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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주식의 추억을 추억하는 동물농장 덕에 옛일을 추억하며
    일반 정보 2024. 1. 22. 11:30
     

    # 중국 주식의 추억은 참을 수 없지

    '시간 대비 나와 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까웠던' 이웃인 신동농 - ‘신나는 동물농장’의 글은,

    내 기억의 밑바닥에 돌을 던졌고,

    바닥에 층층이 깔린 옛 기억들이 수면 위로 폴폴 올라왔다.

    중국 주식 그리고 전설의 중국원양어선!

    중국원양자원을 아십니까

    당시 회사 부서에는 저까지 친한 사람 3명이 있었지요.

    주식을 잘해서 많은 부를 일군 A형

    (이형이 주식으로 돈을 많이벌었다는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당시 사회초년생 기준으로 수억을 굴리고있었으니. )

    그리고 그 형을 따라다니면서 막 주식을 시작한 저,

    그리고 A형만큼은 돈이 없지만,

    주식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백전노장인 N 형.

    [출처] 이항홀딩스사태 - 중국주식의 추억|작성자 신나는동물농장

    동농, A 그리고 나.

    각자 주식 스타일을 복싱으로 비유하면,

    A는 화려한 전적, KO률, 맷집도 막강하고 핵펀치까지 소유했다.

    나(N)는 전형적인 아웃복서 스타일.

    펀치력 약하지만 클린 히트는 최대한 피해서 어떻게든 판정으로만 이기려는 생존형 아웃복서 스타일.

    그리고 신인왕을 향해 전통파 길을 걷기 시작한 동물농장.

    셋이서 이 주식을 샀습니다.

    형들이 사니까 따라샀지요.

    망하면 나만 망하는거 아니다 라는 마음으로.

    [출처] 이항홀딩스사태 - 중국주식의 추억|작성자 신나는동물농장

    대우자동차판매, 중국원양자원 주식!

    도원의 결의 마냥 셋이서 우연히 이 주식에 대의를 품었었다.

    각 주식들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서 수익이 나고 있었다.

    중국원양자원은 당시 원양업하는 회사였는데,

    갑자기 생뚱맞게 배가 없다는 루머가 돌며 개폭락하더니,

    다음 날,

    또 사실 배가 원양어업 하느라 회사에 없지롱 하는 소식과 함께 회복을 하고 있었다.

    다들 안도의 한 숨을 돌리고,

    시장도 안심하고 있을 때,

    나는 과감히 손실 난 상태에서 상승세를 포기하고 팔아치웠다.

     

    이때 N형은 바로 팔고 도망갔습니다.

    이때는 이 N형을 만난지 얼마 안돼서, 뭐지 싶었는데

    그냥 남의말안듣고 바로 도망가버리더라구요

    이 N형은 나보다 A형과 서로 안지가 훨씬 오래되고

    훨씬 친한데 왜 A형을 안믿지 싶었는데,

    그냥 그런사람인가보다 했습니다.

    네, 당시 중국원양자원 말고 대우자동차판매도 샀었어요.

    세명이 또 똑같이.

    그리고 그때도 N형은 먼저 팔고 도망갔던걸로기억합니다.

    [출처] 이항홀딩스사태 - 중국주식의 추억|작성자 신나는동물농장

    하락 중도 아니고 상승세가 회복되었고 긍정적인 뉴스가 다시 쏟아지고 있었던 타이밍이다.

    하지만,

    손실을 안고 도망갔다.

    # 쾌락주의 투자

    나름 이유가 있었다.

    나는 금융위기 전후 대버블 시기에 흥망성쇠를 겪어봤었다.

    다행히 나의 쾌락주의적인 면 덕분에 손실은 크지 않았다.

    금융위기 대폭락하기 전에 거의 정점에 80% 이상 팔았었거든.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대부분 팔아버리고 현금화했다.

    여기서 쾌라게 대한 오해 금물.

    이런거 아님.

    이런 쾌락을 말하는 게 아니라,

    에피크루스 학파에서 말하는 쾌락,

    아타락시아를 말한다.

    근본을 연구한 쾌락이란 주색에 빠져 행실이 단정하지 못한 쾌락이 아니라 고통과 무질서로부터 해방되어 우리 마음을 신이나 죽음으로부터 오는 공포를 풀어 영혼을 자유롭고 평안하게 가지는데 있었기 때문에 은자풍 쾌락(마음의 흔들림이 없는 상태)이라 불린다. 이러한 고요한 혼의 상태를 아타락시아(ataraxia 마음의 흔들림은 그리스어로‘타락스tarax’)라고 불렀으며 일시적으로 눈앞에 있는 이익만 쫓아 참된 쾌락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

    뭐 여하튼 아타락시아를 추구한다는 궤변을 통하며,

    경험적인 감각을 추구했다.

    여건만 되면 이런저런 경험하고 싶어했다고 해야하나.

    그때 꽂힌 게 여행이지.

    -누구나 꽂히는 거 겠지만-

    뭐 그래서 주식 마구 팔면서 여행을 다녔다.

