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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스 아메리카노 × 음식에 대한 형식주의
    일반 정보 2024. 1. 16. 01:50
     

    # 아이스 아메리카노

    스타벅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마침 스타벅스 입장권이 있어서 늙수그레하지만 당당하게 들어왔다.

    요새 눈이 침침하고 무릎에 물 차고 아주 세월에 전통으로 두들겨 맞고 있다.

    가끔 거울 보며 '아씨... 묫자리 알아보러 갈 나이까지는 아니라도 인제 어렴풋이 남아 계획이라도 세워야 할 나이가 되었는가?'

    씁쓸하다.

    스타벅스에 나이 때문에 입구 컷 당할까 봐 자본주의적인 해결책으로 입장권 하나 들고 다녀야 마음 편하다.

     

    당연히 커피는 한국인 종특답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개인적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아이스 코리아노로 바꾸는 게 맞는 것 같다.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의 주역 미국 양키들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많이 안 먹을 것 같은데.

    더운 나라도 그다지 다르지 않더라.

    5월에 2주간 싱가포르 출장을 갔었다.

    싱가포르 그 무더위.

    -물론 8월 초 한국이 더하긴 하더라.-

    내가 출장지 근처 한 작은 커피숍을 거의 매일 갔는데,

    사람들이 대부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먹더라고.

    진짜 덥거든 리스펙트.

    내가 주문할 때는 거의 유일하게 나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는 것 같았다.

    며칠 지나니 내가 저 멀리서 보이면 바리스타가 그냥 얼음통 근처에서 몸이 들썩들썩하는 게 보일 정도다.

    아마 한국인이라는 것도 틀림없이 알 것이다.

    한국 관광객들이 얼마나 훈련을 시켜놨을지 안 봐도 뻔하다.

    # 코쟁이들 분석

    어쨌든 아이스 아메리카노 왜 이렇게 좋아지? 라고 AFP통신이 분석한게 있는데.

    AFP통신은 '한국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사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인이 계절과 관계없이 차가운 커피를 마시는 이유를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겨울에도 따뜻한 음료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잘 팔리는데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만들어낸 인기라는 분석이다

    .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겨울에도 빨리 마시기 좋아 편의성을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인이 냉면 등 차가운 음식에 익숙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할리스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예전부터 냉수 섭취 문화가 있어 차가운 음료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며 "한국의 사회적·문화적 특성과 맞물려 한국 고유의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문화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빨리빨리 문화? 그런가?

    왜 다른 나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호하지 않고 오히려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경악하는 수준일까 생각하다가,

    음식 온도에 대한 거부감, 친근감도 음식 문화적인 맥락으로 생각하니 고개가 끄덕인다.

    어떤 외국 요리사가,

    하이브리드라면서 얼음 동동 냉된장찌게나 얼음 순댓국 가져오면,

    흐음, 진심 '이 쉐끼가 지금 나랑 뭐 하자는 거지' 할 것 같긴 하네.

     

    뭐 아메리카노라는 말을 만들 정도로 물 탄 커피를 극혐하는 이탈리아인도,

    한강물 라면을 떠올리면 이해는 간다.

    그냥 안 먹으면 되지 뭘 또 극혐할까 했는데,

    한강 물 라면 사진 보니 괜히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

    그냥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것만 봐도 진심으로 눈을 돌릴 것 같고,

    먹지 않아도 속이 울렁거리네.

    그래 이탈리안 너희들의 아메리카노 극혐 인정하노라.

    # 근데 뭐야 또 유행?

    최근 아이스 음료에 관한 뉴스 하나 본게 있는데 매우 흥미롭네.

    “한국인은 왜 아아만 마셔?” 하더니 전염됐다...미국 스벅도 아이스 대세

    차가운 음료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CNN은 7일(현지시간) 미국 스타벅스 최근 분기 매출의 75%가 차가운 음료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이스아메리카노 등 에스프레소계열의 차가운 음료매출은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스타벅스 측은 차가운 거품이 들어간 음료는 가장 빠르게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흥미롭네,

    왜 갑자기 미국도 갑자기 빨리빨리 문화라도 퍼진거야?

    인스타그램 용이라고 하네.

    차가운 음료는 SNS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에 차가운 음료가 보다 더 나은 게시물을 만든다는 시각이다. 도로시 칼바 유로모니터 분석가는 “아이스음료의 투명한 컵, 밝은 색상, 다양한 토핑은 소셜미디어에 매력적”이라며 “커스텀 음료는 업계 전반에 중요한 트랜드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에서 부르디외의 구별짓기에서 나오는,

    문화소비에서 자본의 총량에 따른 계층 대립에 대한 부분이 떠오르더라.

    음식에 관한 의식 차이 말이다.

    물론 이게 정확한 사회계층 인과관계가 있는 건 아닐 수 있지만,

    어쨌든 SNS의 발달로 점점 음식에 대해 '보기 좋았냐?' 같은 형식주의가 발전하는 것도 흥미롭다.

    나도 확실히 나이를 먹으며 점점 음식에 대한 형식주의에 빠지는 것 같다.

    진짜 보기 좋다.

    학생 때 배부른 게 관심사였는데 직장생활하고 돈 벌기 시작하니,

    제육볶음과 돼지국밥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가 중요하게 된다.

    수북해 보이지 않으면 참을 수가 없어!

    나도 타보자 부유층 추월차선.

    참 추월하려면 1차선으로만.

    현행법상 고속도로 운행 차량은 차종에 따라 소형차는 왼쪽 차로, 대형차는 오른쪽 차로로 주행해야 한다. 또한 1차로는 앞선 차량을 앞지를 때만 이용해야 한다. 차가 막히는 등 도로상황으로 인해 시속 80㎞ 미만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경우에 한해서만 앞지르기를 하지 않더라도 계속 주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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