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테크 초보에게 - 소비와 지출, 재테크 사분면에서 가장 난해한 영역일반 정보 2024. 1. 26. 06:40
#소비의 사분면
금융 에세이를 좀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 별로 보지 않았던 재테크 책을 펼쳐보고 있다.
재테크 책을 안 봤던 이유는 알량한 자존심 같은 게 있었다.
명색이 금융업 종사자였는데,
뭘 또 재테크 책을 따로 보나 싶었지.
그렇다고 더 잘 아냐고?
그렇지도 않다.
마치 영문과 다니는 사람 같은 느낌일까?
영문과 나왔다고 공대 나온 사람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냥 말 그대로 영어 문학에 대해 아는 거지.
회사에서는 주포 트레이더라는 소리 들어도,
막상 개인 재테크에서는 연전연패하는 사람도 많고 그렇다.
요새 재테크나 금융 관련 농담들로 이루어진 에세이를 좀 써야 하는지라,
서점에서 입문자에게 친절한 재테크 책을 살펴보고 있다.
역시나,
대부분 첫 장은 종잣돈에 대한 얘기를 한다.
그래 종잣돈이 시작이지.
# 종잣돈을 분해해볼까
종잣돈을 좀 금융공학적인 관점으로 한 번 볼까나.
정통파는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 돈을 시간축과 유출입축으로 이루어진 재테크 4분면을 하나로 설명해볼까나.
우선,
종잣돈이 있다.
이 종잣돈을 현재에서 과거로 쭉 시간 축을 늘려보자.
수학의 사분면 개념으로 접근하면,
2사분면은 유입,
3사분면은 유출일 것이다.
현재 종잣돈이라고 하는 것은 2사분면에서 3사분면을 뺀 나머지 누적분이겠다.
미래 현금흐름을 얘기하는 1사분면과 4사분면은 뭐 나중에 생각해보자.
종잣돈을 모으는 속도를 늘리는 것은 간단하다.
2사분면 현금흐름을 늘리거나,
3사분면 현금흐름을 줄이거나다.
하지만,
알다시피 우리의 수익은 극적으로 늘리기가 매우 어렵다.
연봉이 수직 상승하겠나,
아니면 돌아가신 먼 친척의 유산 상속자라는 설정이 현실에 있겠나,
애써 주말에 두근두근하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산 6개 번호가 찍힌 종이는 당첨 확률이 얼마였더라.
안타깝게도 통제 범위 밖에 있느니.
하지만 3사분면인 현금 유출은,
호오 소비 그리고 지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다.
정말?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인가?
아닌가?
# 3사분면을 맞이하라
재테크 책 첫 장에는 대부분 목돈을 모으라는 말로 시작한다.
가계부를 작성하고 지출 목록을 정리하고 지출 계획표를 세우는 것에 대해 자세히 나온다.
2사분면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없다.
자기계발을 하고 공부하고 여러 가지를 한다지만 어디 쉽게 늘어나는 부분이겠나?
때문에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3사분면을 최대한 줄이고 줄여야 한다.
2사분면 - 3사분면 = 목돈이다.
2사분면 < 3사분면이 될 수 있게 되는 것이 금융이다.
결국 지출을 줄이고 통제하고 뭐 여러 가지 기술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우리고 사실 안다.
하지만 참 어렵다.
소비는 어찌 보면 학습의 영역보다 감정이 일 수 있다.
우리가 응애응애 말도 하기 전에 금융의 사분면에서 첫 발을 딛는 영역은 바로 3사분면이다.
어린 시절 마트에 가서 뒤집기 한 판.
장남을 향한 강력한 욕구를 마트 바닥에 다 칠하는 농성을 시작한다.
부모님 소비를 건 대담한 도전,
엄마의 지갑을 털거나,
아니면 내가 털리거나의 싸움이다.
소비를 조절하는 것은 금융지식 문제는 아니다.
3사분면은 아무리 금융을 공부한다고 극적으로 개선되는 부분은 아니다.
금융공학을 공부했다고 우기는 나도 소비 습관을 보면 개판 오 분 전이다.
그래서 재테크의 가장 시작점이면서 가장 힘든 부분일 수 있다.
길게 보면 재테크 실패율과 관련되기도 한다.
재테크의 출반 선상에 들고 있는 소위 말해 종잣돈이라는 것 말이다.
