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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신파가 없는 걸로 칭찬받는일반 정보 2024. 1. 20. 02:33
# 사람이 제일 무섭지
모가디슈 시놉시스만 보고 기대했던 영화다.
사람이 가장 무서운 것을 보여주는 영화랄까.
2015년에 ‘이스케이프’(한국제목) 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동남아 어떤 나라에 해외 파견 나간 가족이 쿠데타로 나라가 전복되면서 탈출하는 영화였다.
반군이 외국인이면 정부 협력했다는 이유로 다 죽이는 상황에서,
주인공은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좀비 영화, 괴물 영화 다 위험한 요소로부터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탈출하는 영화잖아.
탈출 탈출.
좀비나 괴물이나 여러 다양한 위험 요소고 말이야.
영화를 보면서 사람한테 탈출하는 게 진짜 공포로 다가오더라고.
좀비나 괴물로부터 탈출에는 희망적인 부분은 사람은 머리를 굴리면 방법이 있다는 것인데,
탈출 대상이 사람 그것도 사람 집단이니 이건 정말 수가 복잡해진다.
괴물이나 좀비는 어떤 본능에 따라 예측 가능한 행동 범위가 있지만,
사람 그것도 어떤 이해하기 힘든 신념으로 집단 광기가 발동하는 예측 불허한 상황은 절망적인 공포다.
딸천재가 되기 전에는 이런 영화를 보며 상상할 때는,
체력에 자신 있었기에 나는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어찌어찌 잘 살아남지 않겠어 했는데,
와 이제는 나 혼자 살면 안 되잖아.
와이프와 딸아이와 이런 상황에 놓인다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아이가 생기면 여러 가지 심적인 변화가 든다.
그중 가장 강렬하게 본능의 뿌리부터 치고 올라오는 것은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지 해라라는 것이다.
태곳적 DNA에 각인된 유전자가 발동되는 듯하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영화를 볼 때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알겠다.
자식 있는 사람이 자식을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할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만약 누가 딸아이에게 총을 겨누며,
이 핵 버튼을 당장 누르라고 하며,
이 버튼 하나로 천만 명이 사라질 것이라고 해도 부모들은 망설임 없이 누를 것이다.
다시 모가디슈로 다시 돌아가자면,
나라가 전복되고 집단으로 미쳐가는 세상에 탈출이라니.
그것도 가족들 데리고.
실화냐?
# 어? 실화네
모가디슈는 어느 정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하니 영화를 보기 전에 상상만 해도 오싹오싹하다.
어? 실화를 바탕으로?
진짜네.
강신성(84) 전 주(駐) 소말리아대사는 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소말리아 탈출을 감행하던 30년 전 그 날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강 전 대사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총성이 빗발치는 모가디슈에 고립됐지만, 한국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은 물론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까지 함께 이끌고 탈출에 성공했다.
[출처: 중앙일보] [단독] "모가디슈 총성 속, 남북은 함께 태극기 흔들었다"
아니 뭐 1991년까지 갈 것도 없이,
최근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딱 영화 줄거리나 다름없다.
탈레반이 수도 카불까지 진격.
그냥 딱 모가디슈 상황이다.
탈레반은 15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장악했고, 대통령궁도 수중에 넣은 뒤 “전쟁은 끝났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미국이 지난 5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시작한지 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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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한국대사관은 잠정 폐쇄됐다. 외교부는 공지를 통해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어 15일 현지 주재 우리 대사관을 잠정 폐쇄키로 결정하고 공관원 대부분을 중동 지역 제3국으로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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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 체류했던 교민 대부분은 정부가 지난 6월 철수를 요청한 이후 현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현재 이러나고 있는 아프칸 카불 국제공항 상황이다.
영화 타이밍 기막히다.
모가디슈를 보고 나니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탈레반이 장악 지역은 어떻게 되었을까.
누군가는 영화처럼 목숨 걸고 탈출하고 있겠지?
