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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 멀티버스일반 정보 2024. 1. 17. 03:40
# 플래시
올해 상반기 히어로물 두 편은 최고였다.
2021년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이후 참 볼 게 없었는데,
올해 마블의 마지막 희망일 수도 있는 가디언 오브 갤럭시 3로 쾅쾅!
그리고 DC의 희망 시작점 플래시까지.
플래시 개봉 전 시사회를 다녀온 관객과 평론가들까지 엄청 설레발, 호들갑 들이었는데,
하나같이 사람들의 설레발, 호들갑을 믿어라 하더라고.
믿습니다! 하고 바로 예매했지.
결과적으로!
가오갤3 때 극장에서 느꼈던 대 흡족 파티를 단 시간 만에 다시 맛봤다.
아 참,
영화 내용을 얘기할 건 아니라서 스포는 전혀 없다.
역시 흥미로운 것은 멀티버스였다.
멀티버스 개념이야 이제는 마블 영화 좀 봤으면 알만한 개념일 것이다.
오히려 모든 SF 영화들이 멀티버스 들고나오는 것 같다.
멀티버스는 한마디로 다양한 우주와 현실이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존재만 하면 영화가 안 될 거고,
서로 다른 우주나 현실에서 존재하는 캐릭터들이 어떤 식으로 이야기 속에서 만나고 접촉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게 포인트다.
여러 병렬 우주가 스파게티처럼 얽히는 것이지.
근데 나는 영화 속 스토리에서의 멀티버스 개념이 흥미로운 게 아니고,
영화 산업적인 측면에서 멀티버스의 역할이 흥미로웠다.
특히 플래시 마지막 쿠키까지 보며 '키야 멀티버스는 정말 영화 산업에서 캐릭터, 프랜차이즈에서 나오는 골치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서사적인 방법이군'
과거 엉망진창, 중구난방으로 만들어진 히어로 캐릭터들을 깔끔하게 스토리적으로 리셋할 수 있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도구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것은 그리스 비극에서 나오는 개념이었다.
"마키나"는 그리스어로 "장치"나 "기계"를 의미하며, "엑스"는 그리스어에서 "외부"나 "밖"을 의미합니다.
그리스 비극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캐릭터가 재앙이나 비극적인 운명에 직면했을 때, 그들의 역할을 수행하는 장치나 매체를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만병통치약, 전가의 보도 같은 개념이다.
# 멀티버스
해리포터 배우 다니엘 레드클리프는 해리포터 그 자체가 되어 버렸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부터 마지막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까지 총 10년 동안,
2001년부터 2011년까지의 기간 동안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해리 포터로 살았다.
10년이라도 배우 인생으로 보면 그다지 길지 않지만,
해리 포터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다 보니 뭔 영화를 찍던 해리 포터 멀티버스 같은 느낌 마저 든다.
타락한 어둠의 해리 포터가 추는 광란의 춤으로 밖에 안 보인다.
뭐 여하튼 해리 포터는 다니엘 레드클리프라는 공식이 너무나 강렬하고,
이제는 늙어버려서 새로운 해리포터 얘기가 나올지라도,
풋풋했을 때의 해리 얘기는 영화에 나오기 힘들다.
물론 해리 포터는 멀티버스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해리 포터를 탄생 시키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해리 포터 세계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세계에 대한 이해, 애정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 목 마른 사람들을 위해,
스핀 오프라는 형식으로 나오곤 했다.
스핀 오프는 원래 작품의 특정 캐릭터, 설정, 이야기 세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게 해리 포터의 세계나 배경을 공유하는 독립적인 스핀 오프 작품.
'신비한 동물 사전' 같은 거 말이다.
마블은 이런 문제들을 멀티버스라는 개념으로 해소하려 한다.
저 쪽 우주에 있던 애가 이쪽으로 온다는 설정으로 배우가 바뀌어 버리는 방식으로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스파이더 맨을 보면,
2017년 스파이더맨 홈 커밍 때 톰 홈랜드가 스파이더 맨으로 나와서,
그냥 또 새로운 스파이더 맨이겠거니 했지.
그 전에 토미 맥과이어, 앤드루 가필드 스파이더 맨은 뭐 그냥 별개로 보고.
스파이더 맨은 일찍이 소니로 판권이 넘어가면서 마블의 세계관 밖에 있었던지라,
스토리가 제대로 관리가 안되었거든,
그래도 마블 세계관 관점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러다 2021년 노 웨이 홈에서 멀티버스 개념을 가져와서 기 막히게 다 연결을 해버리더군.
그러니까 과거에 있던 스파이더 맨은 그냥 무시해야 할 작품들이 아니라,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는 서사를 보여주며 과거 팬들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해줬다.
여하튼 멀티버스라는 개념을 팬이나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제작사에서 선택할 옵션들이 많아진 느낌이다.
예를 들어,
어떤 배우가 몸 값이 너무 오르거나 배역을 이어가기를 포기하는 경우,
이전에는 그냥 흐지부지 배역을 별다른 설명 없이 바뀌어 버렸지.
영화 밖에서야 배우 사정으로 못해서 어쩌고 하면서 설명했지만,
영화 안에서는 그냥 갑작스럽게 사람이 바뀌었거든.
