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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심천 역전 세계의 시작
    일반 정보 2024. 1. 21. 05:14
     

    # 홍콩에 대한 추억

    홍콩 친척이 있었다.

    홍콩이 반환되기 전부터 살다가 반환되면서 나오셨다.

    반환 전,

    홍콩이 홍콩 영화 속의 그 홍콩이었던 시절 몇 번 놀러 갔었다.

     

    지금이야 한국도 이제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 같은데 남들은 선진국이라고 하니-

    당시 홍콩 영화 전성기까지 합쳐져 동서양이 합쳐진 기묘한 선진국 느낌이었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 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당시 건널목 신호등을 모두 잘 지키고,

    어디 가나 줄을 잘 서 있는 모습이 기억난다.

    당시 내가 어렸었는지 몰라도 차 없으면 그냥 무단횡단하는 게 일상이었고,

    한 줄 서기 개념이 희박했고,

    새치기 때문에 어른들이 싸우는 모습이 기억났었다.

    그런데 홍콩에 갔을 때는 간판이나 거리가 어지러웠지만,

    사람들 사이의 공공질서가 명확한 인상이었던 거 같다.

    친척 분은 결국 반환되기 전에 나오셨다.

    나중에 들어보니 홍콩 부자들뿐 아니라 교민들도 반환 후가 두려워 이주를 고민을 많이 했다 한다.

    85년 홍콩 반환 협상이 마무리되고,

    97년 반환을 기다리는 사이 큰일이 벌어졌었다.

    천안문 사태.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한복판에서 민주화 운동가와 학생들이...

    이걸 보고 당시 우리보다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누리던 홍콩 사람들의 충격은 어땠을까 싶다.

    # 출장길

    홍콩은 그 후 관광 목적으로 더 갔었지만,

    친척도 없었고 홍콩 사회상의 변화를 접할 일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했었다.

    그러다 사회 초년생 때,

    중국 심천에 출장 갈 일 있었다.

    지금은 세계적인 회사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막 커지고 있는 중국 회사를 방문했었다.

    이런저런 회의, 견학 등 일정을 소화하고 식사도 하고 그랬었다.

    일정 내내 우리를 도와준 여성 안경똑똑 엔지니어가 있었는데,

    영어도 굉장히 유창했지만 회사 내에 에이스 취급받는 듯했다.

    우리는 일정이 끝나고 홍콩 쪽으로 돌아가는 데,

    안경똑똑 엔지니어도 같은 방향으로 가길래 홍콩 쪽으로 출장 가냐고 물었더니,

    '영어로 솰라솰라솰라'

    해석하면 '저, 홍콩 살아요, 홍콩에서 출퇴근해요'라고 한다.

    와, 홍콩에서 심천까지 출퇴근한다고?

    홍콩에 도착해서 헤어진 후,

    같이 있던 업체 한국인 영업부장이 말하길.

    안경똑똑 엔지니어는 사원/대리급인데 홍콩 출신이라 심천에 같은 팀 부장보다도 월급이 훨씬 많다.

    홍콩 출신이라 월급 체제가 다르다고 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은 지금 인도, 베트남처럼 싼 임금으로 이용하는 곳이었거든.

    우리끼리 농담으로,

    그 팀은 회식할 때 신입사원 안경똑똑 씨가 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했었다.

    그만큼,

    당시에는 홍콩 인력은 영어 능숙한 우수한 인재,

    특별 대우하는 인재 취급했다.

    안경똑똑 그 와중에 홍콩 영화 조조연급 외모까지.

    아련...

    ...한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얼마 전 심천과 홍콩 역전 세계 기사를 보니 옛 홍콩 기억들이 떠올랐다.

    # 역전 세계

     

    선전은 홍콩의 배후도시로 개발됐다. 그러나 부동산 관점에서만 본다면 이젠 홍콩이 선전의 배후도시가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첫 직장 신입사원 때,

    중국 쪽 비즈니스를 맡아서 출장 갈 일이 많았다.

    특히,

    심천(선전) 발전 초장기라 꽤나 빈번하게 갔었다.

    심천 자주 가는 녀석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퇴사 후에 전 직장 사람 만나면 매번 나오는 말이,

    '너 요새 심천 가봤냐?'

    '아니요.'

    '네가 알고 있는 심천은 없다. 심천 정말 완전히 별세계다.'

    하기야 나 때도 갈 때마다 건물 올라가서 뭐야 이렇게 빨리 변하나? 싶긴 했었지.

    선전의 주민들이 홍콩의 집값이 더 싸짐에 따라 홍콩을 배후도시로 인식하고 있는 것.

    .

    이는 상전벽해의 변화다. 당초 90년대 초반 마가렛 대처 영국 수상과 중국 덩샤오핑 간의 협상에서 대처 수상은 덩에게 차라리 홍콩을 빨리 가져가라고 요구했었다.

    .

    그러나 덩은 홍콩이 반환되면 본토의 주민들이 대거 몰려가 홍콩의 도시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고 보고 홍콩 주변 본토 도시들을 발전시킨 뒤 홍콩을 접수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이런 굴욕까지.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선전의 한 부동산 개발업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선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집값이 더 저렴한 홍콩에서 출퇴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상 이렇게 변하는구나.

    그 홍콩이...

    시위를 하는 홍콩 젊은이들의 그 마음도 이해가 간다.

    정치적인 요인 외에도 경제적인 요인으로 점점 막다른 골목일 것이다.

    과거에 민주주의 위협을 받았어도 중국 본토에서는 홍콩 인력을 우수한 인재로 여기며 대접해 줬는데,

    점점 메리트가 없어지는 상황이다.

    일국양제 원칙이 깨지는 것도 문제고,

    심천과 홍콩의 역전에서 보듯,

    홍콩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까지.

    아, 홍콩이여.

    그 시절 홍콩을 다시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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