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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천재의 성격 - ENTP는 사람 말을 귓 등으로 듣지요 - 3편일반 정보 2024. 1. 2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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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길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3편까지 쓸 생각은 없다.
댓글에 '왓! 나도 ENTP인데'를 보며 생각했다.
나도 어렸을 때 ENTP 관련 보면서 이런저런 '자아비판'의 시간도 가졌고,
'내가 나중에 꼰대 되면 또 어떻게 바뀌려나' 궁금했던 게 떠올랐다.
그리고 분명 미혼들은 나는 어떤 유형과 맞을까라는 이상형 탐색에 대한 고민도 했었을 거고 말이다.
지금 MBTI가 다시 유행하는 것도 그런 맥락일 듯하다.
MBTI가 우리에게 주는 이로운 점은 복잡하고 알기 어려운 인간의 특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나를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서로의 성격을 어렵게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쉽게 소통하면서 공유하는 것이 새로운 대화 주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의 새로운 소통의 창구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라고 볼 수 있다.
나의 ENTP 시행착오 역사가 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삶의 궤적을 다시 복기하다 보니 시리즈가 좀 길어지네.
# 외향 내향
ENTP는 맨 앞에 외향적을 의미하는 E로 시작한다.
외향적, 내향적에 대해 내가 약간 오해를 했던 면이 있었다.
내 기준에 외향적인 것은 이런 곳에서 사회자가,
나오시죠! 댄스타임!
'자! 나오셔서 댄스 타임! 박수 많이 받는 분에게는 흡족할만한 상품이 준비되었습니다! 나오시죠!'
망설임 없이 뛰어나가는 사람이 명백한 외향적이라 생각했다.
나는 '아 발표하라면 하겠는데 양반 체면에 저 올라가서 막춤은 도저히 못 추겠다.' 생각에 외향적인 요소와 내향적인 요소가 섞여있나 보다 싶었다.
하지만 이 외향과 내향은 에너지를 어떻게 얻냐의 차이다.
외향은 외부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고,
내향은 자기 내부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다.
외부 활동이 적어도 외향일 수 있고,
완전 핵인싸 처럼 보여도 내향일 수 있는 것이지.
외향-내향 지표는 심리적 에너지와 관심의 방향이 자신의 내부와 외부 중 주로 어디로 향하냐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즉 외향성을 띠는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를 외부로 쏟고자 하고 내향성을 띠는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를 내부로 쏟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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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에도 가만히 에너지를 비축하기보다는 활동을 통해 몸을 움직여 에너지를 충전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내 딸을 보면서 내 스스로 나도 외부에 에너지를 얻는구나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내 딸내미는 명절 가족 대 잔치하면 정말 며칠 초흥분 상태가 되어 밤에 잠을 못 잔다.
와이프랑 보면서,
얘가 시어머니 되면 진짜 며느리 작살나겠구나 얘기한다.
내 딸 같은 성향이 나중에 시어머니 되면 명절 때마다 대잔치를 하겠구나 싶을 정도다.
집에만 놔두면 애가 상당히 정적이 되면서 독서도 하고 공부도 하고 그러긴 하는데,
애가 점점 에너지가 고갈되는 게 눈에 보인다.
그러다가 놀이터에서 5시간 동안 놀면 집에 와서 지쳐서 쉬는 게 아니고,
너무 재미있었다고 급흥분해서 집에 들어온 다음에 말도 엄청 많아지고 고양감을 주체하지 못한다.
그래서 틈틈이 시간 날 때,
몰이나 시장처럼 사람 북적북적하는 곳을 데려간다.
다행히 나도 E 기질이 많아서 나가는 건 문제가 없는데,
I 기질 와이프는 사람 많은데 가면 기 빨린다고 해서 주말엔 내가 딸내미 데리고 쇼핑몰 여기저기 다니는 편이다.
요사이 이직을 하면서 다시금 내가 상당히 외부로 에너지를 얻는구나 생각을 많이 한다.
이전 업무는 좀 정적이고 내향적인 느낌의 업무였다.
업무에 전혀 불만이 없었고 딱히 고민거리는 없었다.