물론 종잣돈을 모으지 못해도 재테크는 시작할 수 있다.
마통도 있고 대출도 있고 그렇다.
대출이란 게,
4사분면에 있는 미래의 현금흐름과 현재 현금흐름을 교환하는 것이다.
미래에서 가져온 현금흐름이다.
#목돈
다시 3사분면의 지출에 대해서 돌아보자면,
소비와 지출을 줄여서 종잣돈을 모으라,
3사분면을 조절하라가 재테크에 첫 장에 무수히 나오지만,
사실 금융 영역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소비를 조절하려면 경제 지식보다는 인문, 사회, 심리적인 관점이 더 필요하다.
소비하기의 반대쪽으로 극단적인 삶인 미니멀리즘을 시작한 계기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관점에서 순수 돈 때문에 이런 삶을 선택하기 보다,
소비라는 행위 그 자체에 대한 고찰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무슨 뜻이냐고?
경제적인 관점보다는 인문철학적인 관점,
더 뿌리까지 들어가면 욕망이 들어서 있는 것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책 '소비의 사회'에서
-물론 난 정독을 안 했지만-
사물에는 기본적으로 4가지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고.
‘교환 가치’, ‘사용 가치’, ‘상징 교환 가치’, ‘기호 가치’
이해를 위해 손목시계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손목시계의 ‘교환 가치’는 시계를 팔아서 얼마의 돈을 얻을 수 있느냐는 데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환 가치’는 ‘거래 논리’의 개념입니다. 시계의 ‘사용 가치’는 말 그대로 시간을 체크하는 수단으로써의 가치입니다.
말하자면 ‘사용 가치’는 ‘유용성 논리’의 개념입니다.
이제 손목시계의 ‘상징 교환 가치’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상징이라는 개념은 쉽게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손목시계에는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냥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가치도 있습니다. 이게 상징적 교환이죠. 그러니까 ‘상징 교환 가치’는 ‘증여 논리’의 개념입니다.
이제 ‘기호 가치’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이것은 특정한 신분이나 계급 같은 것을 나타내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비싼 손목시계는 그 자체로 부자 혹은 지식인이라는 특정한 신분을 증명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기호 가치’는 ‘신분 논리’의 개념입니다.
그나마 종잣돈 마련을 위해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곳은 기호 가치를 최대한 절대하는 것일 터.
물론 난 글렀다.
최신 아이폰에 SKT쓰고 있는데 말이다.
사용가치 관점에서 보면 알뜰폰에 자급폰을 사용해도 충분한데 말이다.
뭐겠나,
나는 아이폰 어플이 편하고 SKT 오랜 고객이라며 사용가치라고 우기지만 기호 가치에 소비하는 거겠지.
이런 소비 선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으면,
지출 목표라든지, 가계부라든지, 여러가지 수단들이 무력화되어 버린다.
아 몰라 새로 나온 아이폰 가즈아!의 반복 속에 빠진다.
방법은 역시 책읽기 아니겠나.
책을 많이 읽으면 부자가 됩니다!라는 말은 좀 과장인데,
내 생각에는 최소한 3사분면 쪽 지출 영역은 인식 전환과 감정 등의 영역인지라,
다양한 독서량으로 생각과 습관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분야일 터.
그렇게 지출을 줄인다,
과거 현금흐름으로 누적된 종잣돈이 생긴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대출로 종잣돈을 마련할 필요 없다.
재테크 시작점이 좀 유리하다.
투자 성공확률이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다.
이런 흐름이라면,
독서 많이해서 부자되었다는 것은 뭐 비약은 아닐 것 같네.
여하튼,
나 부터 정신 좀 차려야하는데.
요새 읽고 있는 책 중 하나가 소비 수업이다.
어떻게 아껴라 이런 책보다는 나는 소비에 대한 인문 사회적인 관점에 대해 살펴보는 게 재미있더라구.
'일반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테크 초보에게 - 여의도 면적을 모르고 읽는 경제기사 (0) 2024.01.26 재택근무가 더 피곤하다는 MS대표에 극공감 (0) 2024.01.26 이태원 클라쓰에서 배우는 재테크의 정석, 그리고 조이서는... (0) 2024.01.26 면접관으로서, 여러 나라 후보자들의 면접 경험 그리고 씁쓸한 아비투스 (0) 2024.01.26 미 증시를 움직이는 젊은 바보에 관한 기사를 보며 (0) 2024.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