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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천재의 교육 - 선행학습에 관한 생각일반 정보 2024. 1. 29. 03:14
# 선행학습
선행학습에 대해 와이프와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있다.
와이프는 가장 기본적인 영어, 수학에 집중하는 테크트리를 타야 하는 입장이고,
나는 한정된 자원을 다르게 활용하자는 생각이다.
돈이 넘치면 나도 당연히 뭐 시킬 만큼 시키고 싶지.
지금 사교육의 목적은 좋은 대학에 보내 좋은 직장 잡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사교육→명문대→대기업·공무원→은퇴 = 성공한 삶'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기술 변화 속도가 전보다 훨씬 빠르고 인간 수명이 늘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의 금과옥조였던 '평생직장'이 없어지고, 대학 4년간 배운 전공 하나로 30년씩 회사에 다니며 먹고사는 시대가 끝난다. 미래 기업들은 필요할 때 프리랜서를 쓰는 고용 형태로 가고, 평생 고용 같은 것은 아예 없어진다. 우리 학생들은 100년 동안 살면서 계속 새 기술을 배우고 인공지능과 경쟁해서 일을 찾아가며 살아가야 한다.
내가 아이 교육에 대한 거창한 철학이 있는 건 아니다.
전인교육 차원에서 선행학습 어쩌구 하며 회의적인 입장도 아니다.
우선,
선행학습이란 게 하나의 투자 과정인데,
투자 대상이 되는 국영수는,
그것으로 평생 먹고살기 위한 스킬 셋을 투자하는 게 아니라,
사교육 → 명문대 → 대기업,
전문직 → 은퇴 →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부유한 은퇴자 라이프를 상상한다.
하지만,
그 공식은 사실상 깨졌지 뭐.
은퇴 → 모히또 가서 몰디브는 꿈도 못 꾼다.
많은 부모들이 자기 자식들이 가길 원하는 바로 그 고등학교, 대학에 나와서,
그 회사를 거치신 분들이 은퇴 후 무슨 일을 할 워너비 공기업에 가신 분이 은퇴 후 공원에서 멍하니 고민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남의 일이 아니다.
# 4차산업?
4차산업이 좀 뜬금없는 개념이긴 한데,
어떤 방식이든 실무에 영향이 슬금슬금 다가오긴 한다.
그런데 이런 관련 지식은 어떻게 얻냐고?
교재가 딱히 없다.
책이 출판할 때까지 시차 때문에 현장감 있는 지식을 얻으려면,
블로그에 있는 경험담,
유튜브 검색을 한다.
어이없지만 정말 최신 분야는 이렇게 돌아간다.
한때 블록체인이 초기 나왔을 때,
개념을 잡고 공부하는 방법은 온갖 사이트 댓글, 유튜브 보면서 공부하는 방법뿐이었다.
지금은 책도 많고 강의도 많지만,
책이 없고 정답이 없는 시기에 공부한 사람이 창업하고 선구자가 된 것 아닌가.
예를 들어,
유튜브 분야도 그렇다.
지금이야 댕댕까지 유튜브하는 시대지만,
초기에는 미미했지.
내가 유튜브를 꽤나 일찍 보기 시작한 사람인데,
당시 만 몇 명 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몇 십, 몇 백만 찍는 거 보고 참 놀랍더라.
이 역시 초기 몸으로 부딪친 초기 개척자들은 자리 잡았고,
교재나 강의가 잘 되어있는 지금 시기에는 또 레드 오션이다.
이런 걸 보면,
이런 일을 하는 데는 암기 지식이 많은 사람, 그걸 증빙해주는 소위 명문대 졸업장을 가진 사람이 유리한데, 이제 '지식'이나 '근면' 등 인간적 능력으로 하는 일은 점점 가치가 작아진다. AI에 의해 대체되기 때문
이런 게 뜬금없는 이상적인 얘기는 아닌 것 같다.
―AI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 뭔가.
"미래에는 세상의 문제들을 포착하고, 풀어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만이 살아남는다. 지금처럼 개개인이 가진 암기 지식의 양은 별 의미가 없어진다."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는 이상주의자가 현실을 모르고 사는 걸로 생각했는데,
정말 생각지도 않은 비즈니스가 생기고,
초기 개척자들이 실질적인 부를 가져가고 있는 걸 보면 정말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지금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국·영·수 선행 학습을 시킬 게 아니라 협동과 적응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미래 인류는 다양한 구성원이 협동하고 집단 지성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이다. 협력하고 공감할 줄 아는 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해진다.