그런데 이직 후,
세일즈와 비즈니스 디벨로퍼 업무도 일부 있어서 새로운 사람 마구 만나고 예상치 않은 고객들도 많나는 일이 많은데,
의외로 내가 상당히 활력이 생기더라고.
그리고 에너지를 내부에서 내부에서 충전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니 더 느낀다.
고객 쪽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거나 컴플레인이 있으면 나는 바로 대면 미팅하고 싶은 마음인데,
다른 사람들은 또 그런 즉석 만남 자리를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어젠다가 철저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만나지 않으려 하는데 반해,
난 '오 오후에 한 번 뵐까요'이러며 말이다.
확실히 외국계 이직 후 뭔가 봉인이 해제되어서 인지 굉장히 외부로부터 에너지 충전하려는 활동을 가지게 된다.
이직 전 사무실에서 계속 분석하고 리서치하는 느낌의 내향적인 업무를 할 때는,
업무 후 회식 자리가 부담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피로가 있었다.
이직 후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야 해서 물리적으로 몸은 더 힘든데,
오히려 이전 직장 사람들이랑 술을 더 많이 마신다.
뭔 건수 있으면 회식하려는 것 같이 말이다.
이직 전에는 1차만 끝나면 집에 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뭔 회식 건 수 찾아다니고 1차 끝나면 엄청 아쉽다.
확실히 직장 문화가 바뀌면서 좀 더 릴리스되니 기본 성향을 따르게 되는 것 같다.
# 딸내미
내 딸이 ENTP 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만,
딸아이가 나처럼 쓸데없는 포인트에서 자존심을 세우며 화를 내는 부분에서 어라 혹시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어떤 일이었냐면,
딸아이가 실수로 책상 위에 있는 물건을 떨어뜨려 박살을 냈다.
아이 엄마는 평소에 약간 덤벙 거리는 게 많기에 간식 먹은 후 그릇을 책상에 두지 말라고 하며 혼냈다.
딸내미는 혼내면 그냥 일단 묵묵히 듣는 편이고,
와이프가 좀 화나서 소리 지르면,
가만히 있다가 '엄마, 나도 소리 지를 수 있어'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혼나는 거 자체로는 맷집이 꽤 좋은 편이다.
회복 탄력성도 좋은 편이라 크게 혼나서 울어도 바로 다시 와서 장난치고 그러는 편이다.
그런데,
내가 보고 있다가 '너 지금 만화 영화 시작 시간 때문에 빨리 가려다 실수했지라고' 했다.
아니라고 한다.
자기는 그냥 일어나다 실수한 거란다.
사실 그냥 혼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반쯤은 농담이었다.
그래서 다시 놀리려고 '에이 만화영화 시작 시간이구먼, 만화영화 보려고 그릇 깼네요~'라고 하는데,
딸내미가 갑자기 진짜 화내다가 자기 분을 못 참고 울음을 터트리면서,
'아빠, 내가 아니라고 했잖아, 난 만화영화 지금 안 볼 거였단 말이야, 왜 아빠 멋대로 생각해' 하고 진심 억울해한다.
내가 혼내는 타이밍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와이프는 아마 이런 타이밍에 생뚱맞아 하며 이해를 못 하고 웃음을 보통 터트린다.
혼날 때는 실수한 것에 대해 별로 핑계도 안 하면서,
자기가 주장이나 행동에 대한 의도를 다르게 우리가 멋대로 해석하거나 임의로 결론낸 것에,
딸내미는 자존심 상해하면서 화를 내곤 한다.
# 거짓말이 함의하는 것
아마 ENTP인 사람은 이 설명하기 힘든 애매한 분노 포인트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를 믿어주고 안 믿어주고 문제와 좀 결이 다르다.
'Being misunderstood' + 'Not being listened to'
'다르게 오해받는 것' + '나의 말을 듣지 않는 것' 콤비네이션에 짜증이 난다.
내가 어렸을 때 그랬었다.
두 가지 포인트에서 짜증 나는 건데,
먼저,
오해받는 것 그것도 내가 하찮게 생각하는 요소로.
예를 들면,
내 행동이 또라이로 오해받는 것에는 열받지 않지만 관료주의 꼰대로 오해받는 것은 자존심 상하며 빡치는 것.
