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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 공룡들의 부동산 매입 × 직업의 지리학
    일반 정보 2024. 1. 24. 02:49
     

    # 시대의 큰손들

    해외 부동산 컨설팅 쪽 관련 사람들이 말하길,

    올해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상업용 부동산 쪽은 나름 괜찮다고 하더라고.

    뉴스를 보니 과연 그렇구나.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연기금, 보험사, 상장사 등 한국 투자자들이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1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한국 투자자들은 15억6000만달러(약 1조7250억원) 규모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12억4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6%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투자한 외국 투자자 중 한국인 비중은 8.6%로 캐나다와 독일에 이어 3위가 됐다. 작년에 10위였던 순위가 수직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단순히 떠오르는 생각은 상업용 부동산은 코로나에 취약하지 않으려나?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 도심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약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더불어,

    테크 기업들이 득세하는,

    원격 근무가 편안한 테크 기업들이 이렇게 날아다니는 데 말이다.

    그런데,

    또 다른 기사가 하나 나온다.

    지금 상업용 부동산 큰 손은 의외로 테크 기업이라는 내용이다.

    어랏?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 큰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내려앉은 틈을 타 `현금 다발`을 든 기술 대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시대에 가장 언택트를 잘 할 기업들이 되려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린다고?

    WSJ는 대다수 기업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원격근무 확대 등으로 부동산 거래에서 발을 뺐지만 아마존·페이스북 등 기술 대기업들은 창고, 데이터센터, 사무실 공간 등에 대한 추가 매입을 멈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큰손으로 등판하는 것은 누가 이 시대의 왕인지 보여주는 지표 같다.

    일본 최전성기에 미쓰비시사가 록펠러 센터를 인수했던 것,

    뉴욕 타임스가 31일 「일본인 뉴욕의 상징을 사다」라는 제목으로 일본 미쓰비시가 록펠러 센터를 구입키로 한 사실을 1면 톱기사로 보도한 것은 뉴욕 시민이 이 「사건」으로 받은 충격을 잘 말해주고 있다.

    .

    그런데도 뉴욕 시민을 비롯, 미국인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무엇보다 록펠러 센터가 지닌 상징성에 있다.

    .

    미국 하면 쇠퇴의 길에 있다고 여겨지지만 아직 세계 최대의 경제국이요, 미국 경제 하면 뉴욕이 그 본산지다. 뉴욕의 핵심은 맨해턴이고 그 가운데서도 록펠러 센터는 가장 현대적이고 명성 있는 비즈니스 지구로 미국인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80년 대 금융사들이 공격적으로 부동산을 매수했던 것,

    지금은 명실공히 테크 기업의 시대인가 보다.

    로이 마치 부동산 투자은행 이스트딜시큐어드 최고경영자(CEO)는 "내연기관 발명 이후 한 산업 분야에서 이 정도 부동산 수요를 목격한 적이 없다"고 했다. WSJ는 "기술 기업의 부동산 시장 장악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웹 검색, 온라인 광고, 전자상거래 등에 대한 그들의 지배력을 반영한다"고 평했다.

    # 직업의 지리학

    직업의 지리학이라는 나름 괜찮은 책이 있다.

    첨단산업 발달과 함께,

    점점 특정 지역으로 인력, 자본, 기술이 집약하고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에 대한 얘기인데,

    지루해 보이는 제조업 분야까지 자동화가 가속화되며,

    실리콘밸리 첨단 기업들이 뭉치듯 뭉쳐지는 현상이 발생하나 보다.

    알다시피,

    실리콘밸리는 전산 인력의 인건비가 싸서 발달한 게 아니니 말이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기술이 발달해서 이제는 모든 사람이 흩어져서 일하고 생활한다는 식으로 미래 청사진이 그려졌다.

    아프리카에 있는 직원이 미국에 있는 사람과 같은 팀이고,

    파도가 철썩철썩 치는 태평양 섬에서 원격으로 일하고 말이다.

    아,

    물론 그렇게 일할 순 있겠지만,

    현실은 그런 청사진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더욱더 모이고 뭉치고 응집하고 있으니 말이다.

    책은 계속 인터넷이 아무리 발달해도,

    5G고 나발이고 지리적 거리는 매우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네트워크가 너무 발달하다 보니 지리적인 거리를 과소평가하고 있나 보다.

    저자가 연구한 미국은 뭐 땅덩어리가 워낙 넓어서,

    우리나라같이 그냥 하루 만에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곳에 적용할 수 있을까 싶긴 한데,

    이 좁은 나라에서도 그런 몰리는 지역이 있는 걸 보면 직업의 지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우리나라는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 이제는 학군 쪽으로 집중이 되긴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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