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워 비트코인 이번엔 진짜 거품을 보려나일반 정보 2024. 1. 25. 01:58
# 버블인가?
몇 해 전,
어찌어찌하다가 패널로 참석했다.
주제는 전통 금융시장에서 바라보는 비트코인.
그리고 비트코인이 거품 펑 터지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을 때도.
다들 울면서 ‘가즈아’를 외칠 때였다.
내가 그때 했던 마이크 잡고 했던 말은 대충 ‘비트코인이 추락하고 있긴 한데 진짜 거품은 오지 않은 것 같다’라는 맥락이었다.
최고한 하이먼 민스키 모델을 펼치고 거품을 얘기하기에는 퍼즐 한 조각이 비어있다는 취지였다.
물론 당시 비트코인 그래프가 현실 부정, 투매로 가는 상황이었다.
당시에 “다시 비트코인이 상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냥 폭락하는 거지, 최소한 버블에서 폭락하는 것 같진 않아요”
그 이유는 하이먼 민스키 모델이라는 그림 때문입니다.
하이먼 민스키 모델이라고 불리는 것은 사실 장-폴 로드리게라는 지리경제학자가 만든 버블 로드맵이다.
마법의 돈 굴리기를 쓰신 이웃분께서도 한 번 언급했었던 모델이다.
우리는 보통 이 그래프 모양 자체에 주로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이 그래프를 움직이는 동력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로드리게 모델을 좀 더 들여다보면 이렇다.
거품의 시작과 격화는 이런 단계로 구분한다.
잠복기(Stealth Phase)→인식 단계(Awareness Phase)→광기 단계(Mania Phase).
여기서 각 단계마다 무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다르다.
잠복기에는 현명한 투자자,
인식 단계는 기관 투자자,
그리고 마지막 롤러코스터들은 우리네 같은 호구다.
떨어지는 호구는 바닥에서 입 벌리고 있는 현명한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의 입으로.
당시 비트코인이 버블이라고 불렸지만,
진짜 기관투자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무대에 올라온 적이 없었다.
호구와 현명한 투자자들끼리의 개싸움이었다.
이런 근거로 진짜 거품은 온 적이 없고,
그렇다고 또 올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기관투자자가 등판한 적이 없기에 굳이 하이먼 민스크 또는 로드리게 모델을 적용하긴 힘들다고 생각했다.
# 호오 그럴싸한데
근데 내가 무슨 심도 있는 분석을 하고 얘기한 것은 아니다.
남들이 다 아니라고 할 때 예라고 튀고 싶잖아.
어차피 그런 패널로 가면 뭐 뒤도 없으니 그냥 튀는 의견이나 내보자 하는 생각으로,
반대될 만한 주제를 정하고 대충 끼워 맞춰 얘기한 것에 가깝다.
끝나고 와서 명함 주면서 말 걸면 너무 당황했다.
아놔, 이거 깊게 물어보면 레퍼토리 바닥나는 데 하면서 말이다.
자꾸 고난도 질문을 하는 통에 고심했다.
아놔 그런 사람 아닙니다.
몇 해 전,
그랬던 기억이 있다.
젠장.
왜 제장이냐고.
언행불일치 잖아.
저런 안일한 생각을 했으니 내가 비트코인 바닥 때 투자를 안 했지.
정말 내가 뱉은 전망대로 내가 진지하게 생각했으면 비트코인 바닥권일 때 열심히 투자했었야지.
근데 나도 나한테 얼렁뚱땅 거짓말을 하며 하는 말이었으니 뭐.
결과는 돈 못 범이다.
요새 비트코인을 볼까나.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이후 하루에 1000달러씩 값이 치솟고 있다.
.
16일 1만6000달러, 17일 1만7000달러를 돌파했고, 18일에는 1만8000달러를 뚫었다.
.
급속한 가격 상승세로 인해 조만간 급락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리피티니프를 인용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1만8492달러까지 치솟았다면서 지난 30일간 가격이 50% 넘게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뭐 폭등했다는 얘기다.
오케이 뭐 그렇다고 치자.
이번 폭등세는 2017년 주도세력인 개미투자자들이 아닌 기관투자가가 중심이 됐다는 점이 다르다.
.
트레이더들은 최근 오름세는 헤지펀드 같은 프로 투자자들이 몰려든데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이들은 높은 수익률 가능성을 보고 비트코인에 달려들고 있다.
.
비트코인 전문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주식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돈다. 시장조사업체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이들은 올들어 89%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
주류 헤지펀드들의 올해 수익률이 고작 3%를 조금 웃도는 것과 비교조차 하기 어렵다.
예전보다 주체가 기관투자자들이라는 얘기가 부쩍 들린다.
나도 체감하는 부분이다.
2017년 당시만 해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했었더랬지.
지금은 계좌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드물 만큼 비트코인에 다들 관심이 없는데도 이렇게 오르니 말이다.
개인 외에 다른 주체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겠지.
이 번에야말로 터지면 진짜 거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이 맞고 그때가 틀릴 수도 있고,
지금이 틀리고 그때가 맞았을 수도 있지 뭐.
'일반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천재의 수다 - 6시간의 카톡과 1시간의 인터뷰 (1) 2024.01.25 부동산 그리고 신용대출 또는 대출을 대하는 방식 (0) 2024.01.25 딸천재의 영화 - 장진영은 참 예뻤지,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 (1) 2024.01.25 테크 공룡들의 부동산 매입 × 직업의 지리학 (0) 2024.01.24 비트코인 그리고 MMT, 현대통화이론 (0) 2024.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