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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천재의 간식 - 코끼리 베이글, 코끼리가?
    일반 정보 2024. 1. 20. 02:40
     
     

    # 반죽의 힘

    '코끼리가 하는 것이야'

    쫄깃함.

    그것은 반죽의 힘.

    '기계 반죽은 결코 손 반죽을 이길 수 없소이다'

    아침부터 줄이 긴 빵집을 지키는 근엄한 달인이 마이크를 잡으면 한 번씩 나올 말이다.

    반죽을 손으로 꼼꼼히 눌러 공기를 빼주면 반죽의 탈력감은 살아난다.

    수타 반죽.

    하지만 족타 반죽이라는 것도 있지.

    일본 우동 장인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와 그런 우동면의 탈력은 장난 아니잖아.

    그 비결은 족타라고 하더이다.

    반죽을 발로 밟아서 공기를 빼주더라고,

    손으로 반죽하는 수타보다는 족타 반죽이 온 체중을 실어 반죽을 치댈 수 있다.

    즉,

    무게가 비결이렸다.

    그렇다면,

    더 큰 체중을 실을 수 있으면 더 맛있는 거 아닌가?

    사람 보다 더 무거운,

    육상 동물 중 가장 무겁다는 코끼리가 족타 반죽을 하면 어떨까?

    참고로 코끼리는 최대 6톤이다.

    코끼리의 족타 반죽은 어떻겠어!

    그래!

    '딸내미야, 이 베이글의 쫄깃한 비결은 바로 코끼리야, 코끼리! 그래서 코끼리 베이글이라고 한단다'

    베이글 사러 차 타고 가야 하는 것에 불만 있는 딸내미에게,

    뚫린 입으로 되는대로 말했었다.

    '운 좋으면 코끼리 볼 수 있어'

    딸아이는 긴가 민가 하길래.

    사람이 하는 족타 영상을 짠하고 보여주며 '이걸 코끼리가 하고 있어'라고 했더니,

    '호오' 하는 얼굴로 그대로 믿어버린다.

    그리고 가게를 열심히 둘러보지만,

    코끼리 있을 리가 있나.

    코끼리가 반죽할리 없잖아.

     

    # 코끼리 베이글

    코끼리 베이글.

    아직까지 내 간식 리스트의 베이글 코너의 넘버 원이다.

    동네가 아닌지라 아침에 차 타고 가서 사 와야 한다.

    유명한 맛집 빵집이 그러듯 여기도 일정 시간 지나면 Sold out.

    손으로 부우욱 찢어서 입에 넣자마자 이 쫄깃함.

    음식마다 쫄깃함의 정의가 있겠지만,

    베이글의 쫄깃함의 기준은 코끼리 베이글이겠다.

    거기에 반죽으로 오븐 지옥에 떨어져서,

    베이글로 오븐 지옥을 기어 나온 터라.

    쫄깃함에 불 맛까지 어우러져 있다.

     

    참나무 장작불에 굽는 방식이라,

    베이글 포면에 뽀글뽀글 열로 인해 거무스럽게 그을린듯하게 올라온 기포 같은 표면만 봐도 군침이 싹 돈다.

    그리고 이 베이글로 만든 샌드위치 또한 일품이로다.

    하몽 샌드위치, 무화과 샌드위치 등 종류가 많은데,

    이중 난 연어 샌드위치에 한 표.

    # 코로나 시대의 내 변화

    일단 아침을 거의 먹지 않는 편이다.

    아침을 먹더라도 빵을 먹는 편이다.

    주말은 거의 빵이랄까.

    코로나 이전 시대에는 식당이나 카페에 마음대로 갈 수 있으니 별 신경 안 썼는데,

    요새는 집에 먹을 수 있는 메뉴들에 에너지를 쏟기 시작한다.

    빵, 간식, 야식 등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어디 여행 편하게 갈 수 없으니,

    그 돈이나 관심을 이런 집에 들고 올 수 있는 간식에 신경 쓰는 것 같다.

    어차피 어디 가서 먹기도 힘든 거 맛있는 거라도 먹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소비 패턴이 미묘하게 변하는 것을 느낀다.

    내 엥겔지수가 높아진 것 같다.

    아 물론 외식은 엥겔지수에 제외되지만,

    집 배달 음식 외에 식료품, 가공품 자체에 좀 더 좋은 것으로 선택하게 된다.

    고기 좋은 거, 야채, 과일 등등.

    1875년 근로자 가계지출 통계를 들여다보던 독일의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은 저소득층일수록 지출 총액에서 식료품비의 비율이 높고, 고소득층일수록 낮아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는 이 현상을 자신의 이름을 따 ‘엥겔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엥겔지수(Engel’s coefficient)’라고 이름 붙였다.

    이런 일상생활이 통계로 나타나면 무척 흥미롭다.

    ‘아, 요새 내 엥겔지수가 높아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때 즈음,

    통계로 결과가 나온다.

    국내 엥겔지수가 2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의 국내 소비 지출액은 217조7558억원(명목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식료품과 비(非)주류음료 지출은 29조166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분기 엥겔지수는 13.3%였는데, 지난해 4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 2000년 2분기의 13.5% 이후 가장 높았다.

    어이쿠야,

    역시 사람들도 비슷하게 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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