맞아서 2주가 가까이 안 가게 되니 뭔가 또 의욕이 사그라드네.
다행히 거리두기 2단계로 전환되면서 수업이 시작한다고 하니.
이번 주 수업부터 참석해볼까 고민 중이다.
하여튼 코로나,
정말 도움 안 되는구나.
'일반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정의의 콜옵션이라, 소프트뱅크 투자 철학 변화 (0) 2024.01.27 미 증시 하락을 보며, 어떤 명분을 가져다 붙여야 하나 (0) 2024.01.27 조국흑서 × 대깨문? 아니 대깨진 (0) 2024.01.27 딸천재의 색감 - 색맹 안경 그리고 감각의 박물관 (0) 2024.01.27 딸천재의 운동 - 나이에 따른 근육 손실의 중심에서 ‘젠장’을 외치다 (1) 2024.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