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아 그랬구나! 아이폰 앱등이가 갤럭시 GOS 사태를 보면서 문득 깨달은 것
    일반 정보 2024. 1. 19. 09:02
     
     

    # 갤럭시 GOS사태

    지난주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에 갤럭시 GOS 사태 관련 영상이 좌좌좍 올라온다.

    어쩌다 앱등이가 되었지만,

    한때 몸담았던 회사에 몸담았던 상품이다 보니 걱정과 응원의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특히 지금 갤럭시를 이끄는 수장은 내가 꼬꼬마 시절 오다가다 보고 에피소드를 들었던지라,

    '와 이 양반이 사장이 되었네, 그럴만하지' 느낌으로 봤다.

    나야 갤럭시가 제대로 뜨기 전 중세 암흑기 때고,

    금융권이 금융위기로 내리막길 전에,

    '와씨 이거 암울하네, 나 뜨는 금융권 가고 싶어!'하고 진로를 바꿨었다.

    아...후회 막급.

    그 이후 갤럭시 뜨고 너무 잘나가는데 금융권은 금융위기 이후 계속 내리막길.

    주기적으로 만난 옛 동기들은 '이야 너 왜 나갔냐, 지금 있었으면 너 진짜...'.

    그런 거 있잖아,

    사귀던 연인과 헤어졌어,

    헤어지고 그 연인이 살 빼고 보니 로또 1등급 외모에 사업이 잘 돼서 금수저네.

    뭐 이런 느낌이었다.

    동기들은 금융권이 훨씬 좋다고 생각해서 자꾸 '이야 그래도 넌 금융권이잖아'이러는데,

    왜 이리 슬펐었는지.

    허세 떨려고 '으으응... 그래... 금융권... 음... 좋오오오오지...'

    어쨌든,

    지금 갤럭시 GOS 사태를 보니 내가 퇴사를 결심했을 때 느꼈던 기세가 꺾임이 좀 느껴진다.

    갤럭시노트 폭발 때보다도 상황이 안 좋아 보인다.

    인터넷에 도는 짤에서 느껴진다.

    # 앱등이 vs 삼엽충

    신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애플빠와 갤럭시빠끼리 싸우는 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격렬하게 싸울 때가 라이벌 아니겠나.

    그러나 GOS 사태 최근 아래와 같은 짤들이 돌기 시작하더라.

     

    게다가 애플 신제품을 보니 흐음...

    어쨌든 그래서 저런 조롱과 함께 애플로 넘어가야 하니 마니 얘기들을 하더라고.

    아니 그냥 아이폰 넘어가면 되잖어?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못 넘어가는 이유를 보니,

    첫째, 삼성 페이

    둘째, 통화 녹음

    두 가지 때문이라고 하더라고.

    그래 삼성 페이 편할 것 같다 인정.

    근데 내가 새삼 환기가 되었던 것은 바로 '통화 녹음' 이었다.

    쭉 앱등이로 살아와서 아이폰에 당연히 통화 녹음이 없는 게 자연스러웠고,

    누구와 통화할 때 지금껏 내 대화 내용이 녹음이 된다는 인식이 없었다.

    특히,

    갤럭시 사용자들 댓글에 통화 녹음 기능의 중요함,

    회사 다니는 데 통화 녹음 없이 어떻게 일하냐는 식으로 얘기해서 새삼 '띠용?' 했다.

    그러면서,

    아... 이런 핸드폰 기능 하나로 업무하는 방식과 통화하는 방식이 차이가 날 수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난 정말 내 대화 내용이 언제나 녹음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고 살아왔다.

    # 이해 못 했던 것 들 - 메모나 회의록

    통화 녹음이 안된다는 것은 일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끼친다.

    나는 이메일과 쪽지로 일하는 게 편하고 너무나 당연했다.

    누구와 통화를 하면 반드시 통화에서 나온 내용을 요약하여 서로 확인하는 과정을 걸친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내일 2시까지 AAA를 보내주셔야 하고, 3월 6일 8시에 BBB를 위해 회의를 하시죠'

    라는 통화를 하면,

    반드시 이메일로 요약하여 확인을 해왔다.

    근데,

    생각해 보니 이건 통화 녹음이 안되기 때문에 했던 것이고,

    갤럭시나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는 통화 녹음이 되니 굳이 요약하여 사후 확인을 할 필요가 없던 것이다.

    녹취 까면 되니까.