저게 되게 뜬금없는 소리가 아니다.
내가 블로그를 하면서 느끼는 부분인데,
블로그 통해서 사람 만나보면,
또 이런저런 다양한 기회들이 생긴다.
학연, 지연으로는 도움받은 게 많지 않은데,
의외로 블로그로 알게 된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직도 내 주변 사람들은 블로그로 알게 된 사람이라고 하면,
뜬금없어 한다.
엥? 넷상으로 얘기한 사람을 만나?
아 물론 내 주변 나이대가 스냅 백, 지갑형 케이스 쓰는 세대라서 그렇겠지만.
# 의견이 갈리는 부분
당연히 나도 학벌주의 타파하자며 생뚱맞은 행동을 하진 않는다.
물론 선행학습이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 것도 인정한다.
와이프와 의견이 갈리는 부분은 나는 자본 대비 효율에 대한 고민이다.
선행이나 사교육에 투자하면 투자할수록 아웃풋이 나올 거라는 기대치가 다르다.
나는 어느 정도 이상은 힘들고 공부는 재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적절한 선까지만 투입하고 나머지 자원은 다른 데로 돌려야 한다는 믿음이 강하다.
와이프는 나보다 훨씬 더 이 적절한 선 수준이 높다.
―부모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지나친 사교육은 미래뿐 아니라 현재에도 큰 불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부모는 매달 수십만~수백만원을 사교육에 쓰고 아이 성적이 오르길 바란다. 부모·자식 간 채무 관계를 형성하는 꼴이다. 부모는 돈을 썼는데 정작 아이는 그만큼 '실적'이 나지 않아 속상하고 부모 얼굴을 볼 낯이 없다고 한다. 결국 서로 대화하지 않고 오해와 불신이 깊어지는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려면 우선 현재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
나는 오히려 미래에 써먹을 다른 재주들에도 자원을 할당하자고 하는 성격이다.
예를 들어,
나중에 하루 정도는 작곡 학원을 보내던가 등등.
좀 더 전문적인 취미를 만들어서 일하면서 투잡을 뛰거나 은퇴 후 써먹을 만한 스킬 같은 거 말이다.
아나운서가 안되어도 아나운서 학원을 보내서 말을 또박또박하는 스킬을 탑재하거나 등등.
또 다른 충돌 지점은 학습 방법이다.
나는 내 딸아이가 꼭 선생님한테 안 배워도,
유튜브나 아니면 언택트 학습하는 방법이 몸에 배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미래에 가면 점점 이런 매체들이 많은데,
종이책 아니면 글자가 안 들어오는 사람보다는 이런 디스플레이 자료나 언택트를 가지고 스스로 학습하는 버릇을 만들어 주고 싶다.
그런데,
알다시피 이런 매체에 노출되면 또 부작용도 있고 와이프 입장에서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스크린 보는 게 거북할 것이다.
영어 유치원 갈등도 있었지만 다행히 이건 안 보내는 선에서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나는 물론 돈 때문에 반대했고,
현재 내가 외국계에서 영어만 사용하는 환경인데도 굳이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해야 하나 의문도 들었다.
어차피 글로벌 회사면 다국적 사람들이 쓰는 영어라 학습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영어고,
오히려 대학 정도 때 죽자 살자 라이팅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차라리 영어 앱 서비스를 가지고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결국 영어 유치원, 영어 학원은 안 보내고,
-물론 돈 때문에-
한혜진이 선전하는 그냥 영어 앱 서비스만 결제해 줬다.
근데 참 애들은 신기하다.
어른은 틀릴까 봐 쭈벗 거리면서 안 하는데,
아이들은 그냥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면서 하긴 하더라.
영어로 안부 인사하는 것만 몇 주 하니까 입이 뚫리긴 하더라.
뭐 요새는 혼자서 앱 열어서 외국인 튜터 클릭해서 회화 수업하는 거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여하튼,
예전과 달리 아이의 교육 투자 대비 효율에 대한 ROE에 대한 의구심이 드니,
자원을 어떻게 할당해야 할지 늘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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