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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천재의 음악 - 고마워 기술, 민망하지 않게 해줘서, 경제환의 외딴 별과 행성은 좋더라일반 정보 2024. 1. 25. 02:05
# Shazam
싸잠 앱.
옛날에는 길거리나 라디오에서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면 ‘아 씨! 이 노래 제목 뭐야 좋은데!’ 하고 답답하다 말았지.
나 같은 경우 꽂히는 노래는 꼭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카페 알바나 사장님한테 꼭 물어봤었다.
그런데,
이 싸잠이란 앱을 알게 된 후,
-물론 오래전에 알았지-
민망하게 물어봐야 하는 상황이 없다.
생각해봐 남자 알바나 사장한테 ‘이 음악 좋은데 이거 제목 뭐예요?’ 물어보는 것은 그런가 보다 한 단 말이야.
그런데 여성 알바한테 물어보면,
‘이 새끼 뭐야?’ 할 수 있지.
이팔 청춘 젊고 팔팔할 때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물어봤지 뭐.
찝쩍거리는 건가 오해해도 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무릎에 물 찾고 누가 봐도 꼰대 꿈나무인데,
괜히 진짜 민폐다.
괜히 멀쩡한 알바가 찝쩍거리는 걸로 받아들이면 이제는 내가 민망한 게 걸 넘어,
상대가 개현타가 올 것 같다.
‘저기 혹시 지금 매장에 나오는 음악 제목 아시나요?’
‘아...네...(뭐야 이 미친 꼰대, 작업?)’
이렇게 오해는,
젊은 알바 입장에서 자존감 바닥 치는 일일 수도 있다.
# 친구의 한숨
대학 때 친한 여사친 하나가 있었는데 꽤나 인기가 좋았지.
기본적으로 어떤 특정 공간에서 대시를 받는 유형의 여성 있잖아.
자주 대시를 받아 본 사람은,
대충 이상하게 눈에 자주 보이는 상대의 어색하고 분주한 움직임들이 빈번해지면,
아 조만간 어떤 식으로 대시를 하러 오겠구나 타이밍도 알고,
굉장히 의외라는 얼굴 표정을 연습하며 당황하는 대사까지 생각해 둔다.
상대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도 전후 이미지 관리 때문에 준비도 하며,
고백하러 오는 상대를 보면,
어떻게 부드럽게 거절하지까지 계획을 세우며 말이다.
여하튼,
이런 거에 이골이 난 친구였는데,
세월에 장사 없소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주변을 선회 비행하며 기회를 엿보는 사람들이 없어지더니,
급기야 거의 주변에 깨끗해질 때 즈음,
터무니없는 아재가 대시를 했나 보더라고.
흐음.
아 물론 아재가 대시할 수도 있지!
물론 그 친구도 아재가 문제는 아니었다.
그 친구는 예쁘지만 도도한 얼굴로 어느 정도 진입 장벽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시하는 남자들은 상당히 용감하거나 자신감 있는 남자였던 거지.
그런데,
나이를 먹으며 대시를 받는데,
상대를 보니 ‘아 이제 나의 급은 이 정도구나’하며 자존감이 팍 떨어졌다 한다.
물론 너무 건방진 생각일 수 있겠지만,
뭐 본인이 소위 어렸을 때 외모로 해피 해피하게 살아서,
외모지상주의의 이 험난 한 세상을 이제야 알게 된 거지 뭐.
# 그 입 다물라!
여하튼 오래오래 전에 이 친구의 한탄이 인상 깊었는지,
꼰대 되면 당연히 뻘짓도 뻘짓이지만,
칭찬이랍시고 어설프게 입 털지 말아야지 생각을 해왔다.
와 근데 내가 꼰대 되니까,
자기 비하적인 유머 할 수 있어서 너무 편하구먼.
마치 흑인이 스스로 ‘니그로 맨!’ 하면서 유머 하듯 말이야.
여튼,
아재 꼰대가 하는 칭찬이 좋겠어.
오히려 ‘와씨, 니가 뭔데’ 생각만 들지.
그래서,
예전에 회식자리나 여기저기서 ‘내 동년배스러운’ 애들이 나름 덕담이라고 하고 외모 극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우! 그냥 그 입 다물라’
나도 예전에는 자기 매력을 정확히 모르는 여성에게 그걸 알려주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고,
뭔 인상파 그림의 가치를 발견한 평론가 마냥 오지랖이었는데,
물론 남자 놈들에게는 얄짤없지.
남자 놈들은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 해야 해.
# 외딴 별과 행성
이야기가 도대체 왜 이렇게 흘러간 거지?
원래 얘기는 싸잠이라는 앱의 유용성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쓸데없이 알바한테 이 노래 뭐예요 안 물어봐도 된다고 얘기하였던 건데.
여하튼,
요새 역대급으로 바쁠 때라,
야근, 퇴근 후 카페에서 ‘이쯤 되면 신데렐라가 신 발 한 짝 벗어던지고 달릴’ 그럴 시간까지 일하다가,
오,
간만에 딱 꽂히는 노래가 흘러나오더라고.
싸잠을 켜고 노래 검색 딱!
경제환의 <외딴 별과 행성>.
내가 이런 힘 뺀듯한 분위기의 노래를 좋아하는데,
뭐 언니네 이발관 같은이라고 해야 하나,
90년 생들 너네 파이팅.
라떼는 말이야 좀 강한 텐션의 노래가 많아서 내 취향이랑 좀 멀었는데,
요새 90년 생들이 만든 노래들이 내 취향에 맞는 게 많아서,
플레이 리스트를 풍부하게 주고 있다.
서울디깅클럽의 죠지라든지 말이다.
현철이형 노래 다 리믹스 부활 시켜줘서 굿굿.
원래 근 몇 년 간 플레이리스트가 많이 늘어나지 않았는데,
꽤나 여기저기 싸잠을 키고 노래 포켓몬 하게 될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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