    만약 아이폰에 녹음이 된다?

    그러면 나도 이메일이나 쪽지로 정리할 필요가 없었을 것 같다.

    난 민감한 내용이면 더더욱 이메일로 정성스럽게 정리했거든 서로 오해의 소지가 없게.

    어쩐지,

    굉장히 중요한 사안에 대한 통화를 해도 사후 확인 메일도 안 보냈던 게...

    그렇구나 녹취가 되니 그럴 필요가 없었어.

    # 이해 못 했던 것 들 - 왜 핸드폰으로 통화를?

     

    왜 굳이 내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지?

    아니 왜 회사 전화를 놔두고 굳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

    또 내가 갑자기 깨달음을 얻은 부분.

    난 회사에서는 회사 전화로 일을 처리하거든.

    왜냐하면 회사일 하는데 왜 내 데이터나 통화를 써야 해?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주변 동료 중에는 꼭 자기 핸드폰으로 하더라고.

    난 그게 좀 이해 안 갈 때도 있었거든.

    통화 녹음에 대한 인식이 옅었으니 말이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니 통화 녹음...

    아 그렇구나 회사일 할 때 더 민감하니 통화 녹음이 되는 갤럭시로 얘기하는 거였구나.

    아니 그걸 몰랐냐고?

    몰랐다기 보다 통화 녹음이 이렇게 생활화되어있는지 체감이 안되는 거지.

    내가 아이폰 3GS 2010년 때부터 썼거든,

    지금 10년 넘게 통화 녹음 없는 삶을 살아왔으면 그럴만하다.

    # 이해 못 했던 것 들 - 회사폰은 갤럭시, 개인폰은 아이폰

    나는 굳이 투폰을 하지 않는데,

    지인 중에는 회사 폰과 개인 폰을 별도로 가지고 있더라고.

    나도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굳이 핸드폰 두 개를?

    그런데 신기한 게,

    회사 폰은 갤럭시, 개인 폰은 아이폰인 거야.

    도대체 왜?

    또다시 통화 녹음.

    아... 그 양반은 앱등이지만 결국 회사일 할 때 통화 녹음이 중요해서 그랬구나 싶다.

    이쯤 되면 통화 녹음 없이 일하는 건,

    마치 방탄복 없이 총알 빗발치는 곳에서 일하는 느낌마저 든다.

    통화 녹음에 관한 댓글을 보면,

    와 나만 이렇게 위험하게 일했던 건가 싶다.

    애플만 썼던 사람들은 나와 인식 수준이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 같은데.

    # 조심해야 하는구나

    그러보면 조심해야겠구나,

    나는 민감하고 중요한 내용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메일로 요약정리해서 보내고,

    어떻게 생각하시냐라고 의견을 묻는다.

    서로 딴소리하면 안 되니 나도 내 생각을 하나하나 다 적어 놓고,

    상대도 그러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바로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그리고 나한테 이것저것 물으면,

    난 거진 솔직하게 가감 없이 나의 생각을 얘기하는 편이다.

    통화 녹음에 대한 인식을 안 하면,

    우리끼리 얘기하고 끝나는 거로 생각하여 휘발성으로 민감한 얘기를 할 때가 많거든.

    흐음.

    이번 갤럭시 GOS 사태 그리고 통화 녹음에 대한 댓글들을 본 이후에는,

    진짜 이제는 조심해서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한 번도 나에게 칼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가 전화나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는 것은,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한다고 생각했거든.

    오프 더 레코드 (off the record) 보도에서 제외하여야 할 사항. 제보자가 보도 관계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때에 보도ㆍ공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이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난 통화하면서 'OOO씨 이건 오프 더 레코드인데 참고만 하세요' 이런 말도 자주 했는데,

    허튼짓이었네.

    내가 오프 더 레코드인데요 라고 말했을 때는,

    나는 이걸 이메일 혹은 보고서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뜻이었거든.

    또한 향후 누가 그 얘기의 출처에 대해 추궁할 때 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고 말이다.

    그런데 통화 녹음되고 있는데 오프 더 레코드 그게 무슨 의미인가.

    뻘짓이다.

    그리고,

    정말로 딱 갤럭시 GOS와 통화 녹음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순간부터,

    업무 통화는 모두 녹음이 된다는 가정하에 최대한 조심해서 얘기하게 되었다.

    그니까 앱등이인 사람은 정말 통화할 때 이걸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갤럭시는 통화 녹음 늘 돌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