두 번째는,
거짓말은 내가 눈치 봐야 할 상대에게 -와이프?- 하는 거잖아.
딱히 도덕적으로 거짓말하면 안돼!라는 족쇄는 없다.
하지만 불리한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는 한다.
이유는 하나였다.
자존심?
내가 상대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은 뒤집어 보면,
상대에게 정말 어떻게든 잘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내가 이재용이면 삼성 임원회의 때 지각한 것에 대해 사과는 해도 거짓말할 필요는 없잖아.
반면 무서운 상사를 둔 부하직원이면 늦잠 자느라 지각했다고 솔직히 얘기하기가 어렵다.
또는 상대가 정말 소중하거나 친해서 상처 주기 싫을 때일 것이다.
거짓말한다는 것은 너에게 굽히고 들어간 것을 인정한다는 기분이라 자존심에 안 하려고 했지.
거짓말은 가까운 사람과 불화를 피하기 위해,
구구절절 설명하기 귀찮아서,
혹은 작업 멘트로 할지언정 말이다.
오히려 무서운 선생님한테는 권위주의는 못 참아줘'라는 중2병 같은 마인드로 오히려 솔직하게 얘기했던 거 같다.
지금은 안 그런다.
'어이쿠 사장님! 키야! 역시! 최고 하트 빵빵! 굿 아이디어이십니다. 사장님 만세 만세 만만세!'
ENTP식 고도의 사회화가 되었지롱.
# 돈을 본 게 아니라고!
대학생 때 생각나는 'Being misunderstood' + 'Not being listened to' 에피소드 하나가 떠오르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웃길 뿐이다.
보통 대학 학창 시절 불타는 청춘들이 모임을 많이 가지잖아.
그러다 보면 썸 타고 밀당하고 뭐 난리도 아니고 말이야.
그러다 내가 T라는 여성에게 호감이 생겼고,
사부작사부작 대시를 했지.
모임에 애매하게 근처 앉으며 원래 술자리에 내가 말을 많이 했지만,
나름 정제되고 계산된 멘트를 특별히 태워 보내며 말이다.
여하튼 계속 은은하게 썸의 덫을 넣으며 기다리는데,
T랑 좀 친했던 Q가 눈치를 깐 거지.
그런데 Q가 자꾸 내가 T에게 준 점수표에서 집안이 되게 좋은 좀 부잣집 딸이라는 부분에서 크게 차지했냐는 식으로 말하는 거야.
내가 어렸을 때,
쿨병에 걸려서 '난 너네랑 달라! 사람은 내면이지! 나는 내면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고상한 사람이다아아아'라며 외모는 많이 안 보고 좀 그런 게 있었어.
내가 T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명확해 보이진 않았을 거야.
여하튼 Q가 자꾸 '집안 좋은 부자집이라서 콜?'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
내 의도는 개무시한 자기만의 다른 해석을 나에게 투영하는 'Being misunderstood' + 'Not being listened to' 파트지.
나는 아니라고 했지.
아니니까!!!
내 기준에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다.
T의 매력은 뭐였냐.
흐음.
두 가지였는데 이게 같은 얘기라도 순서에 따라 좀 느낌이 달라서 조심스럽군/
'음악이나 문학 취향이 내 스타일인데, 글래머라서'
'글래머인데, 음악이나 문학 취향이 내 스타일이라서'
너무 오래 전이라 둘 중에 어떤 느낌이 더 가까웠는지는 모르겠다.
당시 내가 좀 화가 나는 포인트로는,
Q야 내가 거짓말까지 하며 잘 보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
내가 부잣집이라 좋아하면 난 그렇다고 할 건데,
속물이라는 평가 그다지 신경 쓰지도 않고,
내가 일단 글래머라서... 그것만이 아니라 여하튼 그래서 관심 있다면 있는 거로 받아들이면 되지 하며 쓸데없이 우기고 있었다.
정말 별것도 아닌 일에 ENTP의 안 좋은 부분이 응집되어 튀어나온 에피소드인 듯하다.