과거 한국 관련 기관에서 근무했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한국에 SOS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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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95%가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여러 도시를 장악하고 있다. 탈레반이 과거 정부나 외국 기관에서 일했던 아프가니스탄인들에 대한 보복 테러에 나섬에 따라 과거 한국에 협력했던 현지인들의 목숨 역시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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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병원과 직업훈련원 등을 운영하는 지방재건팀(PRT) 공식 임무를 수행했다. 미군 바그람 기지에 세워진 '바그람 한국병원'에서는 총 45만 명이 일했다. 한국 직업훈련원도 400여 명의 인력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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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현재 자국에 협력했다가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처한 현지 주민을 구제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동원 중이다. 한국 기관 근무자들 역시 한국의 구제를 기대하고 있다. 세디키에 따르면 과거 한국 관련 기관 근무자와 그 가족 중 아프가니스탄 탈출 및 이주 지원을 바라는 이들의 수는 200여 명에 이른다.
모가디슈에서도 정부에 협력한 사람들 외국기관들을 반군이 죽이는 상황이 이루어진다.
# 신파가 없는 게 극찬
관객들이 얼마나 신파를 싫어하는지 알겠다.
모가디슈 영화 스토리도 좋은데,
많은 극찬 중 하나가 고질병 같은 신파적 요소가 없어서 좋았다는 것이다.
신파 없는 게 칭찬.
신파가 없다 보니 인물들의 감정이 과잉적으로 흐르지 않고 말이다.
문득 이런 신파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도 있을 텐데…
여하튼 정말 아주 깔끔하고 깔끔하다.
남과 북이면 원래 답 나오잖아.
국뽕 한 사발 거하게 말아서 신파에 한 번 취해야지.
그런 거 없다.
내가 이제 한 번 나올 때 되었는데 했는데,
마지막까지 고개 돌리지 않고 깔끔하다.
브라보.
시대가 어느 때인데,
우리의 소원은 통일 외치는 그런 시대도 아니고 말이다.
뭐,
내 세대는 교육으로 강제적으로 주입된 ‘우리의 소원은 통일’ 감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약간 좀 더 피부에 와닿는 부분이 없지 않아있다.
왜냐하면,
친가, 외가 양쪽 다 북한에서 피난 와서 서울에 정착했기 때문이다.
북한 사투리나 음식 등이 티브이에서 보는 게 아니라,
양가가 각각 함경, 평안도에소 오신 터라,
할머니댁에 가면 그냥 당연한 듯 일상이었다.
한참 말썽 부리면,
‘어이구! 간나새끼들아!’
‘그만들 하고 빨리 나갈 준비 하라우’ 하시면,
다들 외식 준비해서 정말 많이 간 곳이.
오장동 흥남집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집이 1953년부터 있던 집이다.
즉 할아버지 할머니가 젊은 시절부터 단골인 집이었다.
그리고,
나는 결혼한 후에 처가에 가면서 아하 명절 음식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일단 명절에 원래 전을 이렇게 많이 하나 싶었다.
우리 쪽은 명절에 메인이 만두 느낌이 컸고,
특히 무슨 날이면 온면을 먹었는데,
면은 오장동에서 사 왔다.
원래 파는 건지 아니면 워낙 오랜 단골이라 사 오는 건지는 모르겠다.
거기에 가재미 식혜까지.
어렸을 때 늘 먹던 음식인데 결혼 후 처가 명절 음식상을 겪으면서 좀 달랐구나 싶긴 했다.
갑자기 음식 얘기가 떠오른 것은,
모가디슈에서 공관을 버리고 도망 나온 북한 사람을 남쪽에서 받아주고,
어두운 곳에서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먹는 장면이 인상 깊었나 보다.
여하튼 재미있다.
그나저나 구교환은 영화 <반도>에서 눈이 많이 가는 캐릭터구나 했는데,
뒤이어 <킹덤:아신전>에서도 분량 적은데 또 존재감 나오더리,
모다기슈에서도 묵직하네.
라이징 스타가 이런 식으로 떠오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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