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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천재의 바쁨 - 바쁨, 그 앞에 무릎을 꿇게된다
    일반 정보 2024. 1. 25. 02:04

     

     
     

    # 체감 바쁨의 끝

    누군들 안 바쁘리.

    바쁠 때는 우리네 안락한 베개와 침대 시간을 희생하곤 하지.

    라떼는 말이듯.

    나도 그렇고.

    그런데 우리가 바쁨 그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사실상 목표 대비 달성률일 때가 많다.

    스트레스를 생산하는 바쁜 느낌은,

    목표가 끝없이 높은데 달성률이 한없이 낮을 때 일 터.

     

    그래도 사람에 따라 스트레스 받는 정도가 틀릴 것이고,

    아마 완벽주의일수록 체감 바쁨이 훨씬 클 것이다.

    다행히 난 완벽주의는 아니고,

    -내 블로그 무수한 오탈자 부터 어이없는 곳에서 틀리게 올리는 글을 보면 알겠지만-

    완벽주의 부분을 아무 거리낌 없이 부러트리고 시간에 맞춰 넣어버린다.

    아 물론 다들 그렇겠지만,

    이런 완벽주의를 버리는 데 스트레스가 적다.

    물리적 시간 제약이 있다면 포기해버리고 그걸로 아낀 시간은 다른 업무에 바로 전환하는 편이다.

    그래서 체감 바쁨이 적은 편이고,

    바쁘다는 말을 하긴 하지만 진심을 ‘와 이것이 가장의 무게인가’ 정도로 진중하게 바쁘게 느껴지진 않는다.

    밤을 새우기도 하고 새벽 4시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체감 바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런데,

    요새 그럼에도 체감 바쁨이 극에 달하는 시기이다.

    # 체감 바쁨, 아우 젠장!

    물리적인 시간과 자원 제약이 있으면 과감하게 완벽주의를 부러트리고 맞춰 넣어버린다.

    그 이후에 생기는 질책이나 불만은,

    다행히 내가 심리적인 비무장 지대가 넓기에 큰 타격을 안 받는 편이다.

    요새 물리적인 시간 제약에 걸릴 정도로 해야 할 일을 많다.

    완벽주의 부분은 당연히 부러트리지만 그 이상 ‘양심적으로 이 정도는 해줘야지’ 필수적인 부분도 부러트리며 맞추고 있다.

    나에게 이런 부분을 부러트리는 것에 체감 바쁨과 함께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그러니까,

    내가 지키는 최소한의 아웃 풋은 학창 시절에 선생님들이 부모님한테 하는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요” 이런 정도 이미지의 아웃풋이다.

    그러니까 완벽주의를 마구 부러트려도 카운터 파티가 저 정도 느낌을 가지게 하는 게 마지노선이다.

    “이 쉐끼 더 잘할 것 같은데 게으른 건가? 아니면 꼼꼼하지 못한 건가?” 요 정도 의문이 드는 선 말이다.

    물론 난 이거 맞추느라 정말 모든 노력을 쏟아붓지.

    물리적 시간이 안 나와서 문제지.

    그런데,

    요새 내가 만들어 내는 아웃풋은,

    “이 쉐끼, 센스가 없고 좀 생각이 없는 놈인가?” 정도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

    세 가지 큰 덩어리들이 11월 초까지 동시에 끝내하다 보니 그렇다.

    -뭔 금융시장의 세 마녀의 날 마냥-

    바쁨의 피크를 치는 것 같다.

    벌써 블로그에도 나타난다.

    난 몇 년 간 꾸준히 주 중에 글을 꼬박꼬박 올렸다.

    술 먹는 날에도 밤에 자기 전에 썼고 주말에도 세이브 원고라도 만들어 놨다.

    요새?

    1주에 1~2 번 올리는 거면 말 다 했지 뭐.

    게다가 내가 만들고 있는 기획서나 제안서나 로드맵들 세 가지 모두 다 어정쩡해서,

    내가 만들어도 보기가 싫은 지경이다.

     

    이렇게 제출하면 고객은 당연히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라고 읊조릴 게 뻔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바쁨 그 자체 보다 오히려 이 자의식 과잉적인 자존심 때문에 오랜만에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다.

    조만간 발표를 해야 하는데,

    ‘아아아아아아아악’

    이건 마치 드레스 코드가 있는 연인들이 프러포즈 할 때 갈만한 레스토랑에 등산복 입고 들어가는 기분이다.

    발표하는 거 나름 좋아하는 관종인데도 이 상태면 뭐 말 다 했다.

    사람마다 지키고 싶은 최후의 이미지 같은 거 있잖아.

    아우 차라리 인터넷 검색 기록을 공개하고 말지.

    여하튼,

    어차피 11월 초면 다 끝날 일.

    더 하고 싶어도 물리적인 시간 상 더 할 수도 없다.

    아우 몰라,

    끝나면 인제 저녁 약속이나 잡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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