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 × 정보 수집 접근 차단일반 정보 2024. 1. 16. 01:49
# 챗GPT
챗GPT가 대단하다 난리이긴 한데 다들 어떻게 활용하는지 모르겠다.
나?
나는 외국계 다니는 관계로 주로 영어 글쓰기를 네이티브스럽게 할 때 쓴다.
영어 이게 참 어렵다.
과거에 고객사나 소위 갑 위치에 있을 때는 영어 메일 쓸 때 그다지 퇴고하지 않았다.
오타가 있건 표현이 쌈마이 마냥 꺼칠꺼칠해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나이 먹다 보니 외국계 매니저급으로 있으면 위에 외국인 임원들한테 직접 보고할 때가 많았었다.
굉장히 신경이 쓰이게 된다.
단순히 영어 문법이나 영어를 잘하냐 마냐 문제를 넘었다.
영어는 서로들 당연히 한다고 생각하고 말을 얼마나 잘하고 글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쓰냐가 관건이다.
그러니까 만약 영어를 잘 못해서 끙끙 거리며 조용히 입 닫고 있어도,
다들 '호오 저 양반은 그냥 I인 친구인가 봐' 정도로 생각한다.
영어 작문이 매끄럽지 않으면 '아 이 친구가 아이디어가 제대로 정립이 안되었구나' 생각하지,
영어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고 상상 자체를 안 한다.
특히,
이전 직속 상사가 영국인이다 보니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외국계 다국적 직원들은 모두 영어를 잘 하지만,
네이티브 영국인 미국인이 쓰는 영어는 좀 다르긴 하다.
우리로 비유하면,
'일석이조 상황이구먼... 전가의 보도로 쓸 수 없지' 같은 이디엄을 쓰고,
그 와중에 영국인 특유의 돌리면서 하는 블랙 유머를 마구 섞어 쓰니 그에 호응하기도 무척 힘겨웠다.
어쨌든,
파파고가 좋긴 하지만 번역보다는 영어적인 관점으로 글을 쓰고 문법을 교정하는 것을 선호한다.
미묘한 상황을 캐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주로 챗GPT로 문법을 검사하긴 하는데,
챗GPT에 'Correct and rewrite like a native English speaker'라고 하면 작문을 몽땅 손 봐준다.
이게 참 독이다.
챗GPT는 글을 꽤 잘 쓰는 지식인 수준으로 영작한다.
그러니 결과물이 '호오 그럴싸한다' 소리 나온다.
만약 외국인이 챗GPT로 한글 쓰기 하면,
'자네 부모가 전라도 사람인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것이다.
몇 번 해보다 보면 영작에 대한 자신감이 오히려 팍 떨어진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써봐야 양키들 기준으로는 진짜 지루한 글이겠구나 싶다.
영어 문법이라든지 단어라든지 이런 게 아무리 제대로 쓸지라도,
챗GPT의 글쟁이 맛깔스러움을 도저히 따라잡진 못한다.
자신감이 뚝 떨어진다.
아 정말 AI가 지배하는 세상이 오려나?
라고 생각이 넘어갈 뻔했지만,
금융 분야에 여러 질문을 해보면 이상한 소리를 할 때가 꽤 많아서,
한편으로 안심한다.
그래서 요새는 영작 교정용으로 많이 쓰지만 금융 관련 참고 자료로는 그다지 쓰지 않게 되었다.
챗GPT는 굉장한 천재만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면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정보 수집 차단
만약 어떤 사람이 AI가 인류의 일자리를 가져갈 것을 우려하여 21세기 디지털 러다이트 운동을 펼친다면,
가장 효과적인 것은 학습할 수 있는 소스를 차단하거나 파괴하는 것이겠다는 생각했다.
나처럼 졸업한 지 오래된 사람을 위해 러다이트 운동을 다시 한번 떠올리면,
19세기 초 증기기관을 이용한 방직기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직조 공정의 대부분이 자동화되자 더 이상 직조공이 필요 없게 되었다. 방직기 도입 전에는 전문직이었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직조공들은 단순 생산직으로 내려앉게 되었고 비숙련 노동자와 동일하게 처우를 받았다. 때마침 인클로저 운동 영향으로 할 일 없어진 농민들이 도시로 진출하며 잉여노동자가 늘어나면서 근로조건은 더욱 열악해지고 처우 역시 최악의 상태가 되었다. 직조공들은 암울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하여 비밀 결사를 만들어 대항하기 시작했다. 게릴라 부대를 만들어 기계를 파괴하고 공장주들을 위협하며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산업혁명 기간 중 영국에서 일어난 러다이트 운동의 주요 내용이다.
러다이트 운동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가 축소되자 노동자들이 자본가에 저항하는 조직을 만들어 장기간에 걸쳐 투쟁한 최초의 역사적 사건이다.
그런데 얼마 전,
챗GPT 관련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를 봤다.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 CNN 방송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의 정보 수집을 차단하는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어랏?
로이터 통신 등은 금융 관련 정말로 중요한 정보들의 소스인데 만약 차단된다면,
챗GPT는 금융 쪽에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겠는 걸 생각이 들며 기사를 자세히 읽었다.
오픈AI는 지난 7일 자사 웹 크롤러인 GPT봇을 공개하면서 정보 수집·이용을 원치 않는 사이트 소유자에게 GPT봇의 데이터 수집을 차단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GPT봇이 데이터를 수집 못하게 차단하는 방법을 알려줬더니,
GPT봇 차단율은 공개 후 첫 주인 지난 15일 5% 미만에서 2주 차에는 10%에 이르렀다. 이용자 수 등이 많은 주요 사이트 100개로 범위를 좁히면 차단율은 15%에 달했다.
이 천재 기계 놈이 도서관에서 입구 밴 당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중요 사이트 100개에서 차단율이 15%라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물론 돈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을 것이다.
구글의 경우 지난 5월 NYT와 뉴스콘텐츠 사용료로 3년에 걸쳐 1억 달러(1천327억원)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렇게 학습 자체에 비용이 치솟으면,
챗GPT 이용료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혹은 챗GPT는 특정 분야의 최신 정보들이 제대로 반영 안 되거나.
어쨌든,
챗GPT를 쓰면 쓸수록 AI가 주는 결과물에 대한 안목(眼目)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AI는 사진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 향유할 수 있는 자연 풍경은 늘 있었지만, 어떤 사진작가가 어떤 관점으로 찍고 안목을 가지고 선별하여 작품이 되듯,
AI도 누구나 여러 가지 결과물들을 찍어낼 수 있지만
결국 안목이 없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AI에 의존해서 학습한 사람과,
원 소스 -책, 뉴스 사람이 직접 학습하는 것-를 가지고 학습한 사람 간의 차이가 더 두드러질 수 있을 것 같다.
'일반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스 아메리카노 × 음식에 대한 형식주의 (1) 2024.01.16 딸천재의 교권 - 교권이 무너진 이유에 관한 영상을 보며 (0) 2024.01.16 기사를 보며 - 출퇴근 중 몰래 쓴 글 '대박'…"40대 '억대 수입' 작가 됐어요 (1) 2024.01.16 1997년 아시아 위기 태국 × 그리고 중국 (1) 2024.01.16 공무원 인기 업 × 인기 다운 (1) 202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