너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쓸데없는 승부욕에,
논쟁 시작하면 무조건 이기고 싶어 안달 난 습성에,
남에 말 귓 등으로도 안 듣는 와중에,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데 자부심이 있는데 상대가 내가 자꾸 다른 의도 가지 있다고 해석하면 속 터지지고.
# 귓 등으로도 안 듣겠지만
15년 전, 10년 전, 5년 전 MBTI 검사 ENTP 나온 것을 복기를 하자면.
지금 와서 보면 아래 얘기가 납득이 간다.
ENTP 변론가형 사람의 본 긍정적 자질과 성격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성격 유형의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독립적인 사고와 지식, 그리고 자유분방한 사고는 이들이 주체가 되어 이끌어 나가거나 혹은 이들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는 엄청난 가치를 발하지만, 그러기까지 본인들 자신의 꾸준한 노력과 시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살면서 ENTP 성향 사람을 당연히 봤는데,
아무래도 성향상 -권위주의 개김, 관행에 엎으려는 욕구, 개썅마이웨이, 상사에게 직언, 좋은 게 좋은 거다가 안 되는 것- 한국에 조직 문화에 굉장히 안 맞아서 비호감 사기 십상이건,
내가 봐도 '아우, 저 쉐끼 조직 생활 더럽게 못 하네' 소리가 나오며,
나라도 ENTP 뽑는 게 상당히 조심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사회초년생이라면 아직은 많이 못 느낄 수 있지만,
직장 생활 오래 하며 다양한 ENTP로 의심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미성숙한 ENTP와 성숙한 ENTP 간극은 꽤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앞에 기술하듯 '다른 성격 유형의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나부터 2편에 언급했듯 신입사원 때 구설수에 오르내릴 뻘짓들 했으니 말이다.
어차피 ENTP면 남의 말 귓등으로 듣겠지만,
만약 한국 직장 생활에 좀 더 시행착오를 줄이고 적응하려면,
ENTP의 팩폭 단점을 메타 인식을 하며 '고도화된 사회화'를 위해 단점 부분이 튀어나오지 않게 자중해야 할 것이다.
보통 ENTP의 직장 생활 중 리스크는 입 털다 생기는 경우가 많다.
성향이 게을러서 추진력 있는 행동이 많진 않을 테니,
직접적인 행동보다는 입이 문제다.
공적인 영역에서는 윗사람이나 회의에서 논리적으로 뭔가 안 맞거나,
관행적으로 매뉴얼대로 하는 것을 극험하기에 자꾸 따지려 드는 욕구를 정재해야한다.
남들이 다 예스할 때, 노 하고 싶은 욕구를 좀 세련되게 표현하라는 것이다.
다수가 받아들인 사안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희열을 느끼기도 하는 이들은, 이러한 성향으로 인해 현존하는 제도를 재고하게 하거나 체제 자체를 흔들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게 합니다.
당신은 질문을 할 것이다.
순수한 마음에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개선하려는 마음도 있을 것이오,
그동안 다들 해왔다고 그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을 뒤흔들고 엎어치고 싶을 것이오,
무엇인가 개선을 하겠다고 이런저런 질문을 자꾸 할 것이다.
이 질문들이 어떤 상황에서는 누군가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 쉐끼가 하기 싫어서 자꾸 물어보나? 지 일 아니라고 생각하나? 토 다나? 트집 잡으려고 그러나? 그냥 좀 닥치고 하면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되겠냐' 등등 말이다.
특히 당신은 질문을 통해 토론이나 논쟁 과정에서 배우며 뭔가 직관과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
그래서 자꾸 질문하고 논쟁하고 토론하려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겐 자기를 공격하고 엿 먹이는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 안 된 상사들과의 관계에서 말이다.
정말 개선하고자 현재 프로세스의 히스토리를 마구 파고들었는데,
그 프로세스를 만든 사람들에게는 자기 잘못을 파헤치려는 짜증 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완곡하게 질문하는 방법,
돌려 말하는 방법,
메시지를 통통통 쓰리 쿠션으로 돌려서 전달하는 방법을 좀 신경 써야 한다.
그럼 당신은 아니 이렇게 하면 너무 돌려 말해서 뜻이 전달 안되는 거 아냐?라고 할 텐데.