    테마는 '아씨 지금 아니면 언제가, 그리고 바쁠 때는 이런데 안오겠지' 할 코스로 다녔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도 가지만 진짜 별 볼일 없어서 기억도 안 날 도시들,

    인스타에 전혀 올릴만한 게 없는 그런데도 가보고.

    프랑스에서 북유럽까지 자동차 캠핑하면서 올라가거나 등등.

    그렇게 주식에 넣었던 돈을 펑펑 쓰고 있는데,

    금융위기가 차자오더군.

    그리고 대폭락.

    '와씨 운 좋았다.'

    내가 얼마나 운 좋았냐면,

    내가 압도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던 게 OCI 주식이었다.

    '그래! 결심했어'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판 레벨이 대략 50만 원 중후반대이다.

     

    내가 팔았을 때 분위기는 100만 원 넘어간다였다.

    고민을 좀 하긴했다.

    아 현재를 위해 미래를 포기?

    '그래도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라고 외치며 팔았다.

    그 이후에 쭉 떨어지더라.

    가지고 있었으면 흐음...

    운이 좋았었다.

    내가 즐기고 싶은 만큼 원 없이 다 즐겼고 동시에 자산 하락의 고통은 피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 하지만 금융위기

    하지만,

    다른 자산들은 2008년에 아주 박살이 났다.

    2008년은 '사이트카 나가신다!'로 기억될 정도의 한 해다.

    2008년에 코스피만 26번, 10월에만 10번.

    증권가 최고 인기차종은 `사이드카'라는 우스갯소리부터 반토막 난 주식ㆍ펀드계좌는 `고등어', 3분의1 토막난 계좌는 `갈치'라는 자조적 푸념까지 이들 유행어는 올 한해 증권가의 세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지금이 바닥이다'라는 증권사들의 지수전망이 계속 헛방으로 귀결되자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고장난 시계보다 못하다"는 가시돋친 말도 유행어 목록에 올랐다.

    올해 국내 증권가에서 회자됐던 주요 유행어를 살펴본다.

    ▲ 증권가 최고 인기차종은 사이드카 = 폭등ㆍ폭락 장세가 반복되면서 증권사가 몰려있는 여의도에서 최고 인기 자동차로 사이드카가 등극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6번, 코스닥시장에서는 19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변동성이 가장 컸던 10월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0번, 코스닥시장에서 9번 발동돼 전체 거래일 중 이틀에 한번꼴로 사이드카가 목격되기도 했다.

    2008년 기사

    다행히 70%는 팔았지만,

    그 극한 상황에서 뭐좀 해보겠다고 설치다가 주식시장의 지옥도를 경험하게 되었다.

    게다가 미수 찍고 레버리지를 한 덕에 쫙쫙 녹고 있었다.

    사이드카에 로드킬을 계속 당했다.

    다들 워낙 주식이 강세였던지라,

    떨어지면 오르겠거니 하는 생각이 컸따.

    그러다가 하한가 맞고 반대매매 생기고 하한가 맞고,

    녹아내리는 계좌를 계속 보다보니,

    세한 느낌이 뭔지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

    그 세한 느낌 때문에 동물농장과 함께한 중국원양어선과 대우자동차판매를 손실 나면서 던졌었다.

    폭락할 것 같아서 더진거냐고?

    Nope.

    일단 그 세한 느낌이 들면 잠깐 물러나서 확인하기 위해 팔았다.

    별일 아니고 올랐으면 다시 샀을 것이다.

    물론 하락에 팔고 상승에 다시 사면 수익률이 썩 좋지 않다.

    가만히 있으면 20% 먹을 거,

    팔았다 샀다 하면 12%밖에 못 먹겠지.

    중국원양이나 대우자판을 탈출했을 때 영원히 안 볼 주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내 나름 기준이 있었다.

    계속 보유했을 때 최대수익이 100이라면 나는 것에 70만 먹어도 좋으니,

    일단 이 세한 느낌이 드는 이유를 알기 위해 그 30을 투자하는 거다라고 생각했다.

    중국원양자원에 대해 더 얘기하자면,

    난 의심이 들어서 팔았다기 보다,

    나 스스로 너무 중국원양자원을 신뢰하는 모습에 세한 느낌이 왔다.

    원양선이 없다 → 대폭락,

    조업 중이라 없다 → 나 역시 한 톨 의심이 안 생기고 납득하며 안심이 되었다.

    그 순간,

    아 이 느낌! 내 스스로 너무 안심하는 것! 이 세한 느낌!

    이건 7% 수익을 반납하더라도 지켜봐야지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금융위기 때 이런 확신이 들어서 미수 풀로 땡겨서 물타기하면 그냥 바로 골로 갔었다.

    뭐랄까 물타기 풀매수에 징크스라고 해야하나.

    그래도,

    상폐된 옛 종목을 추억하다보니,

    옛날 일들도 떠오르며 추억 돋는다.

    나에게 행복과 슬픔을 준 주식들이 주마등 처럼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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