하지만,
지금은 멀티버스 가져와서 배우가 바뀐 것을 영화 속에서 어떻게든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이어갈 수 있는 수단이 생겼다.
시청률 반토막 멀티버스
물론 히어로물이나 SF 같은 장르에서만 가능 하겠지만.
단순히 확 바뀌는 것보다는 멀티버스로 과거 배우들을 자연스럽게 끌고 와 우종의 미를 거두게 하고,
다음 세대로 대관을 이양하는 모양새가 기존 팬, 새로운 팬 모두 만족할 수 있으리.
또 다른 관점은,
멀티버스는 기존 캐릭터와 프랜차이즈로 대 삽질한 영화, 흑역사가 된 영화를 정리하기도 좋다.
좀 그럴싸하게 '자! 새로 시작이다' 리부트 하는 서사가 그나마 자연스럽다.
플래시가 그렇긴 해.
배우 에즈라 밀러 새로운 DC 세계를 열 중요한 키 맨인데,
근데 이 또라이가 개봉 전에 또라이 짓을 시전하기 시작한다.
개봉 전에 왜 또.
DC 전설의 명작 다크나이트의 전설의 악역 조커를 연기한 히스 레저가 개봉 전에 자살했었지.
도대체 왜.
그는 사후에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탔었다.
DC에 이런 트라우마가 있을 텐데 에즈라가 슬금슬금 이상한 짓거리를 하기 시작한다.
# 에즈라 밀러 이 또라이야!
2022년,
플래시 주연인 에즈라 밀러가 인간으로 미친놈 마냥 사고를 치고 다녀서,
개봉이 미루지냐 안 하냐 뭐 난리도 아니었다.
갑자기 줄줄이 사건들이 터져 나온다.
"버몬트주의 한 주택에 몰래 침입해 빈집에 있던 술을 마셔, 강도 혐의"
"미국 하와이에서 폭행으로 체포된 후 또다시 대형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밀러는 의자를 던져 26세 여성이 이마를 맞아 약 1.3cm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아이슬란드의 한 술집에서 한 여성을 질식시키고 베를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다른 여성을 괴롭힌 혐의"
"버몬트 주 농장 감금 혐의, 해당 장소가 대마초 농장이며, 아이들 앞에서 빈번하게 마리화나를 피웠고 거실에 총기들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위험한 환경이라는 제보가 접수"
"미성년자와 여성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그루밍(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길들이기 행위) 범죄와 폭행"
특히 마지막은 완전 미친놈이다를 떠나서 그냥 범죄자다.
밀러가 이번에는 ‘토카타‘라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그루밍 및 마약을 제공했다고 부모로부터 고소당했다. 현재 18살인 토카타의 부모는 “2016년 당시 23살이던 밀러가 밀러의 팬이었던 12살 딸을 그루밍하고 14살부터 부모로부터 떨어져 살게 만들었다. 딸을 밀러로부터 구하려고 했지만 딸은 말을 듣지 않고 마치 세뇌된 상태였다. 밀러는 미성년자인 딸에게 마리화나, LSD 등의 마약과 술을 공급했다. 또 딸에게 ‘네 몸은 네 것이다’라며 부모로부터 멀어지도록 그루밍 했다”라고 말했다. ”에즈라 밀러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마음대로 하기 위해 폭력, 협박, 위협, 망상 주입 등의 방식을 사용한다.”
뭐 이 충격적인 혐의에 대해선 2022년 7월 12일 무혐의로 판결이 났다.
그 외에도 이렇게 저렇게 합의되고 마무리는 되었다.
정신과 치료받기로 했다나.
이런 논란이 계속 되는 것 자체가 영화사 입장에서 상당히 리스크일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이 되긴 했다.
사실 이런 리스크를 각오하면서 개봉할 정도인가 싶긴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혐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어도 개봉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
작품 자체도 좋긴 했는데,
플래시가 플래시 영화 한 편으로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멀티버스의 영화 산업적인 기능들을 구현해 놨다.
그동안 삽질했던 DC 영화들이 플래시 멀티버스를 통해서 서사적으로 다 정리하고,
플래시는 그동안 엉망진창 정신없던 DC 영화들의 수렴점인 동시에,
앞으로 만들어질 DC 유니버스를 뻗어나갈 발산점이라는 것을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쿠키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멀티버스 설정은 DC가 마블보다 영화 산업적인 관점에서 훨씬 유용하다.
마블은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면 현재 부터 분화하는 멀티버스라면,
DC는 과거, 현재, 미래가 서로 연결이 되어 미래를 건들면 과거도 바뀌는 그런 형식이라,
갑자기 모든 것을 뒤 엎어도 스토리 설정상 말이 되게 만들었다.
흑역사를 다 엎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멀티버스 설정이다.
그리고 에즈라 밀러.
연기 좋았었다.
나중에 심각해 보이는 혐의들은 와전되었거나 무고였던 게 밝혀지기도 했지만.
워낙 사고를 많이 쳐서 이쉐이 그렇게 영화 잘 찍었지만,
연기나 캐릭터에 대한 평가는 다들 언급하지 않는 것 같다.
여하튼 영화는 당연히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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