걍 ENTP가 자기 딴에는 겁나 돌려 말한다고 생각해서 말해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꽤나 직설적인 편이야.
예를들어,
누가 자기 애인 사진 보여줬는데 좀 못생겼어,
나는 꽤나 돌려 말해보겠다고 '하하하, 좀 미묘하구나'라고 했는데,
꽤나 능숙한 사람들은 아예 패션 센스나 분위기 같은 쪽으로 주제를 빠르게 전환해버리거든.
기본적으로 어떻게든 외모 항목에 대해서는 빈칸으로 놔두지 않으려는 것 자체가 직설적인 면이 있는 거지 뭐.
ENTP 변론가형 사람들은 이성적 사고를 통한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타인의 감성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와 배려 있는 논쟁으로 타협에 이르는 것이 그들에게 가장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보람된 일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 드립 욕심
ENTP가 위트와 개그 관종끼가 있고,
계속 비유와 개드립들이 마구마구 떠오르거든.
근데 또 아무 개그도 아니고,
비유가 적절히 들어가 한 번 꼬아놓은 고급 진 블랙 유머로 웃기고 싶어 해.
나의 타깃은 사람들이 듣고 '어? 아! 푸하하핫' 이렇게 한 15초 후에 터지기 시작하는 그런 드립을 노려.
얼마나 그런 개그에 관심이 많냐면,
내가 문세윤, 이수근 개그 같은 거 보면 현웃, 개뿜급으로 웃겨서 터지는데,
신동엽, 탁재훈의 드립을 온전히 못 즐겨,
속으로 '아 저 순발력, 센스, 재능 휴... 어떻게 여기서 이 드립으로 연결될까'하며 리스펙트와 질투로 온전히 못 즐겨.
여하튼,
여기까진 의도만 보면 좋아.
근데 자 모임에 갔다고 하자.
가서 치는 드립들이 통하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반응이 좋으면,
'아... 이 소리가 날 되살아나게 한다'라는 심정으로 -뇌절하며- 선을 이리저리 넘나들어.
게다가 정치, 종교 금기도 없으니 소재도 그냥 마구 쓰고,
19금 드립, 29금 드립, 39금 드립 콤비네이션으로 신나서 하다 보면,
갑분싸 되는 저세상 드립까지 하게 됨.
술 이빠이 취해 술 깬 다음 날,
보통 행동 때문에 후회한 적은 거의 없는데,
드립 때문에 '아... 거기까지는 가지 말걸' 후회 막급.
ENTP스탈 개그의 문제가 뭐냐면,
당신이야 선 안에서 드립치고,
선 안에 있는 소재로 블랙 유머를 한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바운더리가 사람마다 기준이 참 다른데,
ENTP 자기 기준으로 잡으면 안 된다.
내가 보기 ENTP 성향이 강하면,
보통 금기, 일괄된 가치 체제, 신념이나 이념에 대해 딱히 깔끔한 바운더리가 약해서,
별의별 것을 소재로 거리낌 없이 개그를 칠 것이다.
나도 와이프한테 듣는 말 중 하나가 '너 개그 치다가 어디서 두들겨 맞을 날 온다'이다.
게다가,
논란 중인 사안에 대해 양쪽 진영을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판단보다는 이해하려는 성향이 강해서,
누군가의 소중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신념이나 가치를 건딜 여지가 있다.
그렇다는 것을 늘상 인지하며,
사람마다 바운더리의 한계가 다른 것을 아주 섬세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은 '아니 그럼 애초에 안전하게 드립 치면 되지!'라고 할 텐데,
올킬 할 만한 유머는 그 바운더리 경계선에서 나오기에 그 참을 수 없는 유혹!
마치 독이 있는 복어 요리의 아슬아슬함 같은 개그 욕심이 있어.
복어는 독이 있지만 잘 요리해서 먹어야 하는 별미 말이야.
근데 이런 얘기 해봐야 ENTP 성향 있는 사람들은 남의 말 절대 안 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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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에 이어
아 이거 소재 고갈과 집중력이 떨어져서 3편으로 끝내려는데,
또 궁합 얘기가 남아서 한 번 더 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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