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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에서 배우는 재테크의 정석, 그리고 조이서는...일반 정보 2024. 1. 26. 06:40
# 이제서야
이제서야 이태원 클라쓰를 봤다.
재미있다고는 알았는데, 넷플릭스에 워낙 볼게 많다 보니 미루고 미루다 봤다.
비밀의 숲 시즌 1에서 워낙 임팩트 있던 유재명이 또 악역으로 나온다니 안 볼 수도 없거니와,
철저히 개인적인 취향과 미적 관점에서 원픽으로 뽑았던,
와이프도 니가 따악~ 좋아할 얼굴이네 하는,
김다미도 나오고 말이다.
여하튼,
내용은 다들 알겠지만,
박새로이가 이런저런 역경 끝에 잘나가는 대표가 되는 것이다.
드라마 내용을 그렇다 치고,
딱 정말 재테크의 정석이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석이지만,
다들 실천하기 너무나 어려운 것 말이다.
# 원양 어선
초반에 여러 사고를 쳐서 감옥에 갔다 나온 박서준은 권나라에게 꿈을 얘기한다.
이태원에 가게를 차리는 거라고.
그리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원양어선을 탄다.
물론 아버지 사망 보험금이나 기타 여러 물려받은 자산이 있지만 가게 마련에 사용하지는 않는다.
원양어선,
재테크 관점에서 종잣돈 모으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우리가 원양어선 타면 돈 모은다는 말을 듣는데,
돈도 돈이지만 지출이 최대한 제한되다 보니 그런 경향이 없지 않다.
들어오는 수익은 우리가 조절하기는 어렵다.
단지 나가는 지출은 우리가 이론적으로 조절은 가능하다.
이론적이라고 붙인 이유는,
나 자신의 욕망과의 싸움이니까.
하지만,
사회 초년생 젊은 나이에 나를 이겨내기 참 힘들다.
나는 지금 사회 초년생으로 돌아가라면 원양 어선 탄듯한 생활을 하며 돈을 모았을 것 같다.
이태원 클라쓰에서 원양어선 7년 후하면서,
박서준과 권나라가 만난다.
권나라는 박서준이 차린 가게를 보며 말한다.
“정확히 7년, 평균 권리금 2억 후반대의 이태원 상가, 스물둘의 허황돼 보였다 그 말, 새로이는 이뤄냈다.”
나도 지나고 나니 그때부터 결혼 전에 좀 빡빡하게 모았으면 꽤나 모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 당시에는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고 나면 못노나니.
그리고 순간을 즐겨요라는 마인드가 좀 컸던 거 같다.
복기를 해보면 그 당시 월급이 많지 않았을지라도,
본가에서 기생충 찍고 있었고 필수 지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작정했으면 모았겠구나 생각은 든다.
드라마라지만,
종잣돈 모으는 것은 사실 왕도가 없다.
물론 투자로 종잣돈을 만들고 싶기도 할 텐데,
글쎄다.
돈이 절실한 단계가 아니라면 투자로 종잣돈 만들기는 너무 리스크가 크다.
# 장기투자
드라마 절정기 즈음,
박서준은 전화 한 통을 한다.
“전에 말한 헤지펀드에 넣어둔 자금 있지. 장가에 넣어둔 자금이랑 합치면 얼마야?”
“8년 전 네가 투자한 자금이랑 합치면 19억?”
“전부 장가(주식)에 넣어둬!”
그리고 장면이 바뀌고,
장가 회장 유재명에게 급하게 보고가 들어간다.
주주 명부에 박새로이라는 이름이 올라간 것이다.
19억.
8년 전 투자하여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드라마에서 장가는 악역으로 나오지만 요식업 분야 1위 업체로 나온다.
결국 가치 투자라는 거지.
우리를 한 번 돌아보자.
8년 전은 커녕 당장 오늘 주식 투자할 때 업계 1등 기업에 투자하는가?
글쎄다.
나도 금융 트레이딩 바닥에 있었는데도,
개인 투자할 때는 이 주식 저 주식 둘러본다.
업계 1위 하는 것은 잘 쳐다보지 않게 된다.
아 좋은 회사지, 좋은 주식이야 말로 하면서 투자는 꺼린다.
이유는?
말은 장기투자한다지만하 마음속 깊이 단기간에 오를 주식을 찾기 때문이지.
아 삼성전자 1등인거 잘 안다.
형이 알아!!! 하지만...
10년 전에도,
5년 전에도 1등인 것 알았지만 거의 투자해본 적이 없다.
나도 모르게 좀 더 빨리 오를 것 같은 것을 찾다 보면,
좀 더,
좀 더,
코스닥까지 가게 된다.
코스닥 우량주야.
저평가 된 거야 위안을 삼으면서 말이다.
여튼 박서준은 8년 전 업계 1등 장가를 산다.
오너가 갑질 사건으로 주식이 폭락할 때 말이다.
그리고,
왜 샀냐는 장가 회장 말에 박서준은 이렇게 대답한다.
“믿었습니다. 갑질 사건이 있었지만 가치가 훼손된 것은 아니니까”
흐음.
예전이라면 일리가 있는 투자지만,
지금은 투자 환경이 좀 달라진 부분도 있다.
과거에는 갑질이 가치를 크게 훼손 시키지 않아서 다시 이전 가격으로 돌아가곤 했는데.
남양유업 같은 경우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이는 남양유업의 경영리스크가 이 무렵부터 불거진 탓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2013년 지역 대리점에 물건을 밀어내기(강매)를 한다는 문제가 밝혀진 바 있다. 해당 파문 이후 남양유업은 항의에 가담한 대리점주에게 사과는커녕 반대로 보복성 계약해지를 한 것으로도 드러나기까지 했다. 이 이후 소비자들은 남양유업을 소비하지 않는 불매 운동에 나섰고, 2012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냈던 남양유업은 이듬해 적자전환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남양유업은 제품에 남양 로고를 숨기는 등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소비자는 그럴 때마다 ‘이 제품은 남양 것’이라고 찾아내며 불매운동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남양유업이야말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예전에 착한 경영이니 윤리 경영이니 같은 말은 좀 붕 뜨는 개념이었지만 말이다.
만약,
현실에서 박서준이 장가 같은 상황에서 투자했다면,
드라마에서 주가 상승으로 어느 정도 자산을 모아 활동할 수 있었겠지만,
현실에서는 우울하게 흘렀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태원 클라쓰에서 나온 초기 박서준의 투자 접근은 정말로 정석적이다.
소비를 안 하고 원양 어선에서 현금흐름을 그대로 모아서 종잣돈을 만들고,
7년 동안 꾸준히 가치투자를 한 것 말이다.
가게를 좀 더 일찍 차리기 위해 투자금을 빼서 가게를 차릴 수 있었지만,
장기 투자를 고수한 점이 대단하다.
이렇게 써보면 간단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이걸 못했고,
나도 제대로 못했으니 여전히 마통 땡겨! 후끈한 주식에 투자! 뭔가 그럴싸한 기술 주식에 투자하기!를 하는 거지 뭐.
위의 지루한 과정 들을 내가 못했으니,
한 방에 복구하는 방법을 찾는 거랄까.
여튼 이태원 클래쓰 재미있네,
드라마로도 재미있지만,
금융 관점에서도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김다미가